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에 사는 열일곱 살 순옥과 정임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숲을 무대 삼아 춤추고 노래하던 둘은 영원한 우정을 약속했지만 60년 만에 재회한 정임이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렸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절친했던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의 기억을 따라간다. 과거 순옥과 정임은 매일같이 드나드는 숲에서 함께 노래하며 시간을 보냈고, 나중에 꼭 서울에서 공연을 올리자고 약속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재회한 둘은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래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다. 빨간 모자를 쓴 순옥은 국자를 들고 노래하고, 꽃무늬 스카프를 목에 두른 정임은 거울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러나 정임은 순옥을 향해 웃기만 할 뿐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영화는 1942년과 1991년을 교차하며 전개되는데, 그 과정에서 정임이 기억을 잃은 이유가 서서히 드러난다. 순옥과 정임이 살던 마을에 공장 취직을 미끼로 소녀들을 잡아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고, 둘은 일본군에게 잡혀가지 않으려고 시체를 태우는 화장막에 숨어 지낸다. 참혹한 시대에도 희망을 놓지 않은 그들은 두영에게 한글을 배워 악보를 읽고, 산에서 버섯을 따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두 소녀의 일상에는 숲이 자주 등장한다. 서로의 머리에 꽃을 꽂아 주며 웃는 장면, 솔방울로 장식한 화관을 쓴 채 두영을 쳐다보는 장면은 전남광주 순천의 백이산 편백숲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이름을 올릴 만큼 아름다워 영화의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그려 낸다. 시간이 흐르며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숲속 나무들은 이들의 찬란한 시절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한 송일곤 감독의 <여전히 찬란하게>는
김혜자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서경과 최주은이 각각 어린 시절의 순옥과 정임을 맡아 두 친구의 찬란한 시절과 가슴 아픈 우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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