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너머 넓은 언덕에 홀로 우뚝 서서 1600여 년 세월을 버텨 온 비석이 있다. 414년 고구려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며 높이 6.39미터 거대한 돌기둥 네 면에 1775자를 빼곡하게 새긴 광개토대왕릉비다. 고구려 멸망 뒤 점점 기억에서 사라져 가던 비석이 청나라 말기, 금석문 애호가들이 탁본을 제작하면서 다시금 존재를 드러낸다. 당시 비석에 가득한 이끼와 넝쿨이 탁본을 제작하는 데 거슬렸는지 비면에 말똥을 바르고 불을 질렀다. 대참사였다. 이 때문에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다 추정한다. 석회를 바르기 이전의 탁본을 원석 탁본, 이후의 것을 석회 탁본이라 구별하는데, 원석 탁본이 자료로서 가치가 더 높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이 광개토대왕릉비 원석 탁본과 고화질 이미지를 활용해 복원한 원석 탁본 디지털 복원본을 전시한다. 이 봄, 고구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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