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년 전, 150억 톤 운석이 캐나다에 떨어졌다. 샤를부아는 운석이 남긴 커다란 분지를 포함한 6000제곱킬로미터 규모의 지역을 일컫는다. 국기에 단풍잎이 들어갈 만큼 화려한 가을을 자랑하는 캐나다의 가을 대표 여행지가 메이플로드다. 나이아가라폭포에서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을 거쳐 이어지는 800킬로미터 길이 메이플로드의 하이라이트로 샤를부아 지역을 꼽는다. 대서양을 향해 흐르는 세인트로렌스강과 웅장한 로렌시안 산맥, 드넓은 초원과 바다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에 은색의 윤슬까지 색색의 향연을 펼친다.
퀘벡과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지만 많은 사람이 그보다 두 배 넘는 시간이 걸리는 샤를부아 열차에 탑승한다. 두 량짜리 기차는 퀘벡시티 몽모랑시 폭포역을 출발해 라말베에 이르는 125킬로미터를 천천히 넉넉하게, 때로는 아슬아슬하게 달린다. 신비로운 대자연, 그 속의 마을과 목장 풍경이 눈을 못 떼게 한다. 첫 번째 정차역은 작은 마을 베생폴이다. 빼어난 경관에 사로잡힌 예술가가 모여들어 예술가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이곳은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가게가 늘어서 마치 애니메이션 한 장면에 들어온 느낌을 선사한다. 그 유명한 공연 <태양의 서커스> 발상지이기도 하다. 종착역인 라말베는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조용한 산책은 물론, 자전거를 빌려 본격적인 하이킹도 가능하다. 강 주변을 따라가는 세인트로렌스 루트와 전망이 훌륭한 마운틴 로드 어느 쪽을 고르든 최고의 선택이 된다. 샤를부아에서 빼놓으면 아쉬운 것이 고래 탐방이다. 고래 13종을 비롯해 동식물 2000종이 서식하는 해양 보호구역 사게네세인트로렌스 해양공원에서 11월까지 고래 탐방선을 운행한다.
기후 위기 때문에 갈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요즘, 그럼에도 자연이 가을을 잊지 않고 챙긴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다채롭고 강렬하면서도 서정 넘치는 계절이 지나간다. 가을의 절정은 겨울의 축제로 이어진다. 단풍의 색이 눈의 흰색으로 덮일 때 샤를부아는 스파와 겨울 액티비티 성지로 거듭난다. 여행자의 의무는 감탄한 만큼 자연을 보전하고 사랑하는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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