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취향의 탐색, 완성의 기쁨

2025년 02월 09일

  • EDITOR 신송희
  • PHOTOGRAPHER 김은주

서울의 다양한 취향이 모이는 동네, 성수동. 나만의 특별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찾았다.

누구나 화가가 되는 곳
성수미술관

나만의 미술 작품을 만드는 체험 공간. 성수미술관에서는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 미리 마련된 도안에 원하는 색을 칠하는 쉬운 과정이라 눈 깜짝할 새 근사한 그림을 완성한다. 최근에는 베어브릭에 연필로 스케치하고 페인트로 색칠한 뒤 말리는 베어브릭 페인팅 체험도 인기다. 공간은 벽이 뚫린 곳과 거울이 있는 곳으로 나뉜다. 각 공간에는 두 명이 이용 가능한 의자와 이젤을 두었다. 방문객들의 낙서로 가득한 벽은 마치 그라피티 아트처럼 자유분방한 느낌을 자아내 영감을 샘솟게 한다. 기본 재료로 주어지는 아크릴물감 사용 시 붓은 물기를 충분히 뺀 후 색칠해야 발림성이 좋고, 색이 마른 뒤 덧칠하기를 반복했을 때 더 깔끔하고 선명하게 표현된다. 다만, 아크릴물감은 잘 지워지지 않기에 앞치마와 토시 착용이 필수다. 이 외에도 오일 파스텔, 네임 펜, 색연필, 매직 등 다양한 미술용품은 다양한 질감을 살린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기에 좋다. 귀여운 빵모자는 화가가 된 기분을 내기 좋은 소품이니 활용해 보자. 체험은 2시간 간격으로 예약 가능하며, 만석이 아닐 경우 무제한 그릴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8길 39
문의 0507-1324-1143
비용 1인 입장권 2만 3000원(저작권 있는 도안 추가 비용 2900원)

세상 귀여움은 다 모인 키링 천국
서울숲 딱따구리 성수

서울숲 딱따구리 성수는 모루 인형 키링, 뽑기 파우치 키링, 인형 파우치 키링, 와펜 키링 등 세상 모든 키링이 다 모인 곳이다. 2000가지 이상의 재료를 보유해 취향대로 골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인기 많은 체험은 모루 인형 키링 만들기와 뽑기 파우치 키링 만들기다. 모루는 철사에 털실을 감아 만든 공예 재료를 뜻한다. QR코드로 연결된 동영상을 보면서 원하는 색의 모루를 접고 당기고 돌리고 꼬기를 반복하며 차례로 귀, 얼굴, 팔, 다리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토끼, 곰, 오리의 모양새를 갖춰 간다. 이 인형에 눈과 코를 붙이고 옷과 액세서리까지 장착해 원하는 가방에 달아주면 한층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파우치에 취향껏 다양한 재료를 가득 채워 완성된 뽑기 파우치 키링도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준다. 누구나 쉽게 귀여운 아이템을 만들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남산과 지나가는 기차가 보이는 루프톱에서 완성한 키링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어도 좋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22
문의 0507-1459-0689
비용 모루 인형 키링 만들기 1만 2900원

안온함이 머무는 도예 공방
예술로51

볕이 잘 드는 2층에 자리한 예술로51은 아늑하고 포근한 온기가 가득한 도자기 공방이다. 도예가 집안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가마실에서 놀던 서지숙 대표는 이곳에서 낮은 채도와 묵직한 색감의 그릇을 빚어내고 있다. 흙의 철분이 그대로 노출된 검은 반점 그릇은 예술로51의 시그너처로, 고아한 멋이 흐르면서도 거친 질감이 살아 있어 인기가 많다. 흙덩이를 두드리고 펴낸 뒤 원하는 석고 틀에 밀착시켜 모양을 만드는 핸드 빌딩 체험에서 관건은 흙을 조심스레 다루는 것. 흙은 외부 자극을 기억하고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에 조급하게 다루면 가마에서 휘거나 갈라질 수 있다. 컵을 만드는 물레 체험에서는 발판으로 물레를 돌리면서 물을 적신 손으로 기둥 모양의 흙을 감싸 살살 어루만지며 형태를 갖춰 간다. 그릇 모양이 완성되면 유약을 발라 색을 입히는데, 황동색과 청자색 등 독특한 색감의 유약을 일곱 가지나 보유해 선택의 폭이 넓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완성한 도자기는 두께가 얇아 휴대성과 실용성이 높다. 요즘에는 이곳의 마스코트인 강아지 예술이를 보러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1길 8
문의 0507-1377-0871
비용 핸드 빌딩(접시 2개) 7만 5000원

병뚜껑의 알록달록한 변신
위키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하면서 개성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다면 위키를 추천한다. ‘우리는 결국 지구를 지키게 돼 있어(We Eventually Keep Earth)’라는 영어 문장의 앞 글자를 따 이름 지은 위키(WEKE) 는 버려지는 병뚜껑을 수거해 키링 만들기 체험을 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먼저 음료 라벨에 ‘HDPE’라고 적힌 병뚜껑을 준비할 것.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약자인 HDPE는 열을 가할 때 연기나 냄새, 유해 물질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체험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병뚜껑 입구가 위로 향하게 내열 시트 사이에 놓은 뒤 열을 가하는 기구로 천천히 녹인다. 병뚜껑마다 높이가 달라 열이 고루 전달되도록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병뚜껑 안쪽 공기가 빠지면서 나는 ‘타닥’ 하는 마찰음이 마치 장작 타는 소리와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병뚜껑이 고무찰흙처럼 되면 접고 녹이기를 반복하는데, 그 횟수가 적을수록 병뚜껑 고유의 색이 살아난다. 일정한 두께가 되면 도장을 찍은 뒤 열이 식기 전에 칼로 다듬고 키링과 어울리는 오링과 군번줄을 끼워 완성한다. 병뚜껑 색 조합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에 이곳에서 만든 키링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8길 4
문의 0507-1319-1378
비용 무제한 업사이클링 키링 만들기 2만 1000원

유일무이한 색을 창조하는 실험실
모나미스토어 성수점

만년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두 눈이 번쩍 뜨일 체험 공간.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색을 만들어 소장할 수 있는 잉크랩 체험을 운영 중이다. 다양한 문구류가 모인 공간 가운데 화려한 색의 물감을 풀어 놓은 플라스크와 잉크병, 조그마한 유리 비커가 진열되어 있는데, 흡사 실험실을 연상시킨다. 15가지 색 중 최대 5가지를 골라 원하는 비율로 섞으며 색을 제조하는 경험이 특별하다. 어떤 색이 나올까. 잉크를 한 방울씩 떨어뜨릴 때마다 기대감이 증폭된다. 궁금할 때는 유리 막대로 잉크를 섞은 뒤 펜촉에 찍어 종이에 직접 그려 보며 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종이에 닿은 잉크가 마르면서 색이 확연히 변하기 때문.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다!’ 하는 색이 나온다. 레시피 종이에 잉크 비율을 기록하면 나만의 색으로 가득 채운 잉크병과 플러스 펜을 건네받는다. 내가 만든 유일한 색이니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말자. 같은 레시피로 재주문도 가능하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04
문의 02-466-5373
비용 잉크랩(잉크 DIY 체험) 2만 5000원

맛과 색감, 건강까지 담은 담금주 공방
유유히 성수

지난해 6월에 오픈한 유유히 성수는 담금주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한다. 공간에 들어서자 유리병에 가지런히 담긴 23가지 오색 빛깔 재료가 눈을 사로잡는다. 무화과, 파파야 같은 과일과 국화, 히비스커스 같은 꽃은 물론 로즈메리, 박하 등 허브와 야관문, 헛개 등 약초까지 다양하다. 모든 재료는 맛이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건조해 사용한다. 수업은 맛도 매력도 다 다른 유유히 성수의 시그너처 담금주 3종 시음으로 시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담금주를 만들지 고민하는데 재료마다 다른 의미와 효능, 추천 조합까지 배울 수 있다. 공부를 끝냈다면 먼저 원하는 당도에 맞춰 얼음 설탕을 넣은 뒤 병에 반절 정도 재료를 담는다. 그런 다음 30도 이상의 증류주로 병을 가득 채운다. 증류주는 30도 이상은 돼야 술을 담갔을 때 재료 본연의 맛이 더욱 잘 살아난다. 유유히 성수의 증류주는 국내산 배 농축액을 첨가해 목 넘김이 부드럽다. 끝으로 담금주 이름, 제조 날짜, 오픈 날짜, 재료를 기록한 카드를 묶으면 나만의 담금주가 완성된다. 담금주는 최소 한 달 이상 실온에 보관했다가 음용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함께 만들거나, 재료의 의미와 효능을 담아 소중한 이에게 선물해도 좋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9길 5
문의 0507-1498-2381
비용 담금주 만들기 500밀리리터 3만 5000원(매달 변동, 문의 필요)

스트레스는 날리고 포근함은 더하는 터프팅
마이페이보릿띵스

겨울철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복슬복슬한 촉감의 소품을 장만하고 싶다면 마이페이보릿띵스로 향하자. 이곳은 공예 기법 터프팅으로 원하는 디자인의 러그, 거울, 휴대전화 케이스 등 소품을 만드는 공방이다. 터프팅이란 머리카락, 잔디 등이 촘촘하게 난 다발을 뜻하는 영어 ‘터프트(tuft)’에서 온 명칭으로, 총처럼 생긴 터프팅 건을 이용해 천에 실 다발을 심는 기법을 말한다. 상담을 통해 도안을 결정하면 밑그림과 함께 기본 틀을 제공하며, 체험자는 원하는 색깔의 실을 골라 작업을 시작한다. 터프팅의 매력은 속도감이다. 터프팅 건을 직각으로 들고 천에 총을 쏘듯 앞으로 강하게 밀면 ‘두두두두’ 소리를 내며 빠르게 실이 심어진다. 이때 손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지는데, 내면의 꽉 막힌 에너지를 바깥으로 쏟아 내는 듯한 쾌감이 들어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테두리부터 안쪽으로 촘촘히 메운 뒤 실이 풀리지 않도록 라텍스 접착제로 붙이고 메시 원단을 덧대어 밀착력을 높인다. 이후 드라이기로 말린 뒤 틀에서 분리해 트리머와 가위로 세심하게 다듬으면 일상에 포근한 감성을 더해 줄 나만의 소품이 완성된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가길 24
문의 0507-1318-3652
비용 미니 소품(트레이, 미니 러그 등) 9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