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IP
서울 용산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도인 경의선은 1906년에 개통했다. 경의선을 지하화하면서 남은 옛 철길이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경의선 숲길’이라는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수도권 전철 효창공원앞역에서 출발해 공덕역을 지나 가좌역까지 이어지는 길은 총 6.3킬로미터. 평범한 공원과 달리 기다랗고 폭이 좁은 구조가 이곳이 철길이었음을 알려 준다. 경의선 숲길을 따라 개성 넘치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 걷는 재미가 있다. 일부 구간에는 철길을 보존해 두었다.
리틀갱스터
메뉴 망고 쏨땀 샐러드 플래터 2만 3000원 말라카 스윗 앤 사워 라이스 1만 7000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새창로12길 11-3
문의 @vegan_littlegangster
리틀갱스터_동그랗게 두른 그린빈에 겹겹이 쌓은 채소, 그 위에 가지런히 올린 샛노란 망고. 이 낯선 음식은 ‘리틀갱스터’의 신메뉴 ‘망고 쏨땀 샐러드 플래터’다. 동남아시아, 일본, 유럽 등 다국적 일상식을 선보이는 이곳은 퓨전 비건 레스토랑을 지향한다. 채소를 갈고 졸여 모든 메뉴에 들어가는 소스를 만드는 정성 어린 과정을 거치는데, ‘말라카 스윗 앤 사워 라이스’의 강정을 감싼 달콤한 소스도 이렇게 탄생했다. 오랜 시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자연 담은 시그니처 파스타’의 포모도로 소스도 마찬가지.
올해로 요리를 시작한 지 10년 차가 된 유지영 대표는 여전히 메뉴 개발에 열정이 넘친다. 괌, 호주 등에서 근무한 그에게 해외로 떠나는 일은 새로운 자극을 얻는 연례행사다. 현지 시장과 마트에서 낯선 식재료를 경험하고, 그 재료를 활용한 현지의 음식을 맛보며 영감을 얻는다. 미식의 즐거움뿐 아니라 메뉴 간 조화로움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아홉 코스로 이루어진 비건 뷔페를 열어 손님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의 끝없는 도전으로 탄생한 이색적인 조합이 비건 메뉴의 다양성을 보여 준다.
+ 경의선 숲길, 한 걸음 더
야외 좌석을 마련한 비건 카페 ‘홀트’. 반려동물을 환영하는 공간으로 산책하다가 커피 한잔 마시기 좋다. 내부에서도 통창을 통해 푸릇푸릇한 풍경을 눈으로 음미할 수 있다.
슬런치 팩토리
메뉴 슬런치 페퍼로니 피자 2만 3000원 그린 시금치 뇨끼 2만 30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61-6
문의 @slunch_factory_hongdae
슬런치 팩토리_2012년 상수동에서 문을 연 ‘슬런치 팩토리’가 지난해 9월 연남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계별 비건 메뉴를 판매하는 이곳은 비건과 논비건이 함께 즐기는 공간이다. 비건 와인도 있어 모임 장소로 제격이다. 인기 메뉴는 달걀과 버터 없이 만든 ‘그린 시금치 뇨끼’. 입안에서 수제 뇨키의 거친 질감, 완두와 버섯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비건 치즈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피자를 주문할 땐 비건 치즈를 선택해도 좋다. 순두부를 베이스로 직접 개발했는데, 먹은 후 포만감을 고려해 지방과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치즈와 비슷하게 맞추는 데 중점을 두었다. ‘슬런치 페퍼로니 피자’에 올라가는 비건 페퍼로니 역시 자체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이현아 대표는 단순히 건강해 보이기만 하는 음식보다는 논비건이 먹어도 맛있는 음식에 집중한다. 기존 음식을 대체하는 영역을 점차 넓히는 게 그의 지향점이다. 식당을 찾은 비건 친구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식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을 가졌다는 이 대표. 함께하는 테이블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그 덕분에 모든 사람이 각자 원하는 음식을 앞에 둔 채 웃고 이야기하는 풍경이 가까워졌다.
+ 경의선 숲길, 한 걸음 더
친환경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지구샵 제로웨이스트홈’.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외에도 다양한 다회용품을 만날 수 있다. 세제를 공병에 담아 구매하는 리필 스테이션도 추천한다.
언덕
메뉴 첫 번째 언덕 1만 3500원 접힐 언덕과 뿌려진 덩어리 1만 35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5길 57
문의 @abandoned.sandwich
언덕_주택을 리모델링한 공유 오피스 ‘로컬스티치 연남’. 이곳 1층에서 독특한 형태와 이름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비건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ABANDONED SANDWICH(어밴던드 샌드위치)’라는 이름으로 검색되지만, 단골손님은 ‘언덕’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부른다. 대표 메뉴는 ‘첫 번째 언덕’. 천연 발효종 바게트 사이에 두둑하게 얹은 채소는 소이 마요와 견과류 페스토로 버무려 고소함이 일품이고, 아삭한 사과가 느끼함을 잡아 준다. 납작한 피타 브레드 위에 연근, 감자, 고구마 등 뿌리채소를 한가득 쌓은 ‘접힐 언덕과 뿌려진 덩어리’는 채소 본연의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거품이 몽글몽글하게 올라간 ‘진저 두유 라떼’와 잘 어울리는 메뉴.
박민혜 대표는 단어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전부터 계속해 왔다. 현재는 저마다 의미를 부여한 다양한 모양의 샌드위치로 언덕을 표현한다. 그는 매일 아침 망원시장에 가서 재료 상태를 보고 손님에게 선보일 새로운 메뉴를 고민한다. 종종 배달 신청을 받아 자전거 배송 서비스 긱쿠리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연남동 외 지역으로 향하기도 한다. 문고리에 걸어 둔 귀여운 포장지로 감싼 샌드위치가 선물처럼 느껴질 테다.
+ 경의선 숲길, 한 걸음 더
떠먹는 케이크가 유명한 비건&글루텐프리 베이커리 ‘지구제과’. 각 디저트 옆에 재료와 원산지를 적어 두었고, 친환경 용기를 사용해 믿음직스럽다. 하루 전에 인스타그램으로 예약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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