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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쉼표, 금산

2026년 08월 01일

  • EDITOR 신송희
  • PHOTOGRAPHER 김은주
  • 제작 지원 금산군청

얼음장 같은 십이폭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청정 지역에서 자란 인삼으로 떨어진 기력을 보충한다. 울창한 원시림에 둘러싸여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잡념이 저절로 사라지고 단잠에 빠져든다. 비단에 수놓은 듯 아름다운 충남 금산에서 자연을 벗 삼아 일상의 활력을 되찾았다.

1. 열두 폭 물길 따라 신선놀음
십이폭포

물살이 잔잔해 아이들도 물놀이하기에 좋다.
십이폭포 중 가장 웅장한 죽포동천폭포. ‘죽포’는 우거진 수목이 맑은 물에 비쳐 수면이 대나무 숲처럼 보인다는 뜻이며, ‘동천’은 신선이 머무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한여름 금산에서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은 십이폭포다. 성치산 성봉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무자치골을 따라 크고 작은 열두 개의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 이곳은 물살이 잔잔해 트레킹 입문자도 즐겨 찾는 명소다. 십이폭포 트레킹은 봉황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며 시작된다. 누군가 다듬어 놓기라도 한 듯 평평한 돌다리를 건너 울창한 숲길을 1킬로미터 남짓 오르면 가장 먼저 제일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장군의 고함처럼 물소리가 우렁찬 장군폭포, 양쪽으로 마주 보고 선 돌기둥 사이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일주문폭포, 층이 진 암반을 따라 물줄기가 미끄러지듯 흐르는 삼단폭포를 만난다. 숲속 깊숙이 들어설수록 가늘던 물소리는 천둥 같은 굉음으로 바뀌고, 마침내 십이폭포 중 가장 웅장한 죽포동천폭포와 마주한다. 높이 약 20미터에서 쏟아지는 장쾌한 물줄기가 암반을 힘차게 내리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폭포 주변 너럭바위에 새겨진 암각문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청뢰(晴雷), 하락(河落), 의하(疑河) 등의 석각은 이곳에서 풍류를 즐긴 옛 문인들이 폭포 소리를 우레에 빗대고 절경을 은하수에 견주며 남긴 흔적이다. 죽포동천폭포를 지나면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소유천폭포와 고래폭포, 명설폭포, 운옥폭포, 거북폭포, 금룡폭포, 산학폭포가 차례로 이어진다. 산길을 걷다 지칠 때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 가자. 크고 작은 바위를 부드럽게 쓰다듬듯 타고 내려온 잔잔한 물살이 발을 간질이고, 숲 사이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온몸의 땀을 식혀 준다. 너럭바위에 몸을 기대어 물소리와 새소리,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주소 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천리 973-30
문의 041-750-2265(금산군청 관광문화체육과)

2. 천혜의 자연이 키워 낸 보약
금산 인삼

좋은 인삼은 표면에 윤기가 나고 맑은 흰색을 띠며 잔뿌리가 많다.
4년근 이상에서만 맺히는 빨간 열매는 7월 중순경 일주일 동안만 매달려 있다 떨어지는데, 인삼의 핵심 성분인 사포닌이 뿌리보다 2~3배 이상 풍부하다.
제원다방의 시그너처인 금산인삼샌드와 금산인삼스무디.
금산원조 김정이삼계탕의 대표 메뉴인 특삼계탕. 인삼을 비롯한 열 가지 약초를 푹 우려내 육수가 깊고 진하다.

금산을 이야기할 때 인삼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길림성과 미국 위스콘신 등 세계 각지에서 인삼을 재배하지만 효능만큼은 한국의 고려인삼이 단연 독보적이다. 그중에서도 금산 인삼은 동양 최고 약학서 <신농본초경>에서 효능을 극찬한 백제삼의 정통성을 잇는 유서 깊은 특산물이다. 큰 일교차와 서늘한 기후,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 등 인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 덕분에 다른 지역의 인삼보다 항산화 작용을 돕는 사포닌 함량이 월등히 높다. 금산 인삼을 활용한 보양식을 맛보고 싶다면 ‘금산원조 김정이삼계탕’을 찾아가자. 1980년대 초 금산에 삼계탕 전문점이 없던 시절에 문을 열었는데, 창업주 김정이 대표의 손맛을 아들 신건찬 대표가 이어 40여 년 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삼계탕집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 삼계탕의 깊은 맛은 정성껏 우린 육수에서 비롯된다. 인삼, 대추, 황기, 천궁, 감초 등 열 가지가 넘는 약재를 닭과 함께 압력솥에서 1시간가량 고아 내 진하고 개운한 맛을 끌어낸다. 푹 익은 닭고기는 젓가락만 대도 쉽게 풀어질 정도로 연하고, 인삼 가루와 땅콩 가루를 섞어 만든 고명은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인삼을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제원다방’을 추천한다. 대표 메뉴는 금산인삼샌드. 고메 버터를 넣고 구운 쿠키 사이에 홍삼청으로 만든 캐러멜과 백삼 가루를 섞은 크림치즈를 채운 디저트다. 버터의 진한 풍미와 크림치즈의 부드러운 산미가 입안을 감싸고, 인삼의 고소하면서 향긋한 맛이 겹겹이 어우러진다. 인삼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금산인삼스무디가 제격이다. 신선한 수삼 한 뿌리를 통째로 갈아 넣어 인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부드러운 목 넘김 뒤로 알싸한 향이 이어져 더위에 지친 몸을 산뜻하게 깨운다.
주소 충남 금산군 금산읍 인삼약초로 33(금산원조 김정이삼계탕), 제원면 금강로 184(제원다방)
문의 041-752-2678(금산원조 김정이삼계탕), 041-752-4899(제원다방)

제44회 금산세계인삼축제
한국을 대표하는 인삼 명산지 금산에서 세계적인 인삼 축제가 열린다. 1981년부터 시작된 금산세계인삼축제는 금산 인삼의 우수성과 지역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축제로,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꾸준히 늘어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인삼 수확철에 열리는 만큼 신선한 인삼을 산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인삼 캐기와 인삼 요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인삼튀김과 인삼어죽 같은 지역 향토 음식도 판매한다. 축제의 중심지인 인삼약초거리에는 인삼 및 약초 관련 유통 공간이 여럿 자리한다. 전국 수삼 유통량의 약 80퍼센트가 거래되는 금산수삼센터부터 다양한 한약재를 취급하는 금산인삼약령시장, 지역 농특산물과 인삼 가공품이 가득한 농협수삼랜드까지 품질 좋은 인삼과 약초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기간 10월 2일~11일
장소 충남 금산세계인삼엑스포 광장 및 인삼약초거리 일원
문의 041-750-2313

3. 수묵화 같은 풍경 속에 서다
태고사

대웅전 앞마당에 서면 북동쪽으로 대전의 주산인 식장산과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이, 남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중심부인 덕유산이 훤히 내다보인다.
108개의 석조 계단을 오르면 낙조대 아래 자리한 태고사에 닿는다.

금산에서 근사한 일출을 보려면 대둔산 제2봉우리인 낙조대 아래 자리한 태고사를 찾아가야 한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절은 일반 사찰과 달리 일주문이 없다. 대신 양옆으로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두 개가 방문객을 맞는다. 그 모양이 문처럼 생겼다 하여 ‘석문’이라 불린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석문을 통과하면 투박한 돌길과 반듯한 나무 덱이 교차하며 이어진다. 마지막 관문인 108개 석조 계단까지 오르면 마침내 태고사 대웅전 앞마당에 닿는다. 경내 평상에 앉는 순간 눈앞으로 광활한 산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동쪽으로 대전의 주산인 식장산과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이, 남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중심부인 덕유산이 훤히 내다보인다. 짙은 안개가 산허리를 감싸면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가 되고, 이내 능선 너머로 해가 떠오르면 하늘은 보랏빛에서 분홍빛, 옅은 주황빛을 지나 노란빛으로 서서히 물든다. 태고사 터의 빼어난 경치를 본 원효대사가 “세세생생 도인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라며 사흘 동안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와 만해 한용운이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명승지를 논하지 말라”라고 한 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태고사에서는 누구나 범종을 타종할 수 있다. 검은 종에 화려한 단청을 입혔는데, 섬세하게 조각한 연꽃과 덩굴무늬, 하늘을 날며 공양물을 받드는 비천상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당목을 천천히 잡아당겼다가 조심스레 내려놓자 둔탁하면서도 엄숙한 울림이 길게 이어진다. 세 번의 타종이 끝나고 마지막 울림마저 잦아들자 마음을 짓누르던 근심이 흩어진 소리 따라 훨훨 날아간 듯하다.
주소 충남 금산군 진산면 청림동로 440
문의 041-752-4735

4. 숲속의 여름 별장
국립금산자연휴양림 & 금산산림문화타운

국립금산자연휴양림의 모든 숙소는 독립된 테라스를 갖춰 일행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의 목재문화체험장에서 나무 목걸이와 책꽂이, 독서대 등 목제품 25종을 내 손으로 만든다.
진악산 아래 자리한 국립금산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원시림에 둘러싸여 고요한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한 쉼을 누리고 싶다면 자연휴양림만 한 곳이 없다. 국립금산자연휴양림은 문을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쾌적한 최신 시설과 친환경 목조 인테리어, 주변 관광지와의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예약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숙소는 독립형 객실인 숲속의 집 13동과 최대 6명까지 머물 수 있는 연립동 23실로 구성된다. 건축자재부터 가구까지 국산 원목을 사용해 습도 조절과 단열 효과가 뛰어난 것이 장점. 한여름에도 쾌적하게 머물 수 있다. 모든 객실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바라보이는 개별 테라스를 설치해 일행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국립금산자연휴양림이 조용한 휴식에 집중하는 공간이라면,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다양한 야외 활동과 체험을 즐기려는 이들을 위한 곳이다. 숙박 시설을 비롯해 금산생태숲, 유아숲체험원, 목재문화체험장, 느티골산림욕장 등 여덟 곳의 산림 복지 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두루두루 즐기다 보면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여름철에 가장 붐비는 곳은 계곡을 따라 놓인 평상이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둘러앉아 식사하고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 자는 풍경이 정겹다. 계곡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나타나는 금산생태숲과 유아숲체험원에서는 숲 해설가와 함께 계절별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며 생태를 배우고,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나무 목걸이와 책꽂이, 독서대 등 실용적인 목제품을 직접 만들어 본다. 가볍게 숲길을 걷고 싶다면 청정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느티골산림욕장이 제격이다. 모든 시설은 무장애나눔길로 연결되어 보행이 불편한 이용객과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도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다.
주소 충남 금산군 남이면 거북바위길 10-163(국립금산자연휴양림), 느티골길 200(금산산림문화타운)
문의 041-754-0102(국립금산자연휴양림), 041-753-5706(금산산림문화타운)

5. 온 가족의 주말 휴양지
하늘물빛정원

장산저수지와 정원이 한눈에 담기는 테라스는 경치가 좋아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계절 내내 푸르른 열대식물을 마주보며 책을 읽는 공간도 있다.
브런치 카페 ‘더밀 브런치’에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곁들인 샐러드와 화덕 피자, 버섯치즈파니니를 차례로 맛본다.

여럿이 떠나는 여행일수록 이동 시간은 짧고, 머무는 시간은 긴 것이 좋다. 대전 시내에서 차로 40~50분이면 닿는 하늘물빛정원은 숙박과 식사, 휴식을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장산저수지를 중심으로 조성한 13만 제곱미터 규모의 복합 힐링 단지에 야외 정원과 실내 열대식물원, 레스토랑, 족욕 카페, 찜질방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두루 갖췄다. 지난해 전면 리뉴얼을 거치며 반려견 동반 객실을 비롯해 실내외 놀이터인 펫 존이 생겼고, 호수를 바라보며 바비큐를 먹는 호수마루 BBQ, 사계절 이용 가능한 실내 수영장이 새롭게 들어섰다. 여기에 독립 캐빈형 가든·레이크 스테이 16개 동까지 문을 열면서 잠시 둘러보고 떠나는 관광지를 넘어 하루 이상 머무는 체류형 여행지로 거듭났다.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실내 열대식물원을 만난다. 높은 층고 아래 바나나와 파초일엽, 아라우카리아, 자마이카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열대식물 150여 종이 빽빽하게 들어서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식물원 끝, 150여 명이 머물 수 있는 널찍한 공간에는 샐러드와 화덕 피자를 파는 브런치 카페, 제철 식재료로 건강한 솥밥을 내는 식당 등이 자리한다. 스파 존에서 실내 수영장과 온수풀, 사우나를 차례로 이용한 뒤 전통 참숯가마에서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좋다. 은은한 아로마 향이 감도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별자리 조명이 비추는 벙커에서 수면 테라피를 하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해 질 무렵에는 호숫가를 따라 난 산책길을 걸으며 노을빛으로 물드는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자. 잘 먹고 잘 쉬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충만하게 채워질 것이다.
주소 충남 금산군 추부면 검한1길 156
문의 1588-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