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한 고비 넘었다고 생각할 때 겨울은 홀연히 온다. 올해도 잘 버텼다, 그럭저럭 해냈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12월이다. 고요한 성찰과 온기 어린 위로가 필요한 지금, 춘천이란 두 글자를 떠올리면서 용기를 낸다. 낭만적인 철도 관용구, ‘춘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고 조촐한 송년의 시간을 계획해 본다. 한 해를 갈무리하는 맺음말, 오롯한 마침표가 될 여정이다.
겨우 한 고비 넘었다고 생각할 때 겨울은 홀연히 온다.
그럭저럭 해냈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12월이다.
의암호, 춘천이라는 삶
춘천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새벽빛 머금은 안개와 깊고 푸른 의암호다. 춘천의 아스라한 안개는 수많은 이를 매혹해 왔다. 이 도시에 살았거나 여기서 한 시절을 보낸 문인 스물아홉 명의 이야기를 묶은 문집 <춘천, 마음으로 찍은 풍경>을 우연히 발견하곤 여행에 앞서 뒤적거리다 깨달은 사실이다.
소설가 한수산은 “안개가 있었다. 그것은 내 청춘을 적셔 준 춘천의 상징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안개를 예찬했고, 시인 이승훈은 “가을부터 끼기 시작하는 안개는 겨울을 지나 봄이 되어서야 서서히 물러가곤 했다”라고 쓰며 시간과 더불어 흘러가는 안개의 심상을 표현했다. 내심 안개를 기대한, 걸음을 재촉한 이유다.
의암호에 다다른 아침은 예상과 달리 짓궂을 만큼 대기가 맑고 투명했다. 구름마저 밀어내는 겨울바람 때문이다. 그 덕에 호수는 어느 때보다도 완전한 파랑으로 물들어 두 눈을 시리게 했다. 습윤한 강풍이 불어와 이따금씩 수면을 흐트러트렸고, 물결은 하얀 햇살을 난반사해 맹렬히 빛났다. 시야엔 거칠 것이 없었다. 삼악산과 드름산은 물론, 춘천의 주산인 오봉산 능선까지 손에 닿을 듯 또렷해 이곳이 분지 지형임을 새삼스레 실감했다. 명징한 아침, 죽비처럼 정신을 내리치는 아침이었다.
하중도 생태공원은 의암호의 모든 광경을 아낌없이 끌어안는 장소다. 하중도란 의암호 한가운데 자리한 섬인 중도의 남쪽 부분으로, 중도의 북쪽은 자연히 상중도라 부른다. 이 섬은 오랜 세월 춘천 시민이 사랑한 소풍 명소이자 나들이 코스다. 무엇보다 선사시대 유적을 품은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하중도 생태계의 명맥을 이어 온 공원엔 옛 춘천의 향취가 짙게 배어 있다.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물가를 따라 난 둘레길은 호반 도시의 면모를 한껏 느끼게 하고, 섬 안쪽으로 이어진 길은 자작나무와 버드나무 등 여러 수종으로 이루어진 싱그러운 숲을 감상하게 한다. 공원 전체를 살피는 데 넉넉잡아 한 시간 정도 걸리니, 두 길을 자유로이 오가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겨도 좋다. 섬 끄트머리에선 삼악산 호수케이블카가 상공을 수놓은 모습도 맞닥뜨린다. 마침 액자 모양 구조물이 이 절묘한 풍광을 포착한 채 우뚝 섰다. 저 멀리 첩첩 능선에 잠시 마음을 놓아 둔다.
신연강과 협곡의 풍광이 한결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수만 년 시간 동안 자연이 조탁한 벼랑은 과연 그 어떤 조각품보다 아찔하고 아름답다.
다산의 자취 따라 물길 유람
호수를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기꺼이 몸을 던져 물살을 느껴 볼 차례다. 맨몸과 호수 사이를 완충해 주는 건 다름 아닌 카누다. 송암 스포츠타운 빙상 경기장 옆 수변에 위치한 킹카누 나루터에 가면 춘천 물길의 역사와 문화에 해박한 뱃사공 ‘킹스맨’과 의암호를 누비는 기회가 주어진다. 바람이 제법 거셌지만, 박보영 대표이사의 사려 깊은 인솔하에 마음을 다잡고 승선했다. “우리는 이제 정약용 선생의 자취를 밟아 물길을 여행할 겁니다. 선생은 몸소 북한강 지류를 따라 춘천을 탐사한 뒤 <산수심원기>란 책을 남기기도 했죠.” 그의 설명이 설렘을 증폭시켰다.
뱃머리가 먼저 향한 곳은 삼악산 용화봉과 드름산 의암봉 쪽이다. 멀리 신연교가 어른거렸다. “지금은 의암호에 흡수됐지만, 소양강 아래 흐르는 이 강을 예부터 신연강이라 불렀습니다. 경춘국도가 없던 시절, 춘천 사람들은 서울로 가기 위해 신연나루에서 배를 타거나 저 너머 석파령을 지나야 했어요.” 이 물길을, 산길을 헤치며 나아갔을 옛사람들의 고단한 뒷모습을 상상한다. 녹록지 않은 여정이었을 것이다. “다산도 신연나루를 거쳐 춘천으로 흘러들었는데, 이때 시를 한 수 짓습니다. 제목이 ‘신연도화길백도’, 즉 ‘신연나루에서 두보의 <길백도>에 화운하다’란 뜻이에요. 다산은 이 물길을 무릉도원에 비유하며 찬탄했지요.” 그의 말 한마디에 신연강과 협곡의 풍광이 한결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수만 년 시간 동안 자연이 조탁한 벼랑은 과연 그 어떤 조각품보다 아찔하고 아름답다. “드름산 아래 우뚝 선 이 바위의 이름은 문암입니다. 춘천의 관문 역할을 하는 암석이죠. 다산은 이 바위를 ‘석문’이라 부르며 시를 붙이기도 했답니다.” 춘천을 다시 찾는 날, 물안개에 앞서 떠오를 또 하나의 장면을 아로새긴다.
춘천호, 오월리에서 지낸 한때
의암호에서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춘성교를 지나면 오월리라는 작은 마을에 접어든다. 춘천 사람 사이에선 오월유원지로 익숙한 동네다. 이 고장에서 손꼽는 피서지이자 피한지인 이곳은 화악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춘천호로 흘러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여름엔 맑고 시원한 물을 찰방이며 놀다가, 겨울엔 꽝꽝 언 수면을 얼음 썰매로 가로지른다.
우리는 여기서 조금 더 깊숙이 걸음을 옮기기로 한다. 아담한 학교 건물과 단출한 캠프 사이트가 나타나자, 목적지 오월학교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이 눈을 잡아 끈다. ‘지암국교 가덕분교장’ ‘춘성군 교육청’. 세로로 쓴 글씨를 소리 내어 읽어 본다. 1982년 폐교한 지암국민학교 가덕분교장은 춘천시와 통합된 춘천군을 아직 춘성군이라 부르던 1969년 문을 열어 첫 학생을 맞았다. 분교이니만큼 아이들이 많지 않아 학제는 4학년까지만 시행했고, 고학년이 된 학생들은 본교로 전학을 가야 했다. 말하자면 졸업생은 없으면서 입학생만 존재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학교다. 복합 문화 공간 오월학교는 이 건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정다운 놀이터로 거듭났다.
“가끔 지암국민학교를 기억하는 분이 오월학교를 찾아와요. 여기서 찍었던 사진을 들고 와 옛 모습과 현재 모습을 대조해 보는 분도 계시죠.” 오월학교의 수장인 최상희 대표는 이 건물을 카페와 레스토랑, 스테이와 공방으로 꾸며 모든 세대가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가구 브랜드 ‘비플러스엠’이 운영 주체이니만큼 곳곳에 나무 테이블과 의자, 찬장 등을 배치해 온기를 불어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카페에서는 아이도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러운 우유와 생오렌지를 조화한 ‘참새라테’를 마련하고, 레스토랑 ‘오월;밭’에서는 춘천의 밭에서 자란 작물로 정성스럽게 만든 메뉴를 선보인다. 봉명리 농가에서 공수한 한돈으로 요리한 ‘오월 떡갈비 덮밥’과 오음리에서 재배한 들깨를 저온 압착한 들기름으로 볶은 ‘들기름 파스타’가 심신에 포만감을 안긴다.
이곳에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이라면 학교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우드 카빙 클래스’를 수강해 본다. 우드 카빙 초심자는 손바닥만 한 디저트 접시를 깎는 것부터 시작한다. 접시 다음은 숟가락과 포크, 그다음은 컵받침이다. 난도는 큰 물건에서 작은 물건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사포를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형태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참 매력적이에요. 같은 목재에서 출발하지만 결과물은 저마다 다른 모양을 갖추게 되거든요.” 최 대표의 설명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학교에 저녁이 찾아오니 곧 캠프파이어가 어둠을 밝힌다. 모닥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자 스테이 투숙객이 하나둘 둘러앉기 시작하고, 군불 같은 정담이 청명한 겨울 공기를 훗훗하게 덥힌다. 이제 지친 몸과 짓무른 마음을 꺼내어 말릴 시간. 맑고 까만 하늘엔 별빛이 흩어진다.
<KTX매거진>×MBC 라디오 <노중훈의 여행의 맛>
춘천에 다녀온 <KTX매거진>이 MBC 표준FM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통해 독자, 청취자 여러분과 만납니다. 취재 뒷이야기, 지면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여행 정보를 함께 들려 드립니다.
* 12월 2일 오전 6시 5분(수도권 95.9MHz)
* QR코드를 스캔하면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소양호, 춘천의 내밀한 아름다움
거울 같은 소양호를 건너 청평사까지 한달음에 달려간다. 신비로운 전설이 깃든 회전문을 보고 싶어서 마음이 들썩거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당나라 공주다. 한 청년이 공주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어서 뱀이 되었고, 공주의 옥체를 휘감아 떨어지지 않았다. 기이한 일 때문에 집을 떠난 공주는 한반도 깊은 산중의 절 청평사에 닿는다. 지친 공주가 절에서 밥을 얻어 오겠다고 나서자 뱀이 거짓말처럼 몸에서 떨어졌는데, 이윽고 밥을 얻어 나왔더니 뱀은 번개를 맞아 문 앞에 스러져 있었다. 죽은 뱀과 공주 사이 결계가 된 이 문을 회전문이라 불렀다는 설이 전해 내려온다. 환희령에 올라선 삼층석탑의 별칭 ‘공주탑’도 바로 이 전설에서 기인했다.
윤회전생의 섭리를 깨우치는 회전문을 지나 경운루를 맞닥뜨린다.
누각 위층 창틀에 걸린 풍경은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산수화다.
드라마틱하고 환상성 짙은 옛이야기와 달리 청평사의 새벽은 호젓하기만 하다. 오봉산 아래 가만한 절집이 마치 가부좌를 튼 불자의 자태를 닮았다. 영현선사가 973년 창건한 청평사는 승려 같은 삶을 추구한 고려 중기의 학자 이자현이 문수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중창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큰 사찰로 주목받았다. 수차례 전쟁으로 아름다운 전각들이 소실되긴 했지만, 천년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할 것이다.
윤회전생의 섭리를 깨우치는 회전문을 지나 팔작지붕을 갖춘 2층짜리 누각인 경운루를 맞닥뜨린다. 누각 위층 창틀에 걸린 풍경은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산수화다. 몸을 낮추어 조심스레 마당에 들어서니 왼편에 관음전, 오른편에 나한전, 맞은편에 대웅전이 자리한다. 오묘한 기운에 압도되어 절로 고개를 조아린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은 듯한 돌탑도 예사롭지 않다.
합장하고 나와 돌아가는 길. 무수히 많은 이가 청평사를 사랑한 이유는 오봉산에서 소양호까지 이어진 유려한 산길에 있다. 낙엽을 떨구어 맨몸으로 우뚝 선 나무들과 잘생긴 돌병풍, 거침없이 흐르고 또 흐르는 계곡물. 조선 시대부터 “아홉 그루 소나무 아래 폭포”라 하여 구송폭포라 부르기도 하고, 아홉 가지 소리가 뒤섞여 난다 해서 구성폭포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 이 폭포는 청평사 등산로의 하이라이트다. 전생의 번뇌까지 씻어 낼 듯 콸콸 쏟아지는 물을 보며 정든 해를, 과거가 된 모든 시간을 떠나보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안녕, 2023년.
소양호 수면에 내린 아침 햇살을 마주하는 동안, 춘천에서 만난 누군가가 해 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춘천은 우리말로 ‘봄내’라 하는데, 실은 겨울이 길고도 추워서 봄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투영한 지명이라고. 달리 말하면 춘천이야말로 겨울다운 겨울을 간직한 도시라는 것 아닐까. 그러니 춘천의 진정한 봄은 겨울인지도. 이 땅에 도착한 눈부신 계절을 기꺼이 맞는다. 안녕, 겨울 춘천.
춘천이야말로 겨울다운 겨울을 간직한 도시가 아닐까.
그러니 춘천의 진정한 봄은 겨울인지도.
이 땅에 도착한 눈부신 계절을 기꺼이 맞는다.
안녕, 겨울 춘천.
Chuncheon, Winter by the Lakes
I am spending this winter in Chuncheon, the city of water, in Gangwon-do Province. Uiamho Lake, Chuncheonho Lake, and Soyangho Lake offer a time of reflection.
Winter has creeped up on us once again. I acknowledge my growing need for quiet introspection and warm comfort is growing, and the word “Chuncheon” gives me courage. I plan a modest year-end celebration as I board the “train to Chuncheon,” which has become a romantic set phrase.
Uiamho Lake: Life in Chuncheon
The morning that arrives at Uiamho Lake is surprisingly clear and transparent. The wind seems to have pushed away even the clouds. The lake is dyed in a more complete blue than ever before. This clear morning has caught my attention like how a bamboo clapper keeps alert a zen practitioner. I decide to go beyond simply gazing at the lake. The canoe is the perfect buffer between my body and the waters. King Canoe Quay, located next to the Songam Sports Town Ice Rink, gives you the opportunity to explore Uiamho Lake with the knowledgeable boatman known as “Kingsman.” The waves are quite rough, but I feel reassured under the guidance of CEO Park Bo-yeong. “Now, we will travel the waterways following the footsteps of the great scholar Jeong Yak-yong. He explored Chuncheon along the tributaries of the Bukhangang River and even left a book called Sansusimwongi.” His explanation intensifies my excitement.
Owol-ri, a Village by Chuncheonho Lake
As you ascend along the Bukhangang River and pass Chunseonggyo Bridge, you enter a small village called Owol-ri. The cultural complex Owol School, once an abandoned school, is a charming playground befitting the new era. CEO Choi Sang-hee has opened a café, restaurant, stay facility, and studio, transforming the building into a space for all generations. If you are there, don’t miss the Wood Carving Class. Beginners in wood carving start by sculpting a dessert plate the size of their palm. Next, they move on to carving a spoon and fork, and then a cup coaster. As evening approaches, a campfire shines in the darkness. The guests start gathering around the bonfire, and share delightful stories that warm the crisp winter air. Now is the time to rejuvenate tired bodies and weary minds. The clear, dark sky is studded with twinkling stars.
Soyangho Lake: Chuncheon’s Inner Beauty
I cross the mirror-like Soyangho Lake, and head towards Cheongpyeongsa Temple. Passing through a Hoejeonmun Door that awakens the cycles of reincarnation, I come across the two-story Gyeongunru Pavilion, with an hipped and gable roof. The landscape framed in the upper window of the pavilion is a living painting in itself. Lowering my body, I cautiously enter the courtyard. To the left, there is Gwaneumjeon, to the right, Nahanjeon, and across, Daeungjeon. Overwhelmed by a mysterious energy, my head instinctively bows down. I pay my respects at the altar. The trail connecting Obongsan Mountain to Soyangho Lake is one of the many reasons why so many people love Cheongpyeongsa Temple. The naked trees are standing tall, the rocks are neatly lined up like a folding screen, and the stream flows endlessly. Gusong Waterfall, a highlight of the hiking trail, was named as such because of its location under nine pine trees. It also goes by the name of Guseong Waterfall, where “guseong” means “a mix of nine sounds.” The gushing waters seem to wash away the troubles of past lives, and I’m ready to bid farewell to 2023. Adios.
춘천에서 여기도 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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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거리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의암호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창공을 가로지르는 것이다. 삼천동에서 출발해 의암호를 건너 삼악산까지 닿는, 장장 3.61킬로미터에 달하는 케이블카로 춘천의 산수를 유람한다. 66대 캐빈 중 20대는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풍광을 조금 더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크리스털 캐빈이다. 함박눈이 내려앉아 하얗게 변한 겨울의 도시를 바라보는 건 색다른 즐거움을 안긴다. 케이블카 정차장도 그 자체로 전망 명소다. 삼악산 정차장에서는 도시 풍경을 내려다보고, 의암호 정차장에서는 병풍 같은 삼악산을 마주한다.
문의 1588-4888 -
즐길 거리 소양강 스카이워크
174미터 길이로 시원스레 뻗은 다리를 거닐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의암호와 소양강을 조망하는 최적의 장소다. 투명한 강화유리로 일부 구간을 설계한 덕분에 수면을 걷는 듯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 광장과 포토 존, 마스코트 ‘쏘가리상’이 자리해 특별한 경치를 누리고, 여행의 추억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좋다. ‘소양강 처녀’ 가사처럼 해가 저문 뒤엔 야경을 감상해야 한다. 근처 소양정에 올라 소양강과 스카이워크, 소양2교와 소양강처녀상을 한눈에 굽어본다.
문의 033-240-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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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페티엉
프랑스어로 ‘페티엉(petillant)’은 탄산감 있는 액체가 소리를 내며 거품이 이는 모습을 뜻하는 형용사다. 샴페인을 비롯해 다채로운 와인을 취급하는 파인다이닝인 이곳은 그야말로 춘천 속 작은 프랑스다. 독특한 색감과 입체적인 질감으로 장식한 인테리어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데, 소믈리에가 섬세하게 큐레이션한 와인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드는 순간엔 온몸의 감각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가리비 관자, 캐비아, 가시발새우, 모렐 버섯 등 최고급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음식은 술맛을 한층 돋운다. 코스와 단품으로 두루 즐길 수 있다.
문의 033-252-8283 -
먹거리 전통주조 예술
예술이란 상호는 여러 가지 뜻을 함축한다. 예부터 내려온 술, ‘단술 예(醴)’ 자와 술을 합친 말, 술을 빚는 행위 그 자체. 신동면 실레마을에 자리한 이곳은 쌀과 전통 누룩을 근간으로 천연 재료만 사용해 맛 좋고 속 편한 술을 빚는 공간이다. 53도를 자랑하는 증류식 소주 ‘무작 53’은 목 넘김이 부드럽고 꽃 향이 흐드러지는 제품으로 전통주조 예술을 대표하는 술이다. 쌀과 복분자를 원료로 했으면서도 드라이한 풍미가 조화로운 ‘동짓달 기나긴 밤’은 이 계절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고운 빛깔과 은은한 향내에 취흥이 한껏 끓어오른다.
문의 033-261-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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