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로컬 체험과 미식, 열 가지 이야기
색다른 로컬 체험
지역 자원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전북을 발견하고, 취향에 맞는 여행을 경험하는 전북 대표 로컬 체험을 모았다.
전주


디스트릭트 7
전주를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
옛 전주성의 사대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남문, 풍남문 광장 로터리에 자리한 디스트릭트7에선 외국인 여행자 대상의 문화 체험 프로그램 ‘전주 플로우(Jeonju Flow)’를 운영한다. 디스트릭트7의 나병석 대표가 고안한 것으로 외국인 여행자들이 전주 구도심을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주 플로우는 풍남문이 한눈에 보이는 창가에서 나 대표가 들려주는 전주 스토리텔링으로 시작된다. 19세기 후반 전주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완산부지도’ 속 전주와 현재의 전주를 비교하고, 풍남문에서 전라감영까지 조선 시대 전주부성 안에서 가장 번화했던 감영로 등을 소개한다. 조선 후기 보두네 신부가 전주성과 성벽의 돌을 사들여 전동성당을 지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전주 플로우’의 하이라이트는 전주의 맛을 재해석한 ‘비비는 빵’ 만들기다. 식빵 위에 콘버터 소스와 떡갈비, 달걀프라이, 각종 채소 고명을 얹고 고추장 마요 소스나 간장 마요 소스를 더해 젓가락으로 비벼 먹는 체험으로, 비빈 빵 위에 복숭아 가루를 뿌려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18세기에는 전주 곳곳이 복숭아밭이었다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복숭아 가루가 독특한 풍미를 더한다. 비비는 빵을 맛본 참가자들은 루프톱에 올라 풍남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전주 지도를 들고 도시 산책에 나서기도 한다. 저마다의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37-4
문의 070-8865-9128


전주기접놀이보존회
농악과 용기놀이가 어우러진 전주 민속놀이
과거 전주부 우전면 계룡리(현재 전주시 삼천동 일대)에서는 농사가 마무리되는 백중에 맞춰 네 마을 사람들이 모여 굿판을 벌였다. 마을을 상징하는 깃발을 휘두르는 용기놀이와 신명 나는 농악, 보리대춤과 농요 등이 한데 어우러진 민속놀이로 ‘계룡리합굿’이라 불렀다. 이 중 용기놀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는 ‘전주기접놀이’로 명칭이 바뀌었다. 마을 공동체가 함께 농사짓고 서로 돕던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이어져 온 전주 대표 민속 문화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누구나 전주기접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민속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관객이 직접 동작을 익혀 공연에 참가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관객은 먼저 전주기접놀이의 유래와 의미를 배우고 공연을 관람한다. 이어 관객들끼리 배역을 정해 몸으로 전통문화를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장구, 소고, 용기놀이를 익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가 참여해 합굿을 벌인다. 신명 나는 농악 장단에 맞춰 각자 맡은 역할을 소화하는 사이 관객들은 공동체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는다. 정규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하며,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사전 예약자에 한해 전주기접놀이의 핵심인 용기놀이를 30~40분 동안 배운다. 전주의 옛 마을 문화를 온몸으로 느껴 보고 싶다면 전주기접놀이 체험을 추천한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세내로 39
문의 063-225-0505
정읍


한국술도가
막걸리 빚기 체험 내장산 쌀누룩 마실
내장산 서래봉이 올려다보이는 정읍 산기슭에 한국술도가가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술작가’는 강문찬 대표. 좋은 술은 좋은 재료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그는 정읍 쌀 ‘단풍미인’을 씻고, 찌고, 균을 접종해 쌀누룩을 만들고 찹쌀로 전통주를 빚는다. 그렇게 만든 술이 ‘월탁’ ‘빨간 월탁’ ‘서래연’ ‘달하’다. 이 중 월탁(13.1도)은 정읍산 찹쌀과 직접 빚은 쌀누룩을 60일간 자연 발효한 생막걸리로, 산미가 산뜻하게 다가온다. 붉은 쌀누룩 흥국으로 빚어 곡 향이 은은하고 맛이 달콤한 빨간 월탁은 2026년 전북 ‘올해의 건배주’로 선정됐다. 한국술도가에선 고두밥에 쌀누룩을 섞어 막걸리를 빚는 체험 프로그램 ‘내장산 쌀누룩 마실’도 운영한다. 막걸리 빚기와 전통주 4종을 시음하는 ‘베이식 체험’과 베이식 체험에 발효 주전부리를 더한 ‘시그너처 체험’, 베이식 체험에 발효 밥상을 더한 ‘프리미엄 체험’까지 세 종류로 구성돼 있다. 발효 밥상이란 쌀누룩으로 숙성한 발효 음식으로 차린 상이다. 프리미엄 체험에 참여하면 쌀누룩으로 이틀간 숙성한 돼지 수육이나 항아리구이를 막걸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 대신 쌀누룩에 숙성한 장어구이를 맛봐도 좋고, 발효 밥상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음식을 쌀누룩으로 숙성하는 기간이 필요해 예약은 필수다.
주소 전북 정읍시 답곡길 70-12
문의 0507-1489-1990
무주

정원산책
정원사의 해설을 듣는 정원 카페
덕유산 자락 해발 560미터에 자리한 정원산책은 개인이 조성한 정원이자 전망 좋은 카페다. 봄부터 가을까지 각기 다른 꽃이 피고 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자기만의 정원을 꿈꿔 온 홍성학 씨는 은퇴 후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아 발품을 팔았고, 2016년 전북 무주에 터를 잡았다. 땅을 일궈 꽃과 나무를 심고 잡초를 뽑으며, 오랫동안 쓰이지 않던 축사와 주변 밭을 정원으로 가꿨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이 늘자 딸 홍슬기 대표가 방문객이 편안히 머물며 정원을 즐기도록 2018년 카페 정원산책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소규모로 정원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홍성학 정원사의 정원 조성 이야기를 듣고, 꽃과 식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정원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시간이다. 해설이 끝난 후 참여자는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정원을 거닐거나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 머물기도 한다. 프로그램에는 음료 한 잔이 포함된다. 달콤하고 은은한 아몬드 향이 나는 ‘넛티스트롤’과 무주 오미자에 유자와 레몬을 더한 ‘하이서머’가 대표 메뉴. 여기에 ‘무주 사과 크루아상’을 곁들여도 좋다. 정원 해설 프로그램은 내년 4월부터 정규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정원산책은 <블루리본 서베이>에 2년 연속 수록됐다.
주소 전북 무주군 안성면 덕유산로 468-37
문의 0507-1312-2707
진안


원연장새마을회
진안고원 올인클루시브 농촌 체험
원연장마을은 봄에는 꽃잔디,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목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연중 수많은 여행자를 불러 모은다. 보기만 해도 좋은 이 마을에 묵으며 천천히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제철 식재료로 차린 음식을 맛보는 체험이 있다. 바로 1박 2일 농촌 체험 프로그램 ‘목화솜 꽃다발과 하룻밤 사랑 이야기’다. 체험과 숙박, 식사까지 모든 비용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로, 체험 첫날은 유기농 목화솜으로 꽃다발을 만들고 마을에서 채취한 무농약 제철 채소와 진안 특산물인 흑돼지로 바비큐 파티를 연다. 저녁 식사 후에는 연꽃등으로 수놓은 길을 산책하며 자연과 만난다. 이튿날 아침에는 할머니가 차려 준 듯 소박하고 정겨운 아침 식사가 기다린다. 원연장마을에서 기른 식재료로 차린 건강한 밥상이다. 식사 후에는 친환경 전기 카트를 타고 인근 관광지인 꽃잔디동산을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폭우나 폭설 등 악천후 시 야간 산책과 꽃잔디동산 탐방은 각각 전통 민속놀이와 연피자 만들기 체험으로 대체된다. 참가자 2인 이상일 경우 진행하며, 체험 일주일 전까지 원연장새마을회로 전화 문의해야 한다.
주소 전북 진안군 진안읍 원연장1길 21-1
문의 063-433-2022
블루리본을 단 맛집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과 미식 평가 기관 ‘블루리본 서베이’가 맛의 고장 전북에서 발굴한, 블루리본을 단 맛집을 소개한다.
순창


새집
교자상을 빈틈없이 채운 남도의 밥상
장류의 고장 순창에는 전통 발효식품을 정성껏 담아내는 한정식 전문점이 여럿이다. 1957년에 문을 연 새집도 그중 한 곳. 한정식을 주문하면 밥과 된장찌개,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조기구이에 더해 스무 가지가 넘는 제철 찬이 한 상 가득 차려 나온다. 방에 앉아 있으면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린 교자상을 번쩍 들고 오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각종 나물과 장아찌, 젓갈 등도 하나같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그중 제일은 연탄불에 구운 양념 불고기. 소불고기도 불 향이 끝내주는데, 돼지불고기는 쫄깃한 육질 사이로 순창 고추장의 매콤달콤함이 터져 나와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연탄불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조기구이는 고소하고 짭조름해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대식가 유튜버 쯔양이 이곳에서 왜 밥만 네 그릇 비웠는지 이해가 된다. 워낙 손님이 많다 보니 한옥 옆에 신관을 지어 함께 운영한다. 신관에서는 트롤리를 이용해 한정식 상을 입식 테이블 위로 옮겨 준다. 오래된 한옥에 앉아 예스러운 교자상을 받고 싶다면 전화 예약이 필수다.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창6길 5-1
문의 063-653-2271


베르자르당
온실 카페에서 즐기는 건강한 빵
너른 잔디밭과 야자수,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는 분수 너머로 온실 카페 베르자르당이 자리한다. 베르자르당은 프랑스어 ‘유리(verre)’와 ‘정원(jardin)’의 합성어. 베이커리 카페인 이곳에서는 라탄 의자에 앉아 유리 온실 사이로 스미는 풀내음을 맡으며 빵과 음료를 즐기기 좋다.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쌀 반죽에 무화과를 넣은 쌀 무화과 치아바타, 담백한 쌀 소금빵, 네 가지 풍미에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는 쌀 사색식빵, 순창 블루베리를 듬뿍 넣은 순창 블루베리 크림치즈 쌀빵 등이 인기 메뉴다. 모든 빵은 국내산 쌀과 국내산 밀을 천연 발효종으로 24시간 저온 숙성해 만든다. 베이킹 레시피에는 위암 수술을 받은 남편도 먹기 편한 빵을 만들겠다는 박혜숙 대표의 진심이 담겨 있다. 유리 온실 옆 건물에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웨딩홀이었던 건물이 화재로 불타 버리자 온 가족이 1년간 리모델링해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온 마음을 다해 구운 빵과 정성을 다해 꾸민 공간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가잠로8
문의 070-7768-8862
남원

더찹샵
지리산 자락에서 맛보는 -샤퀴테리
흑돼지 하면 제주를 떠올리는 이가 많지만, 남원 지리산 자락에서도 흑돼지를 기른다. 남원 흑돼지는 마블링이 섬세하게 퍼져 있고 육질이 단단한 것이 특징. 육가공을 하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지리산 자락 해발 500미터 고원의 동편제 마을에서 버크셔K 돼지로 수제 샤퀴테리(햄·소시지·하몽 등 육가공품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만드는 프리미엄 육가공 브랜드, 더찹샵의 제품이 탁월한 이유다. 페퍼드 살라미, 초리조, 쿨라텔로, 하몽, 베이컨, 프리미엄 햄 등 더찹샵의 모든 제품은 지리산 청정 지역에서 자란 순종 흑돼지 버크셔K로 만든다. 더찹샵의 역사는 육종 전문가 박화춘 농학박사가 남원으로 귀향해 흑돼지 버크셔K를 개량하고 육성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아들 박자연·박정원 형제가 이어받아 흑돼지 농장 운영부터 발효 가공까지 직접 한다. 육가공을 맡고 있는 박자연 대표는 유럽을 여행하며 샤퀴테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어 육가공 단기 과정을 수료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더찹샵에서는 흑돼지 샤퀴테리 구입은 물론 K샤퀴테리 제조 체험도 가능하다.
주소 전북 남원시 운봉읍 가산화수길 71-15
문의 070-4150-4179
익산

진미식당
온기를 머금은 황등 육회 비빈밥
1931년 황등 장터에서 문을 연 진미식당은 3대째 ‘토렴 육회 비빈밥’의 손맛을 대물림하고 있다. 현재 진미식당을 운영하는 이는 3대 이종식 대표로, 할머니와 어머니가 고수해 온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메뉴명이 비빈밥인 것이 특이한데, 뜨끈한 사골 국물에 토렴한 밥을 고추장 양념에 비벼줘서 붙은 이름이다. 이 과정에서 밥알에 육수의 풍미가 스며들고, 양념이 고루 밴다. 비빈 밥 위엔 고사리, 채 썬 당근·상추·양배추, 김 가루를 빙 두른 뒤 가운데에 육회를 소복이 담고 그 위에 도토리묵, 달걀지단을 고명으로 얹은 후 불에 뜨끈하게 데워 내준다. 온기를 가득 머금은 토렴 육회 비빈밥은 육회와 따끈한 밥알,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씹을수록 밥알에서 감칠맛이 터져 나오고, 입안에서는 다채로운 식감의 항연이 펼쳐진다. 연근 샐러드, 백김치, 아삭이고추 된장무침 등 곁들여 내는 반찬과 구수한 선짓국도 입맛을 돋운다. 또 다른 맛을 즐기고 싶다면 토렴 육회 비빈밥에 고구마순대를 함께 주문해 보자.
주소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로 158
문의 063-856-4422


익산농협 떡방앗간
반전 식감에 반하는 생크림 찹쌀떡
익산의 명물로 자리 잡은 ‘생크림 찹쌀떡’은 떡케팅(떡+티케팅) 대란의 주인공이다. 2022년 익산농협 조합원이 생산한 찹쌀로 만든 생크림 찹쌀떡을 출시하면서 떡케팅이 시작됐다. 쫄깃한 찹쌀떡 안에 팥앙금 대신 생크림을 넣자 오픈 런 행렬이 이어졌다. 하나로마트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떡케팅을 일으킨 생크림 찹쌀떡의 매력은 녹으면서 식감이 달라지는 데 있다. 냉동고에서 꺼내 바로 맛보면 찹쌀피는 쫀득하고 속은 단단한 아이스크림 맛이다. 좀 더 해동한 후에 먹으면 크림이 사르르 녹아 조각 케이크를 먹는 듯하다. 커피 향을 더한 달콤커피, 코코아로 속을 채운 초코, 꿀고구마를 안에 넣은 고구마 등 색다른 맛의 신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익산을 여행한다면 익산농협 하나로마트 인화동 본점, 모현점 등에서 현장 구매의 기쁨을 누려 보자. 화요일과 토요일 사이에 물량이 풀리며, 오전에 갈수록 다양한 맛을 구입할 확률이 높다.
주소 전북 익산시 인북로6길 58
문의 063-840-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