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걸음걸음 수원 한 입

2025년 12월 01일

  • writeR 신은정(여행 칼럼니스트)
  • PHOTOGRAPHER 봉재석
  • ILLUSTRATOR 조성흠

경기도 수원역 부근 번화가에는 화려한 불빛 사이에서 독특한 색을 발하는 곳이 많다. 수원 여행에 감성 한 스푼 더해 주는 카페와 레스토랑, 바를 소개한다.

잔잔한 휴식과 제철 디저트
미드웨이브

매산동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 자리한 미드웨이브. 내부로 들어서면 우드 톤의 따스한 인테리어와 잔잔한 음악이 환영 인사를 건넨다. 김찬홍 미드웨이브 대표는 여행하다 우연히 들른 공간이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휴양지 같은 카페로 꾸몄다. 김 대표는 부모님의 텃밭에서 자란 채소와 동네 시장에서 구매한 생과일 등 신선한 제철 식재료로 정성 가득한 디저트를 만들어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모카 롤 시트에 부드러운 밤 크림과 보늬밤을 넣고 피칸으로 풍미를 더한 ‘밤 나무롤’. 헤이즐넛의 고소함과 단맛이 은은하게 감도는 ‘미드 라테’도 인기다. 상큼한 맛을 원한다면 블루베리와 오디로 만든 수제 청에 레몬 소르베를 올린 ‘더블 베리 소르베’를 추천한다.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며 카페 한편에 놓인 방명록에 나만의 추억을 남겨 보자.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화로 18
문의 0507-1482-7043

위로를 전하는 칵테일 한잔
매산약방

전통 약방과 힙한 바의 감성이 어우러진 칵테일 바. 벽면을 가득 채운 도자기와 테이블 옆 벽면에 걸린 동양화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박찬혁 매산약방 대표는 술 한잔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마음의 처방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의 콘셉트를 ‘약방’으로 정했다. 박 대표는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계절별로 서너 가지 만드는데, 연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여름을 테마로 한 ‘약숫물’이다. 리치·포도·라임·레몬 등 다양한 과일 맛이 어우러진 상큼하고 달큼한 칵테일로, 약수를 떠다 놓은 듯한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겨울 추천 칵테일은 누룽지 사탕처럼 구수한 맛이 나는 ‘누룽지’와 오렌지·유자 껍질의 쌉싸름한 향이 나는 ‘매화’다. 전통 구절판을 매산약방 스타일로 재해석한 ‘매산 구절판’도 곁들여 보자. 곶감말이, 정과 등 한국 전통 디저트에 치즈, 샤르퀴트리 등을 더한 한 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화로13번길 36
문의 0507-1367-3807

나폴레옹의 열정을 담은 바
마렝고

소믈리에 국가대표 선발전 본선까지 올랐던 박찬원 대표. 그는 나폴레옹의 열정을 담은 바를 만들고자 나폴레옹이 타던 말 ‘마렝고’를 상호로 정했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레드 벨벳과 황금색 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마렝고에서는 칵테일이나 와인과 함께 수준 높은 양식을 즐길 수 있다. 시그너처 칵테일은 나폴레옹이 사랑한 여인의 이름을 딴 ‘조제핀’. 딸기와 장미를 좋아했던 그의 취향을 반영해 산뜻하고 향긋한 맛이 매력적이다. 박 대표에게 자신의 취향을 말하면 맞춤형 칵테일을 만들어 주니 술에 대해 잘 몰라도 괜찮다. 칵테일에 곁들이기 좋은 양식 메뉴는 로즈메리·소금·후추로 숙성한 ‘양고기 스테이크’. 새우 껍질과 내장, 채소를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 ‘새우 비스크 파스타’도 풍미가 좋다.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박 대표는 칵테일에 넣는 얼음을 깎아 모양을 내고, 요리에 올리는 허브를 직접 키우는 등 정성을 다한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로 28
문의 0507-1311-0574

변하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
스톤

스톤(Stone)이란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돌을 소재로 한 카페. 커피, 디저트는 물론 와인까지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돌의 질감과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스톤의 독특한 콘셉트는 변하지 않는 돌처럼 좋은 맛과 공간을 유지하겠다는 양하루 사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돌 모양 손잡이부터 자연석 디딤돌, 블랙과 실버가 어우러진 내부는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 동안 밝고 차분했던 공간이 해가 진 후에는 부드럽고 낮은 조도에 재즈가 흐르는 감성적 공간으로 변한다. 스톤의 시그너처 메뉴는 오레오 무스 케이크 둘레를 말차 맛 다쿠아즈로 감싼 ‘스톤 무스 케이크’와 돌 모양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올린 ‘스톤 팥빙수’다. 설탕을 덜어 내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달콤한 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좋아할 만하다. 톡 쏘는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오렌지와 키위, 파인애플이 들어간 ‘화이트 골드 에이드’를 권한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895번길 15
문의 0507-1339-3807

수원에서 만난 네팔 가정식
님토

한식과 닮은 듯 다른 매력의 네팔 가정식을 선보이는 이색 음식점. 님토(Nimto)는 네팔어로 ‘초대하다’라는 뜻이다. 슈레스타 수딥 쿠마르 대표는 한국인에겐 생소할 수 있는 네팔 가정식을 소개하고 방문객을 환대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님토를 오픈했다. 시그너처 메뉴는 ‘타칼리 세트’. 네팔에서도 손맛 좋기로 유명한 타칼리 민족의 요리법에 따라 만든 네팔 전통 음식이다. 세 가지 쌀을 섞어 지은 밥에 기버터를 뿌려 비빈 뒤 콩 수프를 비롯해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 한국의 식문화와 닮았다. 토마토와 고추 등을 섞어 만든 매콤한 소스,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염소 고기 카레, 짭짤한 네팔식 감자볶음까지, 음식을 조합해서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도 특별하다. 네팔에서 간식처럼 먹는 튀김 만두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닭고기로 속을 채운 고기 만두를 토마토·고수·들깨·향신료 등을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 이국적 향이 퍼진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21-7
문의 031-254-8848

아빠의 마음 담은 독일 빵
짤츠파파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제빵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한 김의균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짤츠파파를 열었다. 짤츠파파(Salz Papa)는 독일어로 ‘소금 아빠’라는 뜻으로, 첫째 딸 태명인 ‘소금이’에서 이름을 따왔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김 대표는 저온에서 오랜 시간 발효해 소화가 잘되는 독일 빵을 구워 판매한다. 밀 고유의 풍미가 특징인 바이스브로트, 호밀 천연 발효종이 들어간 로겐미슈브로트, 100퍼센트 통밀로 만든 폴콘브로트 등 요일별로 선보이는 빵도 다르다. 시그너처는 독일 정통식으로 만든 프레츨과 슈탕에. 고소한 풍미의 슈탕에에 신선한 채소와 크림치즈를 듬뿍 넣은 ‘래디시 크림치즈 슈탕에’는 브런치 메뉴로도 제격이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다리며 한 조각씩 맛보는 슈톨렌은 12월에만 판매하니 이때를 놓치지 말자.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로 28
문의 0507-1395-0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