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하면 어디가 떠오를까? 뉴델리, 바라나시, 자이푸르, 스리나가르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북쪽 도시라는 것이다. 남쪽으로 시야를 넓힐 경우 뭄바이가 있지만, 거기까지. 한국인이 친숙하게 여기는 여행지는 거의 북쪽에 몰렸고, 범위를 확장해 본들 가장자리에 뭄바이가 놓일 가능성이 크다. 지도를 살핀다. 뭄바이와 반도 남단 사이에 광활한 공간이 보인다. 지구에서 일곱 번째로 큰 나라, 우리는 분명히 무언가 놓쳐 왔다. 아래로 시선을 옮기자 데칸고원에 지명 하나가 나타난다. 통계마다 다르다 해도 인구가 최소 1300만 명인 거대 도시, 자국 전체 IT 수출량의 38퍼센트를 차지하는 첨단 도시, 숱한 공원이 산재한 정원의 도시, 그래서 인도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선망의 도시, 벵갈루루.
IT 산업 본거지답게 유행을 선도하고 즐기는 이가 가득한 벵갈루루. 아시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의 비그 브루스키(Byg Brewski)를 비롯해 크고 작은 브루어리가 넘칠 만큼 많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특히 규모는 작되 개성이 뚜렷한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성지로 일컬어진다.
벵갈루루는 6000여 년 전 인간이 정착한 이래 여러 왕국과 역사를 함께했다. 벵갈루루 궁전, 티푸 술탄의 여름 궁전, 술탄이 지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랄바그 식물원이 그 역사를 증명한다. 쿠본 파크 같은 공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유적지가 많아 여행이 즐거운 벵갈루루는 현재 남인도 메트로폴리스이기도 하다. 1791년 영국 침공을 계기로 양국 사람에게 주목을 받아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이미 100만 명 가깝던 인구가 1300만 명에 이르는 사이에 마천루가 하늘을 수놓은 IT 수도, 쇼핑몰이 밀집한 시대의 아이콘이라는 명성을 더했다. 국립 현대미술관이 들어선 2000년대부터 갤러리가 속속 건립된 데다, 인도 아트 페스티벌 등 각종 축제를 열어 문화 예술을 만끽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 치안이 좋다는 점 또한 반가운 소식이다. 다시 인도 지도를 살핀다. 이제는 먼저 남쪽으로 향한 시선이 데칸고원 산지의 지명 하나에 꽂힌다. 벵갈루루. 전통은 전통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생생하며 동시에 조화로운 그곳.
벵갈루루의 문화 예술 여행지가 또 추가된다. 2월 18일 오픈 예정인 미술&사진 미술관(MAP)은 도심의 박물관 구역에서도 중심에 들어섰다. 인도 최고 미술 수집가 아비셰크 포다르와 뜻 있는 이들이 기증한 인도 미술 작품, 발리우드 등 대중 예술 자료 총 2만여 점을 차근차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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