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미는 높은 권위를 가진 기와 건물에 사용한 특수 기와다. 용마루 양 끝에 하나씩 올리는 장식 기와로, 모양이 새의 날개나 물고기 꼬리를 닮았다. <삼국사기>를 보면 신분에 따라 가옥 크기는 물론 사용 가능한 기와 또한 규정했다고 나온다. 한국에서 치미가 출토되는 곳은 주로 불교 사원이다. 물론 궁궐과 관청 지붕에도 치미를 올렸을 것이다. 백제 왕흥사지 치미는 윗부분이 활처럼 휘었으며, 옆면에는 계단 모양 주름이 있다. 앞쪽은 용마루 위 기와와 연결하기 위해 볼록하고, 곳곳을 연꽃과 구름무늬가 장식한다. 이 치미는 왕흥사 창건 시기인 6세기 후엽에 만들어졌다 추정하는데, 실물로 발견된 삼국의 치미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만듦새가 우아하고 완숙해 백제인은 이보다 일찍 치미를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가 소장한 귀한 유물을 현재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백제실에서 전시 중이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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