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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라길 미식 산책

서울 종로구 종묘,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 서순라길에서 미와 맛을 추구하는 맛집을 찾았다.

UpdatedOn August 22, 2024

TRAVEL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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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종묘 서쪽, 서순라길이 눈길을 끈다. 서순라길이란 이름은 조선 시대 종묘를 순찰하던 순라청 서쪽 길이라는 뜻인데, 돌담길이 길게 뻗어 예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최근 이곳에 전통문화를 접목해 특이한 콘셉트를 내세운 카페와 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전통 음식을 내는 가게, 퓨전 한식과 와인을 판매하는 주점 등이 미식가의 걸음을 이끈다. 퓨전 한식을 맛본 후 인근 종묘나 창경궁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해도 좋겠다.

카페사사

메뉴 사사 한상차림 9300원 과편 86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서순라길 147
인스타그램 @sasa_seoul

카페사사_서순라길 끝자락, 돌담을 앞에 둔 2층 한옥이 대문을 연다. 손정운 대표는 돌담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근처 풍경이 숲 같다고 느꼈다. 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라는 의미를 담아 카페 이름을 ‘사사’라고 지은 이유다. 메뉴는 한옥, 돌담 등 이곳을 구성하는 요소만큼 예스럽다. 소반에 식혜 혹은 수정과와 구운 가래떡을 곁들여 내는 사사 한상차림만 보아도 그렇다. 전통 주병에 담긴 보리 식혜를 잔에 따라 조금씩 맛본다. 은은한 보리 향을 느낀 후에는 구운 현미 가래떡을 한 입 베어 문다. 조청과 인절미 가루를 뿌려 달콤함과 고소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인절미와 쑥을 반죽에 첨가한 파운드케이크, 가을에 출시할 밤 파운드와 라테 등 손 대표는 한국 식재료로 디저트를 만들거나 전통 다과를 재해석하는 데에 노력을 쏟는다. 과일 퓌레와 청포묵 가루를 섞어 굳힌 인기 메뉴 과편은 제철 과일을 사용해 때마다 맛이 다르다. “사색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어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거죠.” 식혜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문득 바람이 불고 돌담 근처의 나무가 덩달아 흔들리니, 과연 손 대표의 말처럼 마음이 잔잔해지는 공간이다.

카페사사 대표가 추천하는 종로 맛집
창덕궁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천하보쌈’이 있어요. 이곳 보쌈 정식을 자주 먹으러 가곤 해요. 특히 김치가 정말 맛있답니다.


노우즈 창덕

메뉴 점심한상 1만 8500원 누룽지 라떼 58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88-1

인스타그램 @knowsproject

노우즈 창덕_햇살이 따갑지 않은 날, 볕 잘 드는 통창 가까이 앉아 콜드브루 커피를 마신다. 귓가에는 1970년대와 1980년대를 풍미했던 옛 가요가 감미로이 맴돈다. 점심쯤 ‘노우즈 창덕’을 방문한다면 맞이할 광경이다. 메뉴판을 펼쳐 연어 오픈 샌드위치와 수프가 나오는 점심한상을 주문한다. 매장에서 갓 구운 막대 모양 페이스트리에 과카몰레 소스와 연어, 딜, 캐비아 등을 얹는다. 샌드위치 옆에는 스크램블드에그와 알감자구이, 된장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를 두어 든든한 브런치 한 상을 완성한다. 버터 향이 풍부한 오픈 샌드위치는 노우즈 창덕이 제공하는 흑단, 목련, 오얏꽃 등 콜드브루 커피와의 페어링을 고려해 개발한 메뉴다. “창덕점은 ‘빚다’를 키워드로 한국의 미와 여유로움을 표현하려 했어요. 주문 제작한 호리병과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는 소리잔 등 커피를 담는 식기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유영민 대표는 창덕점을 포함해 종각, 여의도, 경기도 고양 등에서도 ‘노우즈’를 운영하고 있다. 유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지역과 가게가 잘 어우러지는 것. 음식뿐 아니라 문화, 과거와 현재까지 하나로 융합하는 가게에는 오늘도 국적 불문, 다양한 손님이 오간다.

노우즈 창덕 대표가 추천하는 종로 맛집
어둑한 저녁에 서순라길을 찾으시나요?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하는 ‘서울집시’에 들러 시원한 맥주로 쌓인 피로를 단번에 날려 보세요.


이다

메뉴 물세비체 2만 4000원 트러플 감자 뇨끼 2만 80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서순라길 153

인스타그램 @ida_seoul

이다_바람이 솔솔 부는 야외에서 ‘돌담 뷰’를 마주한 채 식사와 와인을 즐긴다. 흥을 돋워 줄 메뉴는 신선한 회와 포도 피클, 핑거 라임에 토마토 워터를 부어 먹는 물세비체. 본래 세비체는 생선 회 등을 해초와 함께 레몬즙에 절여 먹는 페루 전통 음식이다. 정형우 대표는 이를 한국의 물회와 결합했다. 단정하게 플레이팅한 줄무늬전갱이 회 위에 파프리카와 허브 오일을 첨가한 토마토 워터를 부으니 꼭 물회처럼 보인다. 회 한 점에 포도 피클, 핑거 라임을 얹어 입에 넣자 새콤한 과일 맛이 제일 먼저 미각을 자극한다. 씹을수록 생선회의 담백한 맛과 오일의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포도 피클 덕에 식감도 재미나다. “저희가 계절 식재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재료 본연의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레스토랑 메뉴에 변동이 많지요.” 볏짚 판나코타, 육회 페이스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식과 한국 식재료를 조합하고자 하는 노력은 메뉴판에 고스란히 남았다.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셰프가 이번에는 트러플 감자 뇨끼를 권한다. 콜리플라워, 마늘, 트러플, 감자가 어우러져 내는 깊은 맛. 요리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는 ‘이다’의 진심이 느껴져 고개가 끄덕여진다.

3 / 10

 

이다 대표가 추천하는 종로 맛집
참나무로 지은 한옥 ‘바 참’은 지역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정기적으로 시그너처 칵테일이 바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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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남혜림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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