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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다 부장, 권오준 셰프의 일본 미식 기차 여행

2026년 04월 01일

  • EDITOR 최현주
  • PHOTOGRAPHER 전재호
  • 취재 협조 인페인터글로벌

일본과 한국을 무대로 ‘퇴근 후 한잔’의 짜릿함을 전하는 마츠다 부장, 최고급 다이닝의 격전지 서울 청담동에서 숙성 스시의 진수를 선보이는 권오준 셰프. 이 둘과 함께 미식 기차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일본, 해산물의 천국이라 불리는 하코다테·아오모리·이와테다.

마츠다 부장
구독자 12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에 이어 ‘맛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숨은 맛집을 소개한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며 위로를 건네는 듯한 콘텐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국적은 일본이지만,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생활도 마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권오준 셰프
서울 청담동의 하이엔드 일식 레스토랑 ‘타쿠미 곤’의 오너 셰프. 숙성 스시의 독보적 권위자다. 타쿠미 곤은 장인을 뜻하는 일본어 ‘타쿠미’와 권오준 셰프의 성을 합쳐 지은 이름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숙성 스시의 정수를 선보이는 그는 한국과 일본의 수산시장을 찾아 최상의 재료를 직접 선택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하코다테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 오후 4시 40분경 하코다테공항에 내려 닛포니아 호텔 하코다테 미나토마치에 도착하니 어느새 하늘이 푸른빛으로 물들어 간다. 세모꼴 지붕에 견고한 벽돌 건물의 호텔에 들어서자 2층까지 탁 트인 층고와 천장을 장식한 황금빛 조형물, 철제 난로를 중심으로 띄엄띄엄 놓인 테이블이 따스하고 중후한 멋을 뿜어낸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모습. 100년 전 이곳은 다시마를 보관하던 창고였다. 오래전 하코다테에 큰 불이 난 후 이 지역 일대 창고를 붉은 벽돌로 바꿔 재건했다고 한다.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해 그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호텔 브랜드, 닛포니아 호텔이 100년 전 다시마 창고를 근사한 호텔로 재탄생시켰다. 객실은 단 아홉 개. 오래된 창고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 편의성과 세련미를 더한 공간에서 100년의 시간을 조화롭게 연결 지은 영특함이 엿보인다. 하코다테산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다이닝을 즐기고 나서 다시마 우린 물에 몸을 담그니, 하코다테에서의 첫날 밤이 꿈처럼 저물어 간다.

1930년에 첫선을 보인 스토브 열차. 석탄 난로에 마른오징어를 구워 먹는 재미가 특별하다.

난로에 마른 오징어 구워 먹는
낭만 기차 여행

다음 날 아침 마츠다 부장, 권오준 셰프와 함께 본격적인 기차 여행에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신칸센 하야부사와 스토브 열차 타기.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신아오모리역에 도착 후 차로 쓰가루고쇼가와라역까지 가는 여정이다.
먼저 2층 개찰구 정면에 위치한 홋카이도 시키사이관에서 도시락을 사기로 했다. 마츠다 부장과 권오준 셰프가 고른 메뉴는 하코다테산 식재료로 만든 두 종류. 말린 청어를 간장에 조린 것에 청어알과 미역 줄기를 더한 니싱 미가키 벤토와 작은 오징어에 밥을 넣어 한국의 오징어순대처럼 만든 이카메시다. 여기에 깔끔하고 청량한 맛의 사케 한 병을 추가하니 근사한 도시락 세트가 완성됐다.
날렵하게 날아오르는 매를 뜻하는 신칸센 하야부사는 2016년에 홋카이도까지 연장된 도호쿠·홋카이도 신칸센을 운행하는 초고속 열차이다. 선명한 녹색 차체와 긴 코 모양의 선두부가 특징으로, 일부 구간에서는 시속 320킬로미터로 주행한다. 감칠맛 폭발하는 도시락을 먹으며 사케 잔을 주고받는 사이, 신칸센 하야부사는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의 바다를 잇는 23.3킬로미터의 해저터널을 지나 불과 1시간 만에 신아오모리역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역사의 맑게 닦인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온통 눈 세상. 자동차를 타고 쓰가루고쇼가와라역으로 향하는 도로변에는 높이 1미터가 넘는 눈 벽이 끝없이 이어진다. 아오모리현 끝자락, 눈 덮인 쓰가루 평야를 가로지는 스토브 열차는 1930년에 개통해 지역의 목재 수송과 지역민의 교통을 책임져 왔다. 크림색의 야트막한 역사에 들어서자 손때 묻은 의자와 법랑 표지판, 칠판에 손으로 적은 열차 시간표 등 시골 역사의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하다. 일본인에게는 고도 성장기의 활기와 이웃 간의 정이 넘치던 쇼와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 그 정점에 쓰가루고쇼가와라역의 명물인 스토브 열차가 있다. 1930년 12월에 첫선을 보인 스토브 열차는 무려 100여 년의 시간을 간직한 일본 기차 역사의 유산이다. 현재는 매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 겨울철에만 운행하며 아오모리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은 열차 점검으로 운행이 중단된 상태. 탑승은 가능하다는 말에 서둘러 열차에 올라탔다.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는 나무 객차 문과 분홍색의 빛바랜 의자 너머로 마른오징어 굽는 냄새가 훅 덮쳐 온다. 그리고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무쇠 스토브! 마츠다 부장과 권오준 셰프가 자리를 잡고 앉자 승무원이 다가와 능숙하게 마른오징어를 굽기 시작한다. “와, 이거 진짜 석탄으로 불을 피우네요!” 촤아악 소리를 내며 익어 가는 마른오징어와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눈빛을 교환하는 두 사람. 건너편에 앉은 일본인 승객은 이미 고소한 오징어를 뜯으며 사케를 마시고 있다. 한국에서 온 한 무리의 취재 팀이 반가운 승무원이 인심 좋게 석탄을 두어 개 더 집어 들어 스토브에 밀어 넣자, 열차 안은 영하의 날씨가 무색하게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끝내 외투를 벗으며 “이거 너무 더운데요!”를 연발하는 마츠다 부장. 구운 오징어를 받아 든 권오준 셰프도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손부채질을 한다. 사케 잔이 몇 차례 더 오가자 발그레한 얼굴로 기차 여행에 대한 추억을 쏟아 놓는 두 사람. 훈훈한 공기와 맛있는 음식, 정겨운 대화가 오가는 스토브 열차의 낭만을 가슴에 안은 채 우리는 하치노헤로 향했다.
하치노헤는 아오모리 동쪽 끝에 면한 항구 마을. 오후 7시가 넘어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로 나서자 저녁 겸 술 한잔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다. 박스형 실내 포장마차가 밀집한 요코초를 찾아갔으나 자리가 없어 2층 규모의 이자카야에 들어섰다. 이곳의 주메뉴는 숯불 꼬치구이. 다코야키도 맛있어 보여 마츠다 부장에게 “주문할까요?” 하니 손사래를 친다. “오사카에는 어느 집에나 다코야키 기계가 있어요. 중학생도 제 손으로 거뜬히 해 먹는 게 다코야키거든요.” 이런, 그가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의 도시에서 왔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하치노헤 요코초의 한 주점. 박스형 실내 포장마차가 밀집한 요코초 거리는 퇴근 후 술 한잔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꼬치구이, 대게 전골, 새우튀김 등 메뉴도 다양하다.
아오모리산 성게는 달큼한 맛이 일품이다.

에키벤 먹으며 나모미 만나는
고타쓰 열차

다음 날 아침, 지난밤 이자카야의 흥을 이어 일찌감치 하치노헤 핫쇼쿠 센터를 찾았다. 핫쇼쿠 센터는 신선한 해산물과 건어물, 지역 특산품 등 하치노헤의 명물이 모두 모인 종합 시장. 시장에 들어서면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과 함께 아오모리 명물인 대게와 가리비, 성게, 연어알 등이 시선을 강탈한다. 이곳의 백미는 해산물을 구매해 즉석에서 구워 먹는 시치린무라. 자릿값을 포함해 1인당 500엔을 내면 식재료를 담는 바구니와 간장, 접시를 내준다.
도쿄에서 10년 넘게 숙성 스시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일본 각처의 수산시장을 섭렵한 권오준 셰프가 핫쇼쿠 센터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이렇게 크고 살이 실한 북방조개는 흔치 않아요. 성게도 황금빛이 싹 도는 게 정말 싱싱해 보이네요.” 마츠다 부장도 권 셰프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얼추 아침거리를 챙겨 자리에 앉은 두 사람. 숯불에 올린 북방조개와 새우, 전복, 소라 등을 권 셰프가 먹기 좋게 구워 간장을 더하자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확 당긴다. “셰프님이 해 주시니까 이건 뭐, 최고급 다이닝이 따로 없습니다!” 내친김에 성게알을 살짝 떠서 마츠다 부장 입에 넣어 주는 권오준 셰프. 특유의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보탠다. “해산물 요리는 원물이 다 한다고 봐도 무방해요. 입안에서 달큼하게 스며드는 성게는 정말 최고네요.” 덩달아 성게알을 한 입 얻어먹곤 주위를 둘러보니 굴과 조개, 고등어에 쇠고기까지 구워 아침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시치린무라의 좌석이 모두 채워졌다.
핫쇼쿠 센터에서 기분 좋게 배를 채운 후 고타쓰 열차를 타러 이와테현의 구지역으로 향했다. 고타쓰는 전기 히터를 부착한 탁자에 이불을 덮은 일본의 전통 방한 기구.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이와테현 북부 구지역에서 미야코역을 잇는 산리쿠 철도의 객차 한 칸을 고타쓰 열차로 운영한다. 열차를 타기 전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은 이와테현의 맛이 한 그릇에 담긴 에키벤. 고소한 성게알과 졸깃한 전복, 담백한 연어 구이에 입안에서 통통 터지는 연어알 등을 밥 위에 가득 올린 에키벤을 사전 예약해 구지역에서 구매한다. 좀 더 특별한 에키벤을 원한다면 사전 예약으로 나무 배에 담긴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에키벤을 맛볼 수 있다. 비린 맛 없이 입에 착 붙는 고등어 회와 감칠맛 넘치는 오징어 젓갈, 고소한 닭튀김과 졸깃한 가리비 꼬치, 그리고 성게알 주먹밥까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이 선물해 준 맛있고 싱싱한 이와테현산 식재료로 만든 10여 종의 메뉴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고타쓰 열차 탑승은 마츠다 부장도 권오준 셰프도 처음 접하는 경험. 흔치 않은 기회를 알차게 즐기기 위해 에키벤을 종류별로 모두 준비했다.

마츠다 부장이 고타스 열차를 기다리며 관광 안내 책자를 보고 있다.
이와테현 북부 구지역에서 미야코 지역을 잇는 산리쿠 철도의 객차 한 칸을 고타쓰 열차로 꾸몄다.

밤색 외관에 도깨비 캐릭터가 부착된 고타쓰 열차에 오르자, 4인용 테이블 아래로 폭신한 이불이 놓인 고타쓰 열두 개가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신발을 벗고 앉아 이불로 무릎을 덮으니 온몸으로 온기가 전해진다. 1시간 40분가량 걸려 총길이 71킬로미터를 운행하는 고타쓰 열차는 지금의 노선을 연결하는 데 무려 88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와테현 동쪽 바다를 따라 달리는 고타쓰 열차 창밖으로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인 리아스식해안이 펼쳐진다. 아치형의 오사와 교량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볼거리. 고타쓰 열차가 이 구간을 달릴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춰 준다. 맛있는 에키벤을 먹으며 창밖 풍경에 넋을 잃은 사이, 갑자기 열차 내 전등이 모두 꺼지면서 험상궂은 탈을 쓴 존재가 등장한다.
이와테현 북부 지방의 전통 민속 설화에 나오는 도깨비, 나모미다. 나모미는 추운 겨울 난로 앞에만 앉으면 생기는 불그스름한 반점으로, 게으름의 상징인 반점을 칼로 벗겨 내어 부지런함을 되찾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짚으로 만든 도롱이를 입고 칼을 든 나모미가 아이들에게 다가가 “게으름을 피우느냐?” “어른들 말은 잘 듣느냐?”라고 묻자 금세 울상이 되어 손사래를 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츠다 부장과 권오준 셰프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하다. 왁자한 분위기 속에서 즐거움을 선사한 나모미들은 마지막으로 승객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놓칠 수 없는 즐거움, 하코다테 핫 스폿 5

지상에 착륙한 거대한 별
고료카쿠 타워
별 모양의 서양식 요새 고료카쿠는 하코다테에서 꼭 봐야 하는 필수 스폿. 고료카쿠 타워는 고료카쿠를 가장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이 90미터의 고료카쿠 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오각형의 별 모양 성곽이 두 눈에 담긴다. 고료카쿠는 근대식 화력전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일본 최초의 서양식 요새. 1860년대에 지어진 별 모양 성곽으로 사각지대를 없애 적의 접근을 모든 방향에서 감시하고, 강력해진 화포 공격에 대비해 성벽의 높이를 낮추는 대신 해자를 깊게 파고 돌출된 모서리마다 포대를 배치했다. 고료카쿠 타워 전망대 2층에는 고료카쿠 준공 당시의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한 모형과 함께 ‘고료카쿠 역사 회랑’이라 불리는 전시 공간이 있다. 고료카쿠는 하코다테 시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훌륭한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봄에는 다이쇼 시대부터 심은 왕벚나무 1600여 그루가 분홍빛 별을 만든다. 고료카쿠 타워 입장료는 어른 1200엔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소 43-9 Goryokakucho, Hakodate, Hokkaido

레인저가 안내하는 지역 투어,
OMO5 하코다테 by 호시노 리조트

2024년 7월 호시노 리조트의 도시 관광 호텔 브랜드 오모(OMO)가 하코다테에도 문을 열었다. OMO5 하코다테 by 호시노 리조트는 하코다테 항구와 벽돌 창고를 모티브로 한 건물에 245개의 현대적이고 아늑한 객실이 자리하고, 노천탕을 갖춘 천연 온천도 있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다. 오모 레인저 프로그램도 특별하다. 하코다테 자유시장 투어가 대표적.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홋카이도의 풍부한 식재료가 모인 자유시장를 구경하고 간단한 시식도 하다 보면 하코다테가 한층 더 정겹게 느껴진다.
조식 메뉴인 해산물 덮밥도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훌륭하니 놓치지 말 것. 고료카쿠를 표현한 별 모양 그릇에 참치, 연어, 새우, 오징어를 담고 신선한 채소를 더한 해산물 덮밥은 입안에서 재료 하나하나가 느껴져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즐거움을 준다. 하코다테역, 모토마치, 고료카쿠 공원 등 하코다테의 주요 스폿을 1시간 간격으로 순환 운행하는 투숙객 전용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주소 24-1 Wakamatsucho, Hakodate, Hokkaido

일본 개항 시대의 정취가 깃든
모토마치 언덕
모토마치 언덕은 1859년 개항 이후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으로, 일본 속 작은 유럽이라 불린다. 일본에서 가장 가 보고 싶은 언덕 1위에 선정됐는데, 바다를 향해 일직선으로 뻗은 언덕을 오르다 보면 하코다테 하리스토 정교회, 모토마치 교회, 성 요한 교회, 그리고 하코다테 공회당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3월 말 문을 여는 닛포니아호텔의 새로운 호텔, 구 소마 저택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후한 목조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내부는 최고급 어메니티와 세련된 인테리어를 결합한 것이 특징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객실은 단 세 개. 하코다테의 숨 막힐 듯이 화려한 야경과 화사한 벚꽃을 객실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홋카이도의 풍부한 해산물과 하코다테 인근 농가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채소로 만든 ‘하코다테 퀴진’을 맛볼 수도 있다.

홋카이도의 부엌,
하코다테 아침시장
하코다테 여행 중 한 번은 로컬 시장에서 아침 식사를 해 보는 것도 좋다.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상인들 틈에 끼어 하코다테의 제철 해산물을 구경하고, 그중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골라 즉석에서 먹는 즐거움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3만 3000제곱미터의 넓은 부지에 250여 개 점포가 밀집한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하코다테의 미식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테마파크와 같다. 길게 이어진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하코다테의 명물인 오징어 조형물이 설치된 오징어 낚시 체험 코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인당 2000엔(당시 시가)을 내면 수조에서 헤엄치는 오징어를 낚싯대로 잡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직접 잡은 오징어를 즉석에서 회로 손질해 준다. 입에 착 붙는 오징어 회는 은은한 단맛이 난다. 홋카이도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성게알,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인 연어알, 그리고 보드라운 게살이 산처럼 쌓인 해물 덮밥으로 아침 식사를 해도 좋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을 할 차례. 하코다테 아침시장에서 단 하나의 특산품을 사야 한다면 최고급 다시마, 마콘부를 추천한다. 잎이 넓고 두꺼워 국물을 냈을 때 맑고 진한 감칠맛이 나는것이 특징이다. 예로부터 교토 등에서 귀하게 여겨졌으며, 헌상품으로도 취급되었다.
주소 9-19 Wakamatsucho, Hakodate, Hokkaido

붉은 벽돌에 새겨진 개항의 역사,
하코다테 항구

홋카이도 최남단, 쓰가루해협을 마주한 하코다테 항 주변은 일본 개항의 역사가 담긴 하코다테 대표 관광지다. 1859년 요코하마, 나가사키와 함께 개항한 무역항으로 문을 연 이곳은 서구 문물이 일본으로 흘러 들어온 통로로, 발길 닿는 곳마다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하코다테 항구 중심을 차지하는 곳은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메이지 시대의 붉은 벽돌 창고를 개보수해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 공예품점 등이 들어선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밤이 되면 주황색 조명이 벽면을 타고 흐르며 항구를 로맨틱한 분위기로 물들인다. 하코다테 항구를 걷다 보면 유독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있다. 고깔모자를 쓴 피에로가 버거를 들고 있는 간판이 인상적인 럭키 삐에로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달콤 짭짤한 닭튀김에 달걀프라이와 양상추를 넣은 차이니스 치킨 버거. 깐풍기를 빵 속에 끼워 먹는 느낌인데, 시원한 생맥주를 곁들이면 더할
수 없이 완벽한 한 끼가 완성된다.
주소 14-12 Suehirocho, Hakodate, Hokkai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