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가을, 문인화가 정수영은 친구 여춘영과 함께 금강산 유람에 나섰다. 명경대·구룡폭포·총석정·해금강 등 금강산의 빼어난 경치를 초본으로 남겼고, 그 후 자신만의 필치를 더해 그림 23점과 글 세 건을 수록한 <해산첩>을 완성했다.
<해산첩>의 여러 그림 중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 눈에 띄는 작품이 ‘해금강 군옥대’다. 군옥대는 금강산 동쪽 해안인 해금강에 위치한 기이한 모양의 돌 봉우리다. 정수영은 그림에 남긴 글에서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있노라니 더욱 신기하다는 생각만 일 뿐이다”라고 썼다. 화면 아래에 돌 봉우리를 일렬로 그려 공간감을 살렸고, 그 위에는 거친 파도를 독특한 시점으로 표현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일렁이는 푸른 파도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 ‘해금강 군옥대’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이홍근실(205호)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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