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계획할 때 항상 고민한다. 휴식에 집중할지, 체험에 초점을 맞출지 두 가지 욕구가 치열하게 맞선다. 그러던 중 마음이 이끌린 곳이 홍콩 오션파크다.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휴식하고 놀이기구와 물놀이까지 한 곳에서 즐기는 리조트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었다.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로부터 5회 연속 인증을 받고, 홍콩 학생을 대상으로 환경보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동물 복지를 위해 꾸준히 힘쓰고 있다는 사실도 목적지 선정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홍콩 오션파크 메리어트 호텔을 나와 5분이면 오션파크 입구에 도착한다. 먼저 ‘어메이징 아시안 애니멀스’로 향했다. 아시아의 자연 서식지를 재현한 공간에서 자이언트 판다 잉잉과 레레, 레서 판다를 만났다. 홍콩 오션파크는 동물과 가까이에서 교감하는 시간이 환경 보존을 향한 의지를 공고히 한다고 믿는다. 그 마음을 떠올리며 소중한 존재들을 눈에 꼭꼭 담았다.
저탄소 유기농 메뉴를 선보이는 ‘턱시도 레스토랑’, 홍콩 오션파크의 마스코트 캐릭터 모양 쿠키를 판매하는 ‘아쿠아 시티 베이커리’, 고급 중식 다이닝 ‘넵튠스 레스토랑’ 등 출출한 배를 채울 선택지는 여럿이다. 북적거리는 야외를 더 느끼고 싶어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옛 홍콩처럼 꾸민 거리 ‘올드 홍콩’에 들렀다. 네온 불빛 아래서 홍콩 대표 간식 와플과 밀크티가 입에 착 감긴다.
마지막 코스를 기다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다음 날 계획을 짠다. 오션파크는 바닥이 없는 롤러코스터 ‘헤어 레이저’, 빠른 음악에 맞춰 앞뒤로 움직이는 ‘레브 부스터’ 등 온몸의 세포를 깨울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가 다양하다. 워터월드도 못지않다. 소용돌이 모양의 개방형 실외 어트랙션을 타면 보트가 구멍으로 떨어지는 순간 신나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매트에 엎드려 누가 가장 빨리 내려가는지 시합하는 ‘레인보 러시’도 인기 만점이다. 하루는 전 객실에서 바다가 보이는 더 풀러턴 오션파크 호텔 홍콩에 머무는 게 좋겠다고 동선을 그려 본다.
그때 알람이 울린다. 오후 7시 15분, 라이트 쇼가 펼쳐질 시각이다. 형형색색의 분수, 웅장한 음악, 아쿠아리움의 거대 정령이라는 ‘애니모’ 캐릭터 홀로그램에 내레이션이 더해져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듯 마음이 충만해진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홍콩을 소개하는 내용의 공연이 차례로 펼쳐진다. 하루의 끝을 장식할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무방할 멋진 쇼였다. 홍콩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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