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문장이 향이 되는 순간, 솔테라이브러리

2026년 06월 01일

  • EDITOR 신송희
  • PHOTOGRAPHER 봉재석

서울 북촌에 향과 문학이 만난 공간이 들어섰다. 작가의 친필 문장을 따라 향을 천천히 감각한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북촌 계동에서 한옥 지붕을 얹은 연회색 벽돌 건물이 시선을 붙든다. 향과 문학을 결합한 브랜드, 솔테라이브러리(Salté Library). 소금도서관의 주춘섭 대표와 이야기장수 출판사의 이연실 대표가 손잡고 지난 4월 17일에 문을 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온통 새하얀 공간이 펼쳐진다. 투명 아크릴판 수십 장을 층층이 쌓아 올린 기둥형 구조물 사이로 유일하게 검은 필체의 문장만이 선명하게 빛난다. 마치 신비로운 문학의 숲 한가운데 들어선 듯하다. 이어지는 통로 한편에는 김애란, 이제니, 이랑 등 한국 작가 28명의 책과 친필 원고가 놓여 있다. 작가들이 향수를 맡고 떠오른 심상을 적은 글로, 저마다 다른 필체에서 개성이 묻어난다. ‘오후 2시의 책방’ ‘사랑의 첫 페이지’ 같은 제목이 곧 향의 이름이다. 오은 시인은 ‘오렌지 팝’에 대해 “어떤 반가움이 이토록 상큼할 수 있을까요. 오렌지를 한입 가득 넣으면 폭죽이 터지기 시작해요”라고 썼다. 통통 튀는 문장에서 오렌지 껍질을 벗길 때 퍼지는 달콤 쌉싸름한 향이 그려진다.
문장을 읽고 향이 궁금해졌다면, 이제 직접 맡아 볼 차례다. 통로 끝에서 글로 먼저 만난 23가지 향수를 시향할 수 있다. 이 중 솔테라이브러리만의 특별한 라인은 ‘작가 에디션’이다. 이슬아, 이옥토, 성해나, 김하나, 황선우 등 작가 다섯 명과 협업해 만든 것으로, 선물 세트에는 작가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한 굿즈를 더했다. 과일 책갈피로 유명한 이옥토 작가는 검은 백조 책갈피를 제작했고, 사인을 할 때 “사랑과 용기를 담아”라는 문구를 써 주는 이슬아 작가는 작품 속 문장을 엮어 미니 북 ‘사랑과 용기에 대하여’를 만들었다. 향에 취한 걸까, 문장에 취한 걸까. 문득 공간 한편의 책을 꺼내 읽고 싶어진다. 문학과 향을 함께 경험하는 솔테라이브러리는 연남과 성수에서도 만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4길 24(솔테라이브러리 북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