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거래, 투자 그리고 수익률. 주식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최근 미술계 동향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한 단어다. 지난해 말 영국 <콜린스> 사전이 발표한 ‘올해의 단어’는 NFT다.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함을 부여하는 NFT는 이름처럼 ‘대체 불가능(Non-Fungible)’한 속성을 기반으로 음반, 영상, 게임에 이르는 온갖 창작물에 도입됐다. 특히 복제와 위조에 취약한 디지털 아트는 NFT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떠올랐다. NFT가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계기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지난해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00만 달러(약 819억 원)에 거래된 사건이었다.
여러모로 2021년은 기록적인 해다. 한국 미술 시장 전체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졌으니 매우 가파른 성장세다. 경기가 얼어붙었던 2020년과 달리, 2021년에는 각종 아트 페어와 전시, 경매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운용하면서 유례없는 관심을 끌었다. ‘억’ 소리 나는 그림만 팔린 것도 아니다. 종잣돈 기백만 원으로 아트 테크를 시작한 이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그림을 나눠 소유하는 공동 구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치가 1조 원대에 육박한다고 알려진 2만 3000여 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의 존재감, BTS RM 등 아트 인플루언서들이 보여 준 컬렉터로서의 쿨한 면모는 MZ세대의 미술품 거래에 기름을 부었다. 천상의 화이트 큐브에 박제된 줄로만 알았던 고고한 미술 작품들은 비로소 새 시대, 새 기술과 만나 이 땅에 내려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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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시장 규모
국내 10개 경매 회사와 톱 5 아트 페어 매출 규모로 추산할 때, 2021년 한국 미술 시장 규모는 약 9157억 원이다. 2018년에 비해 두 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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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
국내 10개 경매사에서 개최한 경매 255회를 통해 출품한 3만 3971점의 작품 중 2만 2541점이 낙찰됐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184.5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작가별 거래 현황
경매 낙찰 작가별 총액 톱 3는 이우환, 구사마 야요이, 김환기 순으로 각각 394억 원, 366억 원, 216억 원 규모다. 전체 최고가는 구사마 야요이, 한국 작가 최고가는 김환기의 작품이 경신했다.
이우환 394억 원
구사마 야요이 366억 원
김환기 216억 원
미술품 공동 구매 시장 규모
서울옥션블루의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 소투(SOTW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미술품 공동 구매 시장 규모는 500억 원을 상회한다. 작품 평균 보유 기간은 48일, 평균 수익률은 약 17퍼센트다.
시장규모 501억 원
평균 보유기간 48일
평균 수익률 약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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