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슈퍼마리오’ ‘버블버블’…. 제목만 들어도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귓가에 맴돈다. 어떤 이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또 다른 이에게는 모험하는 설렘을 안겨 주는 게임. 요정과 마법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 힐링하고, 게임 속 문제를 해결하며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성취감을 맛보기도 한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바깥에 나가기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e스포츠의 입지 역시 넓어졌다.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EA 스포츠 피파’ ‘하스스톤’ 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영향도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20년 한국 게임 수출액이 9조 6688억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K-게임이 세계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이렇듯 어느새 게임은 여가 생활의 한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게임은 진화한다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게임 회사도 각자 전략을 세워 신작을 출시하고 있다. 아이돌 육성, 증강현실, 전략형 전투, 텍스트 어드벤처 등 ‘신박한’ 플레이 방법을 적용한 게임이 소비자를 불러 모은다. 실생활을 배경으로 자유로운 체험을 즐기도록 한 시뮬레이션 게임도 화제다.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며 인기를 얻은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은 기차나 비행기, 차량을 정교하게 본떠 플레이어에게 직접 운전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게임 속 캐릭터에 이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주인공이 되어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는 내용이 다가 아니다. 더 넓은 차원에서 무언가 달성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 게임 안의 작은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게임에서도 칙칙폭폭
오락실에서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하던 시절, 기차는 일부 배경 정도로만 등장했다. 기차가 주인공인 작품이 나와도 주로 교육이 목적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불과해 플레이어의 흥을 돋우기는 어려웠다.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현실감이 덜하거나, 그저 정해진 노선을 달릴 뿐인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게임 세계가 확장되고 다채로워진 지금, 기차는 게임 안에서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기차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기차를 키보드로 운전하고, 전략을 짜 교통 체증을 해소할 효율적인 노선을 만든다. ‘메이플스토리’의 리버스 시티에서는 악당 티보이에 의해 도시의 중력이 반전되어 천장으로 지하철이 지나다닌다. 거꾸로 달리는 지하철은 리버스 시티라는 장소의 상징과도 같다. 미국 철도 황금기를 배경으로 철도를 건설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레일웨이 엠파이어(Railway Empire)’, 순발력과 컨트롤 능력을 발휘해 기차가 계속 달리도록 하는 ‘무한의 기차’ 등 기차가 등장하는 게임은 셀 수 없이 많다.
컴퓨터나 게임 기기가 없어도 괜찮다. 보드게임이 당신의 지루한 시간을 ‘순식간에 삭제’할 테니 말이다. 2004년 출시된 ‘티켓 투 라이드(Ticket to Ride)’는 철도 운영 보드게임이다. 게임 참가자들은 목적지가 적힌 카드를 나누어 갖고, 카드에 적힌 도시 사이를 선로로 연결하거나 다른 참가자보다 선로를 길게 완성해 점수를 얻는다. 규칙이 간단하고 여럿이 즐길 수 있어 스테디셀러 보드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기차에 대한 궁금증을 게임을 통해 풀 정도로 현실과 비슷한 기차를 게임에서 만나는 시대. 기차 소재게임과 게임 속 숨은 기차를 하나하나 소개한다.
♥ 기차 게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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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메트로(Mini Metro)
이리저리 얽혀 복잡한 노선도가 마치 미로 같다. ‘미니 메트로’는 노선을 직접 제작하는 퍼즐 게임이다. 지하철 노선 설계자가 되어 역과 역 사이에 길을 만든다. 역 위치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대한민국 서울 등 실제 도시의 지하철과 비슷하게 설정했다. 제한된 자원을 이용해 역을 연결해 가며 막힘없이 열차를 운영하는 게 게임의 목표다. 단, 노선이 꼬이지 않도록 터널과 다리를 적절히 활용해 교통 체증을 해결해야 한다.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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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레일드!(Unrailed!)
여러 명이 플레이할 게임을 찾는다면 귀여운 그래픽이 매력적인 ‘언레일드!’는 어떨까. 주변 지형과 자원을 활용해 끝없는 철길을 만들어 기차가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과열된 기차에는 불이 붙으니 조심할 것. 자원을 캐는 도구는 유형별로 하나만 주어지므로 잃어버리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생물들의 방해 공작을 뚫고 안전하게 운행시키자. 초원, 사막, 설원, 화산, 우주, 화성 등 진행할수록 다채로운 지형이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단독 플레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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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덕트(Conduct) 시리즈
기차도 액션 게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컨덕트’ 시리즈는 컴퓨터 버전 ‘디럭스(Deluxe)’, 모바일 버전 ‘디스(This)’와 증강현실 버전 ‘AR’, 닌텐도 스위치 버전 ‘투게더(Together)’ 총 네 가지로 나뉜다. 간단한 조작으로 기차를 운전하고 선로를 바꿔 충돌을 피한다. 기차의 기본 역할,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것은 당연한 임무다. 각 레벨을 통과할 때마다 난도는 높아지고, 그에 따른 전략도 세워야 한다. 액션과 퍼즐 게임 모두 즐기고픈 게이머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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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심 메트로(Hmmsim Metro)
수도권 전철이 컴퓨터 안으로 들어왔다. 10년간 철도를 연구한 ‘철도 덕후’ 개발자가 만든 철도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광운대역 구간, 약 32킬로미터 철길과 26개 역을 재현해 몰입을 돕는다. 여기에 열차 주행 소리가 더해져 실제로 열차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스크린도어와 정위치 표시기, ATS 신호기, DSD(운전자 경계 장치)도 구현했다. 열차가 지상 구간에 진입하는 순간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래픽에 탄성이 나온다. 모바일 버전은 2호선이 배경이다.
♥ 이런 게임에도 기차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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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액션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다. ‘로스트아크’의 여섯 가지 클래스 중 헌터 계열에 속하는 직업군의 고향 아르데타인은 로스트아크 내 존재하는 대륙 중 문명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플레이어의 목적인 ‘아크’를 모으기 위해 이동할 때 첨단 기술로 만든 기차를 탄다. 3D 그래픽이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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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아름다운 노을이 유명하지만 사실은 도적의 도시인 커닝시티는 현대 슬럼을 배경으로 디자인해 독특한 분위기가 감돈다. 대륙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속한 이곳은 대륙 전체에서 유일하게 지하철이 다니는데 백화점 ‘커닝타워’와 연결된다. 지하철 매표소를 지나 폐철로로 향할 때 주의하자. 스티지, 주니어네키, 레이스 등 몬스터가 출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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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3DS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힐링을 원하는 사람에게 이 게임을 추천한다. 외딴 마을에서 동물 주민들과 교류하며 마을을 가꾼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가 기차 안에서 만난 낯선 고양이와 대화를 나눈다. 이때 나눈 대화를 토대로 마을 및 플레이어 이름, 마을 지형 등 게임의 기초 정보가 설정된다. 이후 통신을 연결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른 마을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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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소드&실드
닌텐도 스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8세대 게임이다. 영국 브리튼섬을 모티프로 한 가라르 지방이 배경이다. 게임을 시작하는 마을인 브래시마을, 엔진시티, 바우마을 등 총 9개 주요 지역을 기차가 지난다. 마을 외에 야생 포켓몬이 서식하는 와일드에리어에도 정차하니 기차에서 내려 포켓몬들과 캠핑을 즐겨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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