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지역의 사회, 문화, 자연 속에서 출현한다. 별개 존재가 아닌, 지역의 맥락에서 탄생해 그 일원이 되어 가는 유기적 존재인 것이다.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시스 케레는 지역과 융화하는 건축을 선보여 왔다.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면서 그에 녹아드는 과정에 방점을 찍은 작업 중 아프리카 케냐 ‘스타트업 라이언스 캠퍼스’가 있다. 2021년 투르카나 호수 옆 황무지에 지은 이 건물은 인근 청년들에게 정보통신 기술(ICT)을 무료로 교육하는 시설이다. 아프리카 흰개미 군락지를 본떠 공기가 자연 순환하는 환기탑 세 개를 세웠으며, 건물엔 강의실과 세미나실, 호수를 조망하는 옥상 테라스까지 착실하게 채워 넣었다. 현재 스타트업 라이언스 캠퍼스에서는 먹고살기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청년에게 고도의 기술을 가르쳐 준다. 학생들이 들고 나는 캠퍼스가 마치 황무지에서 솟아오른 흰개미들의 따듯한 보금자리 같다. → www.startuplions.org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