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서사를 담은 수제 비누와 스페셜티 커피, 정직한 한우 다이닝과 맞춤 패브릭, 전통주 티하우스, 그리고 황홀한 야경이 펼쳐지는 전망대까지. 지금 전남광주 나주에서 가장 힙한 동네, 빛가람동의 여섯 공간을 찾았다.

차와 술이 있는 풍경
온기 티하우스


2022년 최예슬 대표가 문을 연 온기 티하우스는 차와 지역의 술, 그리고 몸에 이로운 디저트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최 대표는 차와 술의 경계를 허물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고요하고 따스한 시간을 선물한다. 계절에 맞춰 큐레이션하는 6대 다류의 깊은 차향을 음미하다 보면 나주를 비롯한 전남광주 지역 청년 양조사들이 빚은 전통주와 하이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온기 티하우스의 또 다른 매력은 지리산 가루쌀과 제철 농산물로 매일 구워 내는 비건 글루텐프리 디저트다. 밀가루, 달걀, 버터, 유제품을 일절 쓰지 않아 알레르기나 소화불량에 대한 부담이 없다. 시그너처 메뉴 ‘할매 케키’는 쑥과 흑임자의 고소하면서 적당한 단맛이 특징으로, 깔끔한 차는 물론 의외로 정갈한 전통주와도 근사한 합을 이룬다. 최 대표는 매달 ‘심야다방’을 테마로 다양한 미식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제철 식재료로 건강한 식탁을 차려 내는 팜투테이블(farm-to-table) 다이닝 행사도 진행한다. 속도를 늦추고 오감을 열어 차 한잔, 술 한 모금의 온기를 더하는 시간이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배멧1길 30-1
문의 0507-1350-2458
다정한 온기가 흐르는
마콤


빛가람 호수공원 동쪽, 고즈넉한 거리 한편에 자리한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마콤에서는 다정한 온기가 흐른다. 마콤(Macomb)은 박혜원 대표가 대학 시절 어학연수를 하러 찾은 미국 일리노이주의 작은 시골 마을 이름이다. 당시 홈스테이로 인연을 맺은 어르신 존과의 다정한 아침 식사가 박 대표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풍경으로 남았다. 마콤이 선보이는 메뉴에는 직접 소를 키우며 정육 유통 경험을 쌓은 박혜원 대표의 남편, 김유성 대표의 내공이 담겨 있다. 고품질 한우를 보다 친근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햄버그스테이크와 파스타, 리소토 등의 메뉴로 풀어냈다. 쌀과 고춧가루 등 기본 식재료도 어머니가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사용한다. 좋은 국산 재료로 정직하게 차려 낸 한 상은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 준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그린로 317-17
문의 0507-1326-1084
취향을 깨우는 시간
도하커피바

8년 동안 10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한 전문 로스터이자 교육자인 이도하 대표가 운영하는 도하커피바에선 매달 최고 등급의 하이엔드 커피를 소개하고, 2주마다 다채로운 스페셜티 원두를 선보인다. 덕분에 라즈베리와 자두의 산뜻한 과일 향이 매력적인 무산소 발효 커피부터 스페셜티 커피 4가지를 즐기는 도하커피 오마카세까지 매번 놀라운 커피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 대표가 지향하는 커피 맛의 중심에는 언제나 단맛이 자리한다. 원두 본연의 산미나 개성을 억지로 누르지 않으면서도 쓴맛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단맛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그만의 노하우다. 이를 위해 생두 선별부터 로스팅, 커피 추출 과정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섬세하게 접근한다. 커피가 가장 맛있게 추출되는 구간의 성분만 극대화해 마치 에스프레소처럼 농축된 에센스를 내리는 것이 특징. 물에 희석해 가볍게 즐길 수도, 진한 에센스 그대로 음미할 수도 있는 독창적인 방식이다. 한 잔의 커피가 주는 가장 깊고 정교한 경험을 제안한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그린로 339
문의 0507-1352-6075
향을 빚는 수제 비누 공방
125솝

“비누 한 덩이를 내 손으로 완성해 내는 일은 저에게 ‘작은 성공’이었어요. 그 성취감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낮아진 자존감도 되찾았죠.” 부드러운 향이 문밖까지 풍겨 나오는 수제 비누 공방 125솝의 김수현 대표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던 음악 선생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연히 접한 천연 허브 향이 지친 마음을 달래 주었고, 취미로 시작한 비누 만들기는 삶의 전환점이 됐다. 125솝에선 피부 타입별 맞춤 오일과 인공 향료가 아닌 천연 에센셜 오일만 고집해 순하고 깊은 향을 전달한다. 공방 한쪽에는 나주의 대표 국가유산인 금성관과 남고문을 모티브로 한 비누, 나주산 배즙으로 만든 ‘나주 배 비누’ 등 나주의 서사를 담은 특별한 비누들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혼자만의 작업에 머물지 않고 원데이 클래스와 출강, 자격증반 수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단단하게 굳힌 125솝의 비누에는 바쁜 현대인에게 작은 성취감과 휴식을 선물하고 싶은 김수현 대표의 마음이 스며 있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교육길 13
문의 0507-1362-1094
삶을 짓는 정성
안다미로 바느질방

‘안다미로’는 ‘그릇에 담은 것이 넘치도록 많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패브릭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제작을 아우르는 작업실, 안다미로 바느질방을 이끄는 주인공은 김은숙 대표다. 서울에서 논술을 가르쳤던 그는 오랜 시간 독학으로 익힌 바느질을 전문적으로 배워 2017년 나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안다미로 바느질방에는 정해진 규격이나 한계가 없다. 광목, 리넨, 거즈 같은 기본 원단을 구비해 놓은 것은 물론, 패딩 충전재를 넣은 특수 커버, 버려진 청바지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소품 등 패브릭으로 구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주문 제작을 능숙하게 해낸다. 김 대표의 수강 방식 또한 특별하다. 초급, 중급 등의 천편일률적인 과정 대신 일대일 수업을 고집한다. 영상 매체에서는 생략되기 쉬운 기초 밑작업과 실전 바느질 팁, 재봉틀 다루는 노하우도 배운다. 공방 안에는 최신 트렌드인 거즈 소재 주방 소품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빨간 머리 앤’ 소품, 그리고 손때 묻은 부자재가 어우러져 있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문화로 204
신도시의 초록 쉼표
빛가람호수공원 & 빛가람전망대


나주 빛가람동에 위치한 빛가람호수공원과 빛가람전망대는 도시와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휴식 공간이다. 해발 80미터의 야트막한 배메산과 52만여 제곱미터의 드넓은 수변 공원이 어우러져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공원 중심에 우뚝 솟은 빛가람전망대는 나주의 대표 특산물인 배의 곡선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높이 20.7미터의
5층 규모로,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로 탁 트인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낮에는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과 수변 공원의 싱그러움이 빛을 발하고, 해가 지면 도심의 화려한 불빛과 수면 위로 산란하는 빛의 잔상이 뒤섞여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여정 또한 특별하다. 발아래로 아스라이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 것. 내려올 때는 둥근 원통 속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돌미끄럼틀이 짜릿한 스릴을 더한다. 1~2층 전시관에서는 나주의 오랜 역사와 혁신도시로의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주소 전남광주 나주시 호수로 77(빛가람전망대)
문의 061-339-2715(빛가람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