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녹원
경희대학교 인근에는 특별한 찻집이 있다. ‘녹원’은 1985년 문을 연 후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사랑받는 전통찻집이었으나 2016년 폐업을 맞는다. 사라진 녹원을 그리워하던 학생들은 이곳을 되살리고자 마음을 모은다. 2018년 여름, 같은 자리에 같은 이름으로 탄생한 찻집이 지금의 녹원이다. 운영은 팽주 열 명이 맡고 있다. 팽주는 차를 우려 대접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모두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들이다. 팽주들이 자랑하는 시그너처 메뉴는 시간차(茶). 이름처럼 시간대별로 마시기 좋은 차를 고민해 제작한 블렌딩 티로 ‘오후 12시’ ‘오후 3시’ ‘저녁 6시’ 총 세 종류다. 쌀쌀한 겨울에는 저녁 6시가 제격이다. 향긋한 국화, 홍차와 비슷한 무카페인 잎차 허니부시와 말린 사과가 어우러져 은은한 단맛이 난다. 시간차의 단짝 수제 양갱도 빠질 수 없다. 우유와 한천 가루, 앙금을 조합해 만드는 양갱은 흑임자 크림치즈, 대추, 초콜릿 등 맛이 무려 아홉 가지라 취향에 맞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이번 겨울에 출시한 국화 우유처럼 녹원은 계절에 어울리는 새 메뉴를 가지고 등장하기도 하니, 계절이 바뀔 때를 놓치지 말자.
가격 시간차(오후 12시, 오후 3시, 저녁 6시) 4800원 녹원 양갱 2000원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로 14 지하 1층
문의 @cafeknockone
TRAVEL TIP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 근처는 진한 약재 향으로 가득하다. 전국의 한약재가 모이는 서울약령시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의지할 데 없는 환자를 치료하거나 떠도는 여행객을 받아 준 조선 시대 구휼 기관 ‘보제원’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성북구에서 전통차를 마셨다면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에서 가벼운 산행을 즐기며 고즈넉한 정취를 만끽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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