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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 온 청년들 X 울산 청년몰 키즈와 맘

울산 남구에서 지역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청년 상인을 만났다. 무더위가 가신 가을에도 신정평화시장 청년몰 ‘키즈와 맘’은 상인들의 열정으로 뜨겁다.

UpdatedOn September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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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편하게 놀러 오는 곳

울산 신정평화시장 청년몰 키즈와 맘

한국 최대 공업 도시로 불리는 울산이지만 남구를 생각하면 조금 다른 이미지가 떠오른다. 여름에는 수국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고래를 테마로 축제가 열려 활기찬 기운이 모여드는 풍경. 울산에 처음으로 생긴 청년몰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1985년 상가형 시장으로 문을 연 신정평화시장에 2019년 12월 12일 청년몰 ‘키즈와 맘’이 들어섰다.

키즈와 맘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 활성화 및 청년 창업 지원 목적으로 진행한 청년몰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된 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신정초등학교 바로 앞에 자리해 인근 초등학교 학생과 아파트 단지 주민을 주 고객으로 정했고, 이름처럼 아이와 보호자 모두 편히 머무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입맛을 고려한 식당과 카페, 아동복·여성복 상점 등이 입점하고 수유실·놀이방 같은 편의 시설을 마련한 이유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가맹을 완료해 결제 편의도 제공한다. 이뿐 아니라 키즈와 맘 상인들은 울산을 더 널리 홍보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획한다. 가게 한 곳 한 곳을 넘어 청년몰 전체가 주목받길, 나아가 울산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길 바라며 힘차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다.

+ 청년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통시장 내 유휴 공간을 가꾸어 청년몰을 조성하고, 39세 이하 청년을 선발해 가게를 내어 준다. 창업과 관련한 경영 교육은 물론 제품 개발 및 홍보, 점포 운영 등 사업 전반을 돕는다. 청년몰 사업으로 청년은 기회를, 시장은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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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정평화시장 청년몰 키즈와 맘

더 알차게 이용해 보세요


  • 공용 공간

    상인들은 청년몰의 공용 공간이 넓은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아이를 등교시킨 보호자 또는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모임 장소로 활용한다.

  • 체험 프로그램

    키즈와 맘에서는 희망하는 상인끼리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두 달에 한 번 플리마켓을 연다. 10월에는 12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 공동 판매장

    공용으로 이용 가능한 판매 공간이다. 수제 어묵 가게 ‘수레어묵’의 경우 제조실은 별도로 있고, 이곳에 제품을 진열해 손님에게 선보인다.

  • 놀이방

    2층 입구 쪽에 놀이방을 마련했다. 8세까지만 입장할 수 있고, 시설 내 취식은 금지한다. 한쪽에 책과 아기 의자도 비치했다.


나를 위한 앞치마

#포인어포인

패브릭 제품
인스타그램
@poin_en_poin


퇴사 후 여러 분야를 배우던 박은정 대표가 가장 흥미를 느낀 건 바느질이었다. 취미를 창업으로 확장시키고자 마음먹었을 때, 마침 청년몰 상인 모집 소식을 들었다. ‘포인어포인’에서 그는 손수 제작한 앞치마, 손수건, 파우치 등을 선보인다. 그중 박 대표가 두른 앞치마가 눈에 띈다. “평범한 옷을 입었더라도 그 위에 예쁜 앞치마를 걸치면 특별한 기분이 들어요.” 앞치마를 입고 일하니 단순히 노동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으로 다가온다고. 그에게 앞치마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작업복이다. 앞치마와 파우치 모두 기존 디자인에서 원단, 사이즈 등을 변경해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종종 선물용으로 제품을 구매한다는 손님을 만날 때 설렘과 고마움, 보람에 마음이 일렁인다.

울산 여행객을 위한 기념품도 준비 중이다. 고래, 간절곶의 해 등 울산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을 도안화해 자동으로 자수를 놓는 기계를 한쪽에 마련했다. 패브릭 전문 가게이니만큼 한 번 쓰고 버리지 않도록 튼튼한 원단을 고심해서 고른다. 오래 사용할수록 부드러워지는 광목, 흡수성이 좋은 이중 거즈(요루) 원단을 사용하는 이유다. 샘플로 제작한 손수건엔 늠름한 고래 장식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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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저트의 탄생

#경한송젤리

수제 젤리
인스타그램
@hansong_jelly

떡처럼 쫀득한 식감에 초콜릿 맛이 나는 독특한 젤리는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 키젤(Key Jelly)이다. 경한송 대표는 해외의 개성 넘치는 젤리 제품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었다. 청년몰에 들어와 메뉴 연구에 매진한 끝에 레시피 개발에 성공했고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저트라고 생각해요.” 경 대표가 구축한 ‘키젤 세계관’에 따르면, 마녀의 마법으로 탄생한 키젤은 본인이 마법을 부린다고 착각한다. 젤리를 먹는 이들이 재미와 맛을 동시에 느끼길 바라는 경 대표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콘셉트다. 정육면체 형태의 키젤은 매장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곰돌이 모양은 펀딩 커뮤니티를 통해 곧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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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이루다

음료·디저트 판매 및 체험
인스타그램
@eluda8859

같은 반 아이들의 학부모로 처음 만나 사업 파트너로 발전한 송혜미·송지민 대표. 송혜미 대표는 결혼 전 직업이 바리스타였고, 송지민 대표도 한때 요식업에 종사했기에 청년몰 입점 상인 모집 공고에 두 사람은 반색했다. “엄마, 뭐 만들어?”라고 물으며 다가오는 아이들은 첫 고객이자 메뉴 결정에 확신을 주는 든든한 지원자다. 이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메뉴 중 하나가 구움 찰떡이다. 달달한 팥 앙금을 넣은 쑥 맛 찰떡은 특히 인기가 높다. “신정초등학교 등교 시각에 맞춰 문을 열어요.” 아이 등교를 마친 보호자들이 이곳에서 달콤한 바닐라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 ‘이루라떼’를 마시며 한숨 돌리고 기운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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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만들기 시간

#오늘, 달당

발효 식품 및 베이킹 체험
인스타그램
@daldang_day

서승희 대표는 한국장류문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발효 식품을 공부한 뒤, 더 많은 이와 발효 식품의 매력을 나눠야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성인을 대상으로 고추장, 맛 간장, 보리 쌈장, 만능 양념장, 에이드·라테 청 만들기를 교육하고 있다. “사람들이 저를 만나고 그날 하루 기분이 달콤해졌으면 해요.” 가게 이름에 ‘달다’라는 뜻의 단어가 들어간 이유다. 수강생의 밝은 기운에 힘을 받는다며 운이 좋다고 말하지만, 그의 표정에 깃든 배려와 상냥함이 먼저 전해졌을 테다.

어린이 대상으로 베이킹 클래스도 진행한다. 한 입에 먹는 팝 케이크, 아이싱 쿠키, 관람차 쿠키, 과자 집 중 팝 케이크를 제외한 세 종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DIY 키트로도 판매한다. “팝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려고 춘천까지 다녀왔어요.” 울산에서 유일하게 팝 케이크 수업을 진행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크다.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 모양으로 만든 케이크를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 치우는 아이, 차마 먹지 못하고 들여다보는 아이.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는 시간도 즐겁다. 청년몰에 수업할 공용 공간이 충분하다는 점은 늘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클래스가 열릴 때마다 그 자리를 지키는 아들도 동력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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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향으로 기억하는 법

#바림

제작 향수, 커스텀 향수
인스타그램
@balim_perfume

지역명이 들어간 향수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울산향유고래향, 울산십리대숲향, 울산들장미향, 울산포니소금향···. “향에 민감하지 않은 것을 장점이라 생각해요.” 정보희 대표는 그 덕에 감각을 따르기보다 공부하고 이야기를 입혀 향수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1층에는 공방이, 2층에는 작업실이 있어 제조, 손님 응대, 판매가 모두 청년몰 안에서 이루어진다. 울산 곳곳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향에 반해 재방문하는 손님이 여럿이다. 한 인도네시아 바이어는 울산향유고래향이 매력적이라며 울산에 꼭 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애정이 담긴 향이 전국 각지, 해외에까지 퍼져 많은 사람을 울산으로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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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표 어묵을 향해

#수레어묵

수제 어묵
인스타그램
@sure023_odeng

고향 부산의 어묵 공장을 다니면서 곽영민 대표와 어묵의 인연이 시작됐다. 일을 배우는 동안 수제 어묵 만드는 기술과 맛에 매료된 그는, 같은 바다 도시임에도 어묵이 유명하지 않은 울산에서 퀄리티 높은 상품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반죽하고 튀기는 공간과 판매하는 공간이 따로 필요했는데, 청년몰에서 마련한 공용 판매장 덕에 부담을 덜었다. 곽 대표는 해외 식재료 조리법에 어묵을 접목하는 등 시장 조사와 연구에 여념이 없다. 같은 어묵이라도 색감과 식감을 차별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울산 최고 어묵 가게가 목표예요.” 매운맛의 인기를 반영해 개발한 청양고추 넣은 매운 어묵 핫바는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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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추천 가을 여행지

울산 신정평화시장 청년몰 상인들이 청년몰과 함께 방문할 여행지를 꼽았다.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궁거랑

무거천의 또 다른 이름이 궁거랑이다. 무거천은 2013년 생태하천 복원사업 이후 울산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로 이름을 알렸고, 매년 봄에 궁거랑 벚꽃 한마당 축제를 연다. 만발한 벚꽃 외에도 궁거랑 별빛터널, 유등, 포토 존을 마련해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로 북적인다. 꽃피는 봄이 아니어도 천변을 산책하다 맛집, 카페, 독립 서점 등에 들르기 좋다. 울산대학교와 가까워 학생들이 삼삼오오 노니는 길이기도 하다.

포인어포인 박은정 대표

포인어포인 박은정 대표

“벚나무를 심어 산책로를 조성했는데
그 길을 따라 걸을 때 한껏 여유로워져요.
벚나무 단풍도 멋지답니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고래를 테마로 한 마을이다. 1986년 포경업을 금지하기 전까지 고래잡이는 장생포의 주 수입원이었다. 그 시절 주민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그대로 복원했다. 낡은 간판과 전당포를 통해 당시 풍경을 짐작한다. 9월에는 울산 최초의 국가 공인 한의사 고 안무원 한의사의 유가족에게 관련 물품을 기증받아 장생포 한의원이 새로 들어섰다. 방문객은 당귀, 감초, 황기 등 40여 종의 한약재를 만지고 향도 맡아 본다.

경한송젤리 경한송 대표

경한송젤리 경한송 대표

“볼거리가 다양해 아이와 놀기 좋은 장소랍니다.
걸어도 좋지만 모노레일을 타고 공원을 둘러보세요.
많이 가 본 곳이라 자신 있게 추천해요.”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 울산남구청

울산대공원

울산은 1960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면서 환경오염을 겪었지만 시와 시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 태화강을 1급수로 되돌리는 기적을 이뤄냈다. 울산의 청정한 환경을 보여 주는 대표 명소가 바로 울산대공원이다. 메타세쿼이아길, 느티나무 산책로, 장미원, 연못과 분수 등 자연 생태에 집중한 공간뿐 아니라 다목적 운동장, 물놀이 공간, 키즈 테마파크 등을 갖추어 모두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루다 송혜미·송지민 대표

이루다 송혜미·송지민 대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타고 공원 한 바퀴 어떠세요?
현충탑에 들러도 뜻깊은 시간이 될 거예요.”


태화강 동굴피아

울산역에서 차로 30분 이동하면 태화강 국가정원에 다다른다. 그 맞은편에 위치한 동굴피아는 일제강점기에 각종 군수물자를 보관하려고 만든 인공 동굴이다. 아픈 수탈 현장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목한 이색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인공 폭포와 분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장생포 앞바다에 사는 고래를 표현한 환한 조명, 미디어아트 등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오늘, 달당 서승희 대표

오늘, 달당 서승희 대표

“동굴 내부가 시원하니까 여름에 자주 찾긴 하지만,
사진 찍기도 좋고 동굴 역사를 알 수 있어
사계절 내내 방문하는 곳이에요.”


태화강 철새공원

울산의 자랑, 태화강의 조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조성한 철새공원이다.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수십 종의 텃새와 철새를 포함해 여러 동물의 보금자리가 공원에 자리한다. 생태 보존이 목적인 곳이라 사람의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지만, 근처에 태화강 전망대와 철새홍보관이 아쉬움을 달랜다. 철새홍보관에서는 겨울 철새 떼까마귀가 울산을 찾는 과정을 5D 영상으로 생생하게 관람한다.

바림 정보희 대표

바림 정보희 대표

“공원 근처 삼호동 공예거리도 멋져요.
무색소 쿠키를 파는 ‘아스터’ 등
지역 상징 굿즈와 기념품 가게가 많거든요.”


선암호수공원

선암저수지를 둘러싸고 산책로가 4킬로미터가량 이어진다. 봄에는 수선화,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꽃무릇이 개화해 공원을 아름답게 꾸민다. 무지개 놀이터에서는 미니 기차를 운영하는 등 아이가 좋아할 만한 각종 놀이 시설을 마련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호수 곁 산책로를 따라 야생화 단지와 장미 터널, 자연 학습장, 축구장, 야외 무대 등이 있어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기 좋다.

수레어묵 곽영민 대표

수레어묵 곽영민 대표

“도심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아요.
큰 호수를 보며 생각을 정리하곤 하죠.
겨울에는 철새를 마주치니 반갑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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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수아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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