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담긴 맛부터 새로운 쓰임을 찾은 옛 공간까지, 대전 여행을 마치기 1시간 전 마음을 충만하게 해 줄 곳을 소개한다.

대전 여행의 출발점
대전트래블 라운지

여행 책자 무료 제공, 무료 짐 보관 서비스, 다국어 안내 지원, 교통 약자를 위한 휠체어 대여까지. ‘대전트래블라운지’에는 여행자를 위한 모든 것이 마련되어 있다. 대전역에서 목척교 방향으로 도보 4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훌륭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또는 KTX를 타기 전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좋다. 1층에서는 대전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꿈씨패밀리 굿즈를 판매한다. 2층에서는 옛날 교복 체험, 개화기 의상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꿈돌이를 색칠하는 드로잉 공간과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문화 콘서트도 열린다. 이곳을 이용한 후 설문 조사에 참여하면 여행 중 찍은 사진 한 장을 즉석에서 인화해 준다. 대전 여행을 마무리하기 전 추억의 한 컷을 만들어 간직하자.
주소 대전시 동구 중앙로 187-1
문의 042-226-8410
영수증의 새로운 쓰임을 찾아낸 서점
다다르다

대전 여행을 추억하기 위한 책을 구매하고 싶다면 독립 서점 ‘다다르다’를 추천한다. ‘우리는 다 다르고,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다’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상호다. 건물 1층은 카페, 2층은 서점으로 운영한다. 2층 서가 옆에는 무성한 아스파라거스가 반겨 주는데, 글과 자연에서 얻는 힘을 중시하는 대표의 마음이 담겼다. 이곳은 독립 출판물은 물론, 지금 지역사회에서 논의해야 할 주제를 다룬 작품까지 다양한 책을 소개한다. 책을 구매할 때 직원이 “영수증 드릴까요?”라고 물으면 꼭 받아 둘 것. 다다르다의 영수증은 유난히 길고, 그 안에 적힌 내용도 특별하기 때문이다. 영수증에는 서점의 소소한 일상이나 직원이 좋아하는 책 속 구절 등이 담겨 있다. 쉽게 버려지는 영수증을 독자와 소통하는 매개체로 삼은 점이 독특하다. 책방에서 직접 큐레이션한 대전 아날로그 가이드 투어 지도를 무료로 제공한다.
주소 대전시 중구 중교로73번길 6
문의 @differeach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근대건축 문화유산
헤레디움

라틴어로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를 지닌 헤레디움. 원래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수탈 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 지점이었다. 당시 대전을 상징하던 신식 건축물로, 철근 콘크리트와 붉은 벽돌 그리고 경사 지붕으로 이루어진 서양 건축양식이 특징이다. 해방 이후 상업 시설로 이용하다 2004년 9월 근대건축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2년여에 걸친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고, 지금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한다. 주로 클래식 음악 공연과 현대미술 전시를 선보이는데, 2월 28일까지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쿠스 뤼페르츠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 후 1층에서 전시의 여운을 즐겨도 좋다.
주소 대전시 동구 대전로 735
문의 0507-1422-2075
담백함의 진수 이북식 만둣집
개천식당

70년 전통의 이북식 만둣집. 평안남도 개천에 살던 고 백옥실 대표가 피란길에 대전까지 내려왔다가 지금 위치에서 장사를 시작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역 부근 대전중앙시장 입구에 자리해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개천식당의 인기 메뉴는 만둣국과 부추튀김만두. 갈비탕처럼 맑은 국물이 특징인 이곳 만둣국에는 큼지막한 이북식 만두와 함께 쇠고기, 달걀, 당면이 들어간다. 고기와 채소에 고춧가루를 섞은 만두 소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부추튀김만두는 굽듯이 튀겨 내 담백하고 기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부담 없다. 기본 반찬으로 배추김치와 시원한 물김치가 나와 슴슴한 만두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열차 타기 전 시간이 촉박하다면 떡국용 만두를 포장해 가도 좋다.
주소 대전시 동구 대전로779번길 39-2
문의 042-256-1003
야간열차를 기다리며 분위기에 취하는 곳
전기줄 위의 참새

상호만 봐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곳의 정체는 놀랍게도 LP 바다. 안으로 들어서면 이름 그대로 나무 전깃줄 위에 참새가 앉아 있다. 어린 시절 이런 풍경을 자주 보았다는 최평근 대표는 향수가 깃든 장면을 이곳에 재현했다. 그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누는 손님도 있고, 이색적 풍경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손님도 많다. 벽면에는 최 대표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60년 넘게 모아 온 LP가 빽빽하게 들어차 소중한 보물 창고를 엿보는 느낌이다. 신청곡을 건네받은 최 대표는 서가에서 단번에 LP를 골라 노래를 틀어 준다. 음악이 흘러나오면 술과 안주도 찾게 되는 법. 돈가스, 모둠 소시지 등 식사류는 물론 병맥주와 커피 같은 논알코올 음료도 있으니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음악에 취할 수 있다.
주소 대전시 동구 대전로 811
문의 042-533-6686
대전 최초 독립 예술 영화관
대전아트 시네마

2006년 4월에 개관한 대전 최초 독립 예술 영화관인 ‘대전아트시네마’.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영사기가 돌아간다. 허름한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필름 테두리 모양을 양각한 나무 간판과 영화 포스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비에는 긴 테이블과 1000장이 넘는 DVD, 책 등 오래된 영화 자료가 비치돼 있다. 영화 제작에 사용하는 조명 기구와 카메라, 오래된 영화 포스터가 곳곳에 소품처럼 자리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한다. 영화를 기다리며 주인장의 추천 메뉴인 상큼 달큼한 맛의 애플티도 맛볼 것. 영화관은 한 관만 있고, 자유석이라 원하는 좌석에 앉으면 된다. 내부로 들어가면 옛날 영사기와 앉으면 삐걱거릴 것 같은 투박한 빨간 의자가 관람객을 맞는다. 특정 영화의 경우 이벤트로 포스터나 엽서 같은 굿즈를 증정하기도 하니 미리 대전아트시네마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면 좋다. 영화 티켓은 홈페이지나 로비 카운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소 대전시 동구 중앙로 192
문의 042-472-1138
100년 역사가 흐르는 로컬 찻집
소제예찬 1927

전국에 남은 철도 관사촌 중 형태가 가장 잘 보존된 곳은 대전 소제동의 관사 16호다. 이곳이 100년 가까운 시간을 지나 로컬 찻집 ‘소제예찬1927’로 변모했다. 소제동의 아름다운 호수 소제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자 한국 차 문화를 재해석하는 찻집으로, 차분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제예찬1927에서 지역 차 농장과 협업해 다채로운 한국 차의 면모를 알려 온 브랜드 ‘티컬렉티브’는 향 중심의 서양 차와 달리 신선한 찻잎을 각각의 차에 맞는 농도로 우려내는 점이 특징이다. 향긋한 쑥과 로즈메리를 블렌딩한 시그너처 차 아르테미스는 디카페인이라 가볍게 즐기기 좋고,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상큼한 유자를 블렌딩한 유자홍차도 인기 메뉴다. 정과 2종, 양갱 등 다식을 함께 제공하는 티 플레이트는 차 맛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곳에서 맛본 티컬렉티브의 차는 정갈하게 포장돼 선물용으로도 좋다.
주소 대전시 동구 수향길 19 관사 16호
문의 0507-1337-3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