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치즈덕, 어떻게 탄생한 캐릭터인지 궁금해요.
A.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리기 시작한 치즈덕을 보고, 도리어 위로를 받았다는 분이 많아 기쁘고 반가운 마음입니다. 사실 저는 예민한 데다가 완벽에 대한 집착이 있는 편이라 늘 잘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 치즈덕을 그리면서 달라진 걸 느껴요. 치즈덕은 조금 엉뚱하지만 언제나 적극적인 친구라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캐릭터잖아요. 요즘 제 모습이 딱 그래요. 한때는 ’내가 저걸 한다고? 막상 해 봐도 안 되면 어떡해?’라고 지레 겁먹었다면, 이제는 치즈덕처럼 ’해 보고 판단해야지, 어떻게 처음부터 완벽하겠어!’라고 생각하곤 해요.
Q. 모바일로 만나던 치즈덕 이야기가 단행본 <치즈덕이라서 좋아!>로 출간됐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소개해 주세요.
A. 치즈덕을 그리는 동안 느낀 감정과 삶의 변화를 풀어낸 에세이예요. 한때는 저 자신을, 그림과 캐릭터를 사랑할 줄 몰랐거든요. 그 시절 치즈덕 캐릭터는 다소 막연하게 표현됐는데, 제 삶의 태도가 바뀐 후부터는 훨씬 깊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치즈덕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변하고 나서 시작된 진짜 치즈덕의 이야기인 셈이죠. 하나 더 귀띔하자면, 또 다른 폐기 치즈(덕)들은 오랫동안 꾸준히 치즈덕을 지지해 주신 여러분이라 생각하고 그렸다는 사실! 저보다 앞서 치즈덕의 매력을 알아차리고 사랑한 팬분께 고마움을 담아 바치는 캐릭터랍니다.
Q. 전 세계에서 이모티콘 치즈덕이 사랑받고 있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A. 처음엔 치즈덕이 지금 같은 관심을 얻지 못했어요. 모두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 봤지만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결국 블로그에 포기를 선언했는데, 한 팬이 “작가님, 저는 맨 처음 이모티콘이 가장 치즈덕다워서 좋아요”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이후 모두에게 사랑받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단 한 사람에게라도 확실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모티콘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점차 판매량이 오르더니, 다섯 번째 이모티콘으로 1위를 달성했어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치즈덕의 진짜 모습을 표현해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Q. <KTX매거진> 독자님께 남기고 싶은 치즈덕의 메시지를 전해 주세요!
A. 제게도 위로가 된 말을 전해 드릴게요. “네가 여전히 나쁘게만 보인다면 네가 가진 걸 아직 잘 모를 뿐이야!” 그리고 이 문장을 떠올리며 저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 보려고 해요. “나를 알아가는 건 여행에서 새로운 장소에 가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 가 보기 전까지는 별로일 거라 믿다가도, 직접 가 보면 엄청 좋을 때가 있잖아!” 여러분의 여정이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기를 바랍니다.
<치즈덕이라서 좋아!> 이모티콘과 애니메이션 등으로 널리 사랑받아 온 캐릭터 치즈덕의 탄생 배경을 다룬 에세이툰. 공장에서 폐기될 뻔한 순간을 거쳐 지금의 치즈덕으로 성장한 과정을 보여 준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벌레 친구 퀴퀴,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햄스터 폴, 또 다른 치즈덕 친구들과 교감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나봄 지음 필름 펴냄
나봄 진솔한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낸 치즈덕 캐릭터의 작가로, 2018년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데뷔하여 7년째 인기 이모티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cheeseduck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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