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문화올림픽 주 공연장으로 개관한 강릉아트센터는 국내외 수많은 예술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공연 예술 공간이다. 온 세상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계절,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황홀한 두 무대를 마련한다.

강릉아트센터 심규만 관장
강원도 강릉시는 2020년 관광 거점 도시로 선정되며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6년에 걸쳐 진행 중이다. 경포 환상의 호수, 오죽헌 전통 뱃놀이, 폐철길과 폐터널을 활용한 문화 공간 조성, 구도심 중심의 축제 사업 등 강릉의 문화 특성에 맞춘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강릉아트센터도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해 강릉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공연을 제작하는가 하면, 미디어를 활용한 국공립 및 지역 예술 단체와의 협업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강릉아트센터 심규만 관장은 “2024년 11월부터 총 3개의 공연과 1개의 미디어 전시 작품을 선보였다.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미디어퍼포먼스’ 시리즈도 전개했다”라며 “오는 5월과 6월, 지난 1년여에 걸쳐 진행한 사업의 대미를 장식할 2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라고 밝혔다. <강릉, 사계>와 <단오, 봄의 제전>이 그것이다.
먼저 관객을 맞을 작품은 <강릉, 사계>로, 5월 10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황홀한 무대를 선보인다. 강릉의 사계를 담은 미디어 아트를 배경으로 동서양의 아름다운 선율로 공간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강릉시립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들려주는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해금 연주자 강은일을 필두로 한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이 <강릉, 사계>의 국악 버전을 선보인다. 이어서 6월 7일과 8일에는 <단오, 봄의 제전>이 강릉의 초여름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강릉의 대표 축제 ‘강릉단오제’를 소재로 강릉시립교향악단과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이 호흡을 맞춘 총체극이 무대에 오른다.

동서양의 음악으로 만나는 사계의 아름다움
<강릉, 사계>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예술 감독 겸 상임 지휘자
김창환
<강릉, 사계>는 어떤 공연인가요? 강릉아트센터의 기획 공연으로 마련한 <강릉, 사계>는 강릉시립교향악단과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 만드는 무대입니다. 계절의 흐름을 주제로 동서양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특별합니다.
<강릉, 사계>를 준비하면서 느낀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번 공연은 동서양의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지역 문화 예술의 중심지인 강릉에서 국악 관현악의 새로운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관객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비발디의 <사계>와 <강릉, 사계>를 동서양의 음악으로 만나는 무대가 흥미롭습니다. 공연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강릉시립교향악단은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통해 서양 고전음악의 섬세하고 정교한 계절 묘사를 들려줍니다. 계절의 변화를 음악으로 만끽할 수 있죠.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은 판소리 단가 ‘사철가’를 서곡 삼아 계절의 정취를 표현합니다. ‘춘무(春舞)’로 봄의 생명력을, ‘빌어 아뢰다’로 여름의 기원을, 해금 협주곡 ‘추상(秋想)’으로 가을의 사색을, 그리고 비발디 <사계>의 ‘겨울’을 국악 편성으로 재해석해 계절의 깊이를 국악적 감성으로 그려 냅니다. 특히 ‘겨울’은 이전에 시도했던 단순한 트랜스크립션이 아닌, 국악 고유의 장단과 선율 어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편곡 방식으로 구성해 우리 소리만의 정체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담아냅니다.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도 이번 무대가 특별할 것 같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은 강원도 유일의 국악 관현악단입니다. 이번 무대는 단지 하나의 공연을 넘어 지역과 예술이 어떻게 만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도민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하며 강원도의 문화 예술 지평을 넓히는 데 중심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일시 5월 10일 오후 5시
장소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문의 033-660-6800, www.gn.go.kr/artscenter/

단오제의 자연성과 에너지를 담은
<단오, 봄의 제전>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
예술 감독 겸 상임 안무가
김진미
<단오, 봄의 제전>은 어떤 작품인가요?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모티브로 한 무용극입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봄의 도래와 함께 펼쳐지는 생명의 폭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희생 의식을 다뤘죠. 이번 공연은 <봄의 제전>의 강렬한 음악에 한국무용의 제의적 형식을 더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공연 주제를 ‘단오’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릉단오제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비롯된 전통 예술이지만 인류학적·예술적 측면에서 공통된 연결점이 있습니다. <봄의 제전>은 러시아의 고대 제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인간이 자연에 느끼는 경외, 그리고 생명을 위한 희생을 담고 있습니다. 강릉단오제 역시 농경 사회의 풍요를 기원하며 신과 인간이 만나 제사를 올리고 굿을 벌이는 전통이죠. 두 작품 모두 ‘의례’를 중심으로 음악과 무용, 공동체 참여를 통해 집단적인 카타르시스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이 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릉단오제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의 공통점이 흥미롭습니다. 두 문화의 예술 형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강릉단오제는 제사와 굿, 가면극과 영신행차 같은 공연 예술이 결합한 복합적인 의례이자 축제입니다. 반면 <봄의 제전>은 대지의 부활과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풍요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발레 음악입니다. 두 문화 모두 전통 의례가 단순한 제의적 행위를 넘어 예술적 형식으로 승화되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무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요. 살풀이, 진혼굿 등 우리 춤에 담긴 제의의 몸짓은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와 소통하는 힘을 지닙니다. 음악의 긴장과 폭발 속에서 무용수들은 이 땅의 정서와 호흡을 담아내며, 관객에게 마치 굿판 한가운데 선 듯한 몰입감을 전달합니다.
<단오, 봄의 제전>은 관객에게 어떤 무대로 다가갈까요?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태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 그리고 예술을 통한 감정의 집단적 표출을 무대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동서양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용 작품이 큰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일시 6월 7일 오후 5시, 6월 8일 오후 3시
장소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문의 033-660-6800, www.gn.go.kr/arts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