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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조각의 도시

조각가 김종영, 문신, 박석원 등을 배출한 경남 창원에서 제7회 조각비엔날레가 열린다. 전시장 네 곳을 둘러보며 해당 공간과 작품의 긴밀한 관계를 살폈다.

UpdatedOn Octobe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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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 에어록’

최고은, ‘ 에어록’

❶ 성산패총

1973년 11월 창원기계공업단지 조성 공사를 하던 중 조개 무덤이 발견되었다. 성산패총은 공장 지대에 위치한 유적지라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곳이다. 제2회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인 최고은의 신작 ‘에어록’을 성산패총유물 전시관 2층 발코니에서 관람한다. 파이프 사이로 바라보는 자연 풍경이 새롭고, 조형물의 고정된 선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를 연결하면 또 다른 예술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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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 회전 계단’

문신, ‘ 회전 계단’

❷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문신이 14년을 설계해 세운 미술관이 전시장 역할을 한다. 미술관 내부의 ‘회전 계단’은 1991년에 시멘트로 만들었다가 이후 아피통으로 다시 제작한 구조물이다. 나선형 계단은 비엔날레 제목에 인용한 김혜순 시인의 ‘잘 익은 사과’ 시구절처럼 끊기지 않게 깎은 사과 껍질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공간에 크리스 로·권오상 등의 작품을 배치했으며, 문신 작가가 사랑한 마산 앞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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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 목전주’

정현, ‘ 목전주’ ⓒ 창원문화재단

❸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1980년 ‘새마을회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국가산단 노동자의 복지 센터와 교육장 기능을 할 창원복합문화센터가 건립됐다. 2007년부터 경기도미술관 마당을 지킨 정현의 ‘목전주’가 이 건물 앞 운동장에 잠시 머무른다. 전봇대로 사용했던 나무 기둥 여섯 개가 하늘을 향해 높이 뻗어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구령대, 축구 골대, 향나무만 남은 운동장에서 이제는 사라진 소리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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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아키, ‘ 종’ / 박나라, ‘ 기다림’

온다 아키, ‘ 종’ / 박나라, ‘ 기다림’

❹ 성산아트홀

전시장 네 개 중 가장 많은 작품을 소개하는 성산아트홀은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등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다루는 주제를 한 눈에 파악하기 좋다. 유독 시선이 가는 박나라의 ‘기다림’은 밀가루를 반죽해 여성이 임신 기간 동안 겪는 신체 변화를 표현한 작품이다. 분리된 신체에서 작가가 경험한 무력감이 드러난다. 온다 아키는 15년간 수집한 종을 원탁에 올렸다. 유리와 흙으로 만든 각각의 종이 어떤 이유로 울렸을까 생각해 본다.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큰 사과가 소리 없이>는 창원 일대에서 국내외 작가의 작품 177점을 선보인다.

기간 11월 10일까지
문의 changwonbiennal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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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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