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바른 인사는? 1번, 안녕하세요. 2번, 포스가 함께하길. 답은 2번이다. 다음 중 상대를 쓰러뜨린 악당이 내뱉는 말은? 1번, 내가 이겼다. 2번, 내가 네 아빠다. 답은 역시 2번이다. 너무 쉬워 허탈해진 대부분을 제외한 몇몇 분은 도대체 왜 1번이 틀렸다는 건지 고민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1번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스타워즈> 입문서. 준비됐나요? 그럼 포스가 함께하길.
1977년 5월 25일 수요일, 미국에서 영화 <스타워즈>가 개봉했다. 각본을 쓰고 연출한 감독 조지 루카스가 당시엔 무명에 가까운 데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아리송한 제목,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헬멧이 8할을 차지하는 괴상한 포스터 등등으로 인해 흥행을 예상한 사람은 극히 적었다. 완성작을 상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싹하도록 썰렁한 시사회 분위기는 감독은 물론 제작사의 간담을 얼어붙게 했다.
예상한 대로 개봉하자마자 곡소리가 쏟아졌다. 감독이나 제작사가 아니라 무서운 기세로 밀려드는 관객 때문에 객석이 터질까 벌벌 떠는 영화관이 낸 곡소리다. 직장인은 휴가 내고 영화를 보러 달음질쳤고, 부모들은 어린아이가 잠들 것을 대비해 잠옷을 입히고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제작비 1100만 달러를 쓴 <스타워즈>는 미국에서만 무려 3억 700만 달러 수익을 달성했다. 한화로 3770억 원이며, 이를 오늘날 물가로 환산하면 족히 수조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가공할 흥행은 그에 못지않은 파급을 일으킨다. ‘새로운 희망’이라는 부제로도 불리는 1977년 개봉작을 포함해 오리지널 시리즈(1977년~1983년 개봉)는 총 세 편이다. 이를 기준으로 이전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1999년~2005년 개봉), 이후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퀄(2015~2019년 개봉) 각 3부작 등 <스타워즈> 영화 아홉 편은 전 세계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책 <스타워즈로 본 세상>에 따르면, 2016년까지 세계에서 벌어들인 프랜차이즈 총수입 302억 달러(약 37조 원) 가운데 서적 판매가 20억 달러(약 2조 4600억 원), 장난감 판매가 120억 달러(약 14조 7540억 원)다. 7편이 개봉한 2015년 어느 날,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저는 <스타워즈>를 보기 위해 가야 합니다”라는 말로 서두르는 척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전 세계 팬의 마음을 대변하는 위트였다.
우주적 인기의 핵심 비결은 우주
<스타워즈>의 서사 전개는 단순하다. 정의로운 반란군이 사악한 제국군과 사투를 벌인다. 루크 스카이워커, 레아 오르가나, 한 솔로가 반란군이고 다스 베이더(영화사 최고 명대사 “내가 네 아빠다”의 주인공)는 제국군 사령관이다. 사람들은 알았다. 복선을 생략한 단조로운 스토리의 끝에 반란군의 승리가 있다는 것을. 프리퀄 3부작과 시퀄 3부작도 마찬가지다. 프리퀄의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타락해 악당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시퀄의 레이가 시련을 딛고 성장해 악을 무찌르는 과정을 에두르기보다 일직선으로 그린다. 선과 악의 대결, 선의 타락, 선을 향한 전진 플롯의 전형을 따르는 것이다. 물론, 선한 세력이 기필코 승리하는 이야기 자체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건국신화에 비견될 정도로 추앙받는다. 아무리 그렇대도 짜릿한 긴장 대신에 느슨한 이완이 어울릴 법한 클리셰를 품은 영화가, 대관절 어떤 이유로 ‘우주’적인 인기를 끄는 걸까.
맞다. 배경이 ‘우주’였다. 그때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으로 흥분이 가시지 않았으며,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서 이른바 우주 전쟁이 치열한 시절이다. 별들의 전쟁 <스타워즈>는 지금 봐도 정말 근사한 외관을 지니고 은하계를 항해하는 광속 우주선, 태양이 2개인 타투인 행성을 비롯한 은하계 곳곳의 ‘신박한’ 풍경을 극한의 상상력을 발휘해 구현했다. “옛날 아주 먼 은하계에서…”라고 시작하는 오프닝 자막은 또 어떤가. 미래도 현재도 아니고 과거에 이미 이토록 경이로운 장면들이 우주에서 펼쳐졌다는 착시 현상으로 인해 대중은 더욱 열광했다. 초능력과 동양의 기(氣) 개념을 버무린 에너지 ‘포스’, 플라스마가 튀어나오는 광선 검 ‘라이트세이버’,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수도사 ‘제다이’의 신비스러운 설정을 곁들인 <스타워즈>는 경탄 터지는 ‘볼거리 맛집’이었다.
<스타워즈>여, 영원하라
5월은 <스타워즈> 팬에게 축제의 달이다. 첫 영화가 5월 23일에 개봉한 것과 더불어 5월 4일이 스타워즈 데이인 덕분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인사말처럼 쓰는 멘트 “포스가 함께하길”은 원어로 “May the force be with you(메이 더 포스 비 위드 유)”. ‘~하길 빈다’라는 뜻의 ‘may’는 5월도 뜻한다. 여기에 포스인 ‘force’를 발음이 유사한 4일 ‘fourth’로 변용해 5월 4일을 스타워즈 데이로 정했다. 누가? 어떻게? 팬들이 자발적으로. 매해 그날 팬들은 스타워즈 복장을 하고 이벤트를 열어 지난 1년간 고이 숙성한 열정을 분출한다. 스타워즈 데이 행사장을 활보하는 루크 스카이워커나 다스 베이더에게는 꼭 “포스가 함께하길”이라고 인사하자. “안녕하세요” 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면서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를지 모르니. 팬덤이 우주만큼이나 거대한 <스타워즈>는 OTT 서비스 ‘디즈니+’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중이다. 영화 속 캐릭터를 가져와 <만달로리안> <북 오브 보바 펫> 같은 완성도 높은 시리즈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스타워즈>의 끝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우주의 끝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듯. 이상 <스타워즈> 입문서였다. 이 글에 마음이 동해 별들의 전쟁 속으로 들어간 예비 덕후들은 무엇을 상상했든 그를 훌쩍 뛰어넘는 세계와 만날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덕후로 발돋움하는 시간을 파격적으로 단축해 줄 기초 상식(일부 스포일러 포함) 편이다. 준비됐나요? 그럼 포스가 함께하길.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프리퀄 3부작
오리지널 3부작보다 늦게 개봉했으나 앞선 시기를 다룬다. 영화 캐릭터계의 대장 중에서도 대장, 대중문화사에 항구히 박제될 악역 다스 베이더의 탄생 스토리를 묘사했다. 천진난만한 꼬마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포스의 균형을 이룰 제다이로 사랑과 관심을 받지만 결국 파멸의 길에 들어서 다스 베이더가 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창조한 조지 루카스가 다시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오리지널 3부작
예산 부족으로 허덕이던 조지 루카스가 제작을 포기했다면?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콸콸. 시리즈의 시원이자 3부작 가운데 가장 큰 찬사가 쏟아지는 오리지널 3부작은 “내가 네 아빠다” 대사를 작렬한 다스 베이더의 아들 루크 스카이워커가 주인공이다. 스승 오비완 케노비와 요다에게 포스를 배워 우주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제다이로 거듭난 루크는 반란군과 함께 제국군을 무찌른다.
시퀄 3부작
명작이냐 평작이냐 논란이 많아도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의 장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낸다. 제국군을 무찌른 뒤 사라진 루크 스카이워커가 마침내 얼굴을 드러내는 신은 몇 번 봐도 질리지 않는 명장면이다. 시퀄의 주인공 레이는 루크를 스승으로 모시고 포스를 연마한다. 그러곤 악을 이끄는 황제에게 맞서는데, 실은 그 황제가 레이의…. 스포일러이니까 여기까지.
+ 스핀오프와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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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18년 영화
<로그 원> <한 솔로>행성을 파괴하는 무기 데스 스타의 설계도가 반란군에 전해진 과정과 루크의 친구 한 솔로의 과거를 각각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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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년 드라마
<만달로리안>내전으로 제국이 몰락한 시대,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외계 종족 그로구를 구하려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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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년 드라마
<북 오브 보바 펫>영화에서 괴물에게 잡아먹힌 현상금 사냥꾼 보바 펫이 기적적으로 살아나 혼란스러운 행성을 장악해 나가는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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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화
<클론 전쟁>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제자 아소카 타노, 최강의 제다이 요다가 프리퀄에서 벌어진 클론 전쟁의 서막으로 뛰어든다.
++ 그 밖의 시리즈
<배드 배치> <레고 스타워즈>
<클론 전쟁>에 등장한 특수부대 클론 포스 99의 활약을 담은 애니메이션 <배드 배치>와 영화 주인공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레고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훌륭하다.
<스타워즈> 인물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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