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형 토기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어떤 물건의 형상을 본떠 흙으로 만든 그릇’이다. 동물이나 사물의 모습을 띠며 때때로 인물을 함께 표현한다. 신라·가야의 무덤에서 주로 출토되는 상형 토기는 몸통이 비어 있고 술과 같은 액체를 담거나 따를 수 있는 구조라 제의용 그릇으로 본다. 대부분 무덤 하나에 한두 점 나오는데 최근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에서 집, 사슴, 배, 등잔 모양 토기가 한꺼번에 발견되어 주목받았다. 종류가 다양한 데다 형태가 완전하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상형 토기 다섯 점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가까운 이를 떠나보내며 저 너머 세상으로 인도해 줄 사슴과 배, 어둠을 비출 등잔, 풍요를 약속하는 곳간을 정성껏 마련해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대하는 선인의 태도와 마음이 느껴진다. 토기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이 10월 9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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