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둘러싸여 책을 읽고 아침을 맞는 하루. 애서가들이 꿈꾸는 공간이 생겼다. 서울 북한산 자락에 문을 연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다.



과거 민주화 운동의 성지이자 지식인들의 토론장이었던 곳, 1966년에 문을 연 크리스찬 아카데미가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4월에 선보인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는 초소책방으로 친숙한 문화 플랫폼 더숲이 새롭게 소개한 체류형 북스테이다. 60년 전에 지은 건물 골조를 살리면서 인테리어는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 약 2만 제곱미터 부지에 북한산 능선을 따라 일곱 채의 건물이 자리한다. 과거 담론의 장이었던 ‘대화의 집’은 세미나와 예식 등이 열리는 다목적 공간으로, ‘내일을 위한 집’은 교육 및 워크숍 공간으로 운영한다. 강원용 목사 사택이었던 ‘여해의 집’은 연수자들의 숙박 시설로 바뀌었다.
숲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하얀색 본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실내는 따뜻한 나무 소재로 마감해 아늑한 느낌을 주고, 건물 곳곳의 커다란 통창으로 북한산의 사계절이 한 폭의 그림처럼 들어온다. 3층 객실 복도에는 숲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서가 공간 ‘사이서가’가 자리하고, 맞은편 ‘사이마루’에서는 명상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객실 32개에는 텔레비전을 두지 않은 대신 연필과 종이를 비치해, 디지털 기기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책에 몰두하고 사색에 잠기기 좋다.
더숲 아카데미하우스에서의 하루는 이른 아침 숲길을 산책하며 시작된다. 사이마루에서 요가와 명상을 한 뒤 4층 라운지에서 북한산 능선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1층 ‘더숲 다이닝’이나 베이커리 카페에서 조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해 질 무렵에는 루프톱에서 서울 전경을 한눈에 담아도 좋다. 6월 15일까지 열리는 개관전 <숲을 거닐다>도 놓칠 수 없다. 국내 자연 미술 작가 23명의 설치·조각 작품이 북한산과 어우러져 숲 전체를 하나의 전시장으로 만든다. 도심 속 숲에 머무르며 문학적 감수성을 깨우고 싶다면 더숲 아카데미하우스가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강북구 4.19로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