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inuous Life and Death at the Now of Eternity II’
팀랩(teamLab)
옛일로 절망하는 이에게 스승이 말했다. “괴로운 마음을 내놓아 보거라. 없애 주겠다.” “마음이라는 게 어떻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이제 너의 괴로운 마음이 없어졌다.” 모든 생명은 과거나 미래를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다. 영원히 지금일 뿐. 어제가 지금인 줄 알고 번민하며 내일이 지금인 줄 알아 근심하지만 마음 한번 돌이키면 번민도 근심도 무상하게 흩어져 사라진다. 여기, 나뭇가지에서 꽃들이 피어난다. 함께 만개하고는 소나기인 양 우수수 잎을 떨어뜨린다. 바람이 부는 걸까. 잎들이 춤을 추듯 어울려 허공을 부유한다. 예술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로 구성된 국제 예술 그룹 팀랩(teamLab)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날짜와 계절의 흐름을 생성해 꽃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작품 이름처럼, 영원한 지금 속에서 순환하는 삶과 죽음이 꽃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만개한 꽃의 삶도, 떨어지는 잎의 죽음도 저토록 아름답다. 일어났다가 사라질지언정 모두 영원한 지금일 뿐이니.
* 페이스갤러리 서울 <Massless Suns>전, 12월 24일까지. 문의 02-790-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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