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악의 없는 희망의 충돌

2026년 08월 01일

  • EDITOR 이미선

크리처 액션으로 시작해 외계인이 등장하면서 SF 스릴러로 장르가 바뀐다.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순간 드라마가 펼쳐진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 <호프>를 통해 악의 없는 희망과 모호한 죄책감에 대해 얘기한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외딴 마을, 호포항.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비상이 걸린다. 파출소장 범석은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다가 처참한 광경을 마주한다. 목이 잘린 시체와 건물을 뚫고 지나간 괴이한 흔적. 상대는 호랑이가 아니다. 삽시간에 공포가 확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통신마저 끊기며 마을은 완전히 고립된다. 사냥꾼인 성기 일당은 총으로 무장하고 숲과 산으로 추적 범위를 넓히지만,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를 지닌 괴생명체의 표적이 되며 거꾸로 사냥을 당한다. 그사이 마을에서는 괴생명체들의 공격이 본격화되고, 신참 순경 성애는 범석과 함께 노인들만 남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호프>는 하루 낮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은 범석과 성기의 시선을 따라가며 보이지 않는 괴물을 쫓는데, 영화 시작 후 1시간이 지나도록 괴생명체의 실체를 보여 주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흔적과 이를 본 사람들의 말을 통해 존재감만 부풀려질 뿐이다. 마침내 불청객의 정체가 외계인으로 밝혀지면서 인물 간 갈등이 폭발하고 공포는 극에 달한다.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외계인과 마을을 지키려는 인간이 충돌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호해지면서 관객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과연 <호프>는 누구의 희망일까.
나홍진 감독은 전남광주 해남군 북평면에 호포항 마을을 구현했다. 마을을 통째로 세트장으로 만들고, 배우와 스태프가 3개월간 머물며 촬영했다. 해남군은 주 촬영지인 남창리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옛 버스 터미널 건물을 영화 속 파출소로 새 단장하고, 거리의 상점 간판도 촬영 당시 모습으로 교체한다. 영화 속 경찰차와 조형물도 배치해 볼거리를 늘리고, 곳곳에 영화 배경과 촬영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과 포토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국내외 배우들이 출연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SF, 액션, 미스터리, 괴수물, 재난극의 요소가 결합된 작품으로 러닝타임은 2시간 36분이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