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살피는 듯 사슴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긴 목과 다 리, 짧고 뭉툭한 꼬리와 역삼각형 머리가 영락없이 노루나 고라니 같은 사슴과 동물이다. 상형 토기란 사물이나 동물 등 모습을 본떠 만든 그릇으로, 주로 신라와 가야에서 사 용했다. 장식 위에는 끝을 둥글게 말아 올린 뿔잔을 붙여 곡선미를 더했다. 이 뿔잔에 물이나 술을 담아 의례를 치 를 때 사용했으리라 짐작한다. 삼국시대 뿔잔 가운데 동물 모양 장식이 있는 형태는 가야를 중심으로 발견된다. 유연 하게 뻗은 굽다리도 가야의 색채를 드러낸다. 예부터 뿔은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인식되었고, 지배자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사슴 또한 신성한 존재라 여겼다. 길한 의미의 뿔잔과 사슴을 한데 모아 만든 것은 상서로운 의미를 배가하기 위함이었겠다. 10월 9일까지 열리는 서 울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에서 이 토기를 만날 수 있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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