상형청자는 동물·식물·인물 등 형태를 본떠 만든 청자다. 특유의 맑고 푸른 유약이 더해져 높은 예술적 경지를 이루었다.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기물인 동시에 예술품. ‘청자 죽순 모양 주자’는 물을 넣고 따르는 주자에 죽순 요소를 결합했다. 주자의 통통한 기형이 죽순과 잘 어울린다. 손잡이와 주구는 대나무 모양으로 만들었다. 뾰족하게 솟은 뚜껑은 싹이 나오는 생명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고려 시대 이규보가 <동국이상국집>에서 죽순의 왕성한 생명력을 시로 읊었고, 이곡은 <가정집>에서 죽순을 푸른 옥 묶음에 비유하면서 최고 보배라 칭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형청자에는 고려 사람이 가까이서 보고 느끼던 자연을 향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유물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이 2025년 3월 3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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