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IP
봄바람 맞으며 도심 나들이를 하고 싶을 때 서촌으로 간다. 조선 시대부터 서촌이라 부른 이곳은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자리한 동네다. 북촌, 인사동과 더불어 한옥이 모여 있어 정겹고, 엽전도시락으로 이름난 통인시장이 위치해 한국인 여행자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사랑받는 여행지다. 서촌의 가장 큰 매력은 골목이다. 꼬불꼬불한 길 사이에 보물 같은 가게나 카페, 갤러리가 자리해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 미국의 유명 커피 브랜드가 들어서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도취
메뉴 육회 타르타르 2만 5000원 제육저냐 2만 10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23-6
문의 @dochwi_dining
도취_붉은색 건물 벽면, 은은한 불빛이 조그마한 나무 간판을 비춘다. 계단을 내려가니 널찍한 공간이 손님을 맞는다. ‘도취’는 사회에서 만나 친구가 된 박동성, 오지용 대표가 힘을 모아 연 곳이다. 15년 넘게 요리를 공부한 박동성 대표의 기술과 오지용 대표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만나면 독특한 음식이 탄생한다.
육회 타르타르는 쇠고기를 곱게 다져 먹는 프랑스 음식 스테이크 타르타르와 한국의 육회를 결합한 시그너처 메뉴다. 우선 달걀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육회만 맛본다. 고기에 배 대신 사과를 채 썰어 넣었는데, 새콤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의외로 간장 양념과 잘 어우러진다. 달걀노른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잘 섞은 뒤 현미 누룽지를 곁들이니 고소함이 더해져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쫄깃함이 특징인 한우 꾸리살과 바삭한 누룽지의 조합 덕에 식감도 재미있어 자꾸 젓가락이 간다. 돼지고기 목살을 사용한 육전에 참나물무침을 얹은 제육저냐 역시 손님상에 자주 올라가는 메뉴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 연구를 거듭한다는 말에, 도취와 함께할 사계절이 더욱 기다려진다.
도취 대표가 추천하는 서촌 맛집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 ‘알키미아’의 젤라토를 드셔 보세요. 쌀, 흑임자, 막걸리, 쑥 등 다양한 맛을 선보여 매력적이랍니다.
준수방키친
메뉴 두부 피자 2만 6000원 계절장아찌 화이트라구파스타 2만 10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1길 8
문의 @junsubangkitchen
준수방키친_갓 구운 화덕 피자가 테이블에 놓인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고소한 냄새가 감각을 깨운다. 그릇에 조각을 덜어서 한 입 베어 물자 몽글몽글한 것이 씹히더니 이내 담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재료의 정체는 바로 두부다. 두부를 짜서 물기를 없앤 뒤 리코타 치즈, 크림치즈를 섞어 토핑으로 쓴 것. 어린 시절 김성호 대표의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김치 피자에서 영감을 얻어 한식과 양식을 조합한 시도들이 지금의 ‘준수방키친’을 만들었다.
이제 두부 피자에 어울리는 맥주 클라라를 주문한다. 스페인 레몬 맥주에서 착안해 수제 레몬 시럽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니 상쾌한 레몬 향이 맴돈다. 피자뿐 아니라 다양한 파스타도 고안했다. 마늘종, 백김치, 궁채나물을 화이트 라구 소스와 결합한 계절장아찌 화이트라구파스타는 상큼함과 아삭한 식감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준수방키친이 손님의 오감을 자극하는 복합 공간이 되길 바라요.” 재즈가 흘러나오는 한옥, 김 대표의 주방은 오늘도 열정으로 후끈하다.
준수방키친 대표가 추천하는 서촌 맛집
청와대 사랑채 근처에 자리한 카페 ‘아키비스트’의 아인슈페너를 좋아해요. 밀도 높은 크림이 인상적입니다.
고치비
메뉴 고치비 리조또 2만 4000원 제주산 참옥돔 4만 50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8
문의 @osteria_kochibi
고치비_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인테리어가 제주도를 연상하게 하는 이곳은 고명훈 셰프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공간이다. 그는 20년 경력을 쌓으며 줄곧 어릴 때부터 먹어 온 고향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가게를 열기 전부터 구상한 시그너처 메뉴 고치비 리조또가 그 꿈의 증거다. 제주 향토 음식인 몸국을 이탤리언식으로 재해석한 것인데, 돼지 등뼈로 국물을 내고 치즈와 크림, 모자반과 쌀을 더한다. 여기에 구운 흑돼지고기와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올려 완성한다.
제주도의 흔적은 메뉴판에서도 보인다. ‘제주도 하민 흑도새기랑 몸국이주게’ ‘잘도 귀한 옥돔이주게 마심’ 등 방언으로 각 메뉴를 설명해 더욱 눈길이 간다. 고 셰프는 신선한 제주산 식재료를 공수해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구운 옥돔 살에 셀러리 퓌레, 헤이즐넛을 곁들인 메뉴 제주산 참옥돔을 잘라 입에 넣으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겉은 바삭하고 안쪽의 생선 살은 촉촉해 화이트 와인을 페어링하니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서울에서 느끼는 제주도 정취, 퍽 다정하고 반갑다.
고치비 대표가 추천하는 서촌 맛집
수도권 전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를 둘러보세요.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에 국숫집 등 오래전부터 내공을 쌓아 온 식당이 많아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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