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을 먹는 괴물 불가살
불가살(不可殺) 혹은 불가살(火可殺). 죽일 수 없다, 반대로 불에 녹여 죽일 수 있다는 뜻의 이중적인 이름을 가졌다. 쇠붙이를 먹으면 몸집이 커진다. 주식이 철이어서 껍질과 비늘이 창으로 뚫지 못할 만큼 단단하다. 외형은 곰, 코끼리, 호랑이를 섞어 놓은 듯하다. 조선 시대 조재삼이 편찬한 백과사전 <송남잡지> 등에 언급되었고, 악몽과 삿된 것으로부터 사람을 지키는 수호신 성격을 지녀 지붕이나 굴뚝에 조각하기도 했다.
-
호랑이가 물어 가면 창귀
호랑이에게 물려 죽어 영혼이 호랑이에 귀속된 혼을 창귀라 한다. 창귀는 호랑이의 종이 되어 시중을 들고, 먹이를 구해 안내해야 한다.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혼을 찾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를 불러 호랑이가 있는 곳으로 유인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도 창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2021년 발표한 노래 ‘창귀’에서 자신을 대신할 나그네를 발견해 기뻐하는 귀신을 오싹할 정도로 잘 표현했다.
-
장난꾸러기 귀신 도깨비
도깨비 하면 뿔을 달고 방망이를 든 형상을 생각하지만, 한국 설화 속 도깨비는 다르다. 우리가 아는 도깨비의 모습은 일본의 ‘오니’에 가깝다. 한국 도깨비는 빗자루와 같이 사람이 자주 쓰는 물건에 피가 묻어 탄생하는데, 방망이는 들지 않고 몸에 털이 아주 많다. 사람이 바라볼수록 몸집이 커지는 어둑시니, 도깨비의 왕 두억시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것은 장난과 메밀묵. 도깨비는 상냥하고 선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
집을 지키는 신 성주신
사람을 보호하려고 천상에서 내려왔다. 악한 귀신이라기보다는 수호신에 가까운 존재다. 가신이라고도 불리며, 주방을 지키는 조왕신, 뒷간을 담당하는 측신 등과 함께 집에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독에 쌀과 같은 곡식을 담아 신을 모시는데, 이것을 성주 단지라 한다. 성주신이 집 밖으로 나가면 그 집안이 망한다는 속설이 있어 단지를 아주 소중히 여겼다. ‘신줏단지 모시듯 하다’라는 말은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