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네육회 x 복민횟집
은주의 노 필터 먹방
쇼핑의 칼로리 소모 효과가 운동 못지않다는 상식에 기대어 본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일단 쇼핑, 아니 운동부터 시작한다. 목적지는 광장시장 2층에 펼쳐진 구제시장. 광장시장 하면 빈티지, 빈티지 하면 광장시장 아입니까. 마음에 드는 옷가지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상완이두근을 자극한다. 이제 ‘박가네 육회’로 달려갈 시간. 새 메뉴 육회김밥을 알현한다. 김과 밥알, 차진 육회의 촉감이 이렇게 부드러울 일인가? 입안에서 춤추는 육회김밥을 광장시장 1905 에일로 깨끗하게 씻어 내린 뒤엔, 혼자라서 더 호사스러운 2차를 계획한다. 모둠회를 1인분도 파는 ‘복민횟집’은 앞서간 시대정신을 보여 주는, 개인주의자를 위한 최고 선택지다. 소주, 아니 쐬주 한 잔에 회 한 점을 목구멍에 털어 넣는다. 캬아. 해는 아직 중천에 떠 있다. 이것 참, 3차 하기 좋은 시간이다.
성미찻집
입 짧은 현정
평생을 입 짧게 살아온 나도 시장에서는 뭔가 도전해 보고 싶다. 그래! “라면 먹고 갈래요.” ‘성미찻집’ 대표님은 1987년부터 커피를 끓여 온 달인이자 놀랍게도 라면의 달인이시다. “수프를 반만 넣어 주세요” “짜파구* 만들어 주세요” 같은 요구에 맞춰 최고 맛있는 라면을 내놓으신다. 개당 단돈 3000원에 달걀까지 넣어서. 오늘 선택은 “불닭볶음*과 짜파게*를 섞어 주세요!” 처음 해 보는 조합이라 하셨으나 짜장의 느끼함을 불닭의 매콤함이 잡아 주니, 입 짧은 제가 ‘강추’합니다. 찻집 이름에 걸맞게 마지막엔 커피를 주문해 입가심했다. 대표님, 시장에서 풀이 자라네요. 원더풀~!
365일장 x 광장누룽지닭강정
혜리미의 요리조리
굿즈 수집가인 저는 ‘365일장’에 반했습니다. 이곳만의 감성을 담은 마스킹 테이프와 스티커, 티셔츠…(후략)가 있으니까요! 구석구석 요리조리 둘러봅니다. 개성 담긴 굿즈 외에도 글라스 와인, 수제 버터, 친환경 생필품…(후략) 하아, 살 게 많아도 너어무 많죠ㅠ 이제 ‘광장누룽지닭강정’에 도전해 봅니다.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하면 왕맛있다! 달달 짭조름한 간장 소스가 알맞게 밴 닭강정, 거기다 바삭한 누룽지 조각까지 곁들였으니…. 얼마나 맛있냐면요, 바삭하고, 고소하고, 달콤하고…(후략) 맛있어도 너어무 맛있다. 증말ㅠ 쾌활한 사장님의 인심까지 넉넉하답니다.
원조누드치즈김밥 x 호남집
먹어보살 규보
‘원조누드치즈김밥’의 맛은 대단했다. 사랑하는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떠오르는 맛이었다. 왜인지는 모른다. 좋은 건 서로 통하나 보다. 누드김밥에 올린 참치, 잡채 그리고 어묵의 컬래버레이션이 황홀해 마셔 버리듯이 먹었다.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100점? 죄송합니다, 너무 과했어요. 10점 만점에 100점. 네, 저는 음식을 사랑합니다. 이유 같은 건 없어요. 오직 사랑할 뿐이거든요. 시장 한편에서 ‘호남집’을 발견했다. 소가죽에서 벗겨 낸 고기인 수구레가 유명한 집인데, 재료가 소진되어 주문하지 못했다. 내 사랑이 좋은 점이 뭐냐, 이럴 땐 그냥 다른 음식 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돼지꼬리찜과 허파볶음, 닭발을 먹었다. 맛있게 매콤한 세 가지 음식을 골고루 입에 넣었다. 편애는 나쁘다고 배웠는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박애왕입니다. 맛있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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