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오른편 밑, 흰 찔레꽃 주변에 나비 세 마리가 날고 있다. 날개를 접은 호랑나비, 푸른색 바탕의 형형색색 점을 가진 왕오색나비, 갈색 작은 멋쟁이 나비를 섬세한 붓질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접부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조선 시대 도화서 화원 김홍도의 1782년 작품이다. 곳곳에는 그림을 본 감상이 적혔다. 왕오색나비 옆 시구는 “장자 꿈속 나비가 어찌하여 부채 위에 떠올랐느냐”로, 중국 고대 철학가인 장자의 나비 꿈 고사를 언급했다. 자신이 꾼 나비 꿈이 너무도 생생해,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그 고사다. 표암 강세황은 부채 왼편에 “나비의 가루가 손에 묻을 듯”하다는 감탄을 남겼다. 그만큼 그림이 사실적이라는 이야기다. 이 빼어난 작품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7월 28일까지 진행하는 <옛 그림 속 꽃과 나비>전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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