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농촌 지역 유입 연계 추진으로 활력 넘치는 농촌 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강원도 양양의 새로운 시도.

우리가 몰랐던 양양의 또 다른 도전
한 번쯤 도시를 벗어나 삶의 속도를 늦춰 보고 싶었던 이들에게 양양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이 되었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에서 올해 6월 처음으로 진행한 체류형 프로그램 ‘바들바들 현남생활’ 이야기다.
서핑과 요가, 커피와 그림. 익숙한 여행의 언어들 사이로 이 프로그램은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살아 보기’에 방점을 찍은 청년 대상 체류형 프로젝트로, 4박 5일간의 여정에 귀농·귀촌 정보부터 지역 자원 체험, 정착민과의 교류가 유기적으로 녹아든다. ‘바들바들 현남생활’ 1기 프로그램은 10: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2기 프로그램이 추가로 이어지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양양에서 자연과 일상,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농촌에서 ‘살아 보기’를 넘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을 위해 청년들과 함께 고민하는, 새로운 마을의 가능성을 위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막연했던 정착의 상상이 리얼한 현실로
양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리얼 스마트팜’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2027년부터 운영 예정인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 소개가 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팜은 기술 기반의 농업이지만,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시설을 임대해 일정 기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는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가왔다. 농촌 정착을 진지하게 고민 중인 참가자들에게 특히 실질적인 정보였다. 또한 이날 참가자들은 실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가를 직접 찾아가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여자는 “스마트팜이라는 단어는 익숙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현장을 직접 보고 이해한 건 처음이었어요. 양양에서 살아갈 미래가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졌지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바들바들, 삶의 온도를 되묻다
‘바들바들 현남생활’은 여행자에서 생활인으로,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 전환점 같은 프로젝트다. 삶의 가능성을 지역에서 실험해보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멈춰 서는 쉼이 아닌 미래를 상상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잠시 떠나온 여행이 끝난 자리에, 진짜 ‘살고 싶은 마음’이 남았다. 바다를 뒤로하고 도시로 돌아가는 길, 어떤 이는 다시 짐을 싸고, 누군가는 일상 속에서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바들바들 현남생활’, 이름처럼 조금은 서툴고 떨리는 마음에서 출발한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INTERVIEW

나를 찾아가는 여행, ‘바들바들 현남생활’에서
‘바들바들 현남생활’ 1기 참가자 김지현에게 4박 5일 간의 양양살이에 대해 물었다. 그에게 ‘바들바들 현남생활’은 ‘Dreams Come True’ 프로그램이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캐나다에서 20년을 살았고 그중 7년은 애니메이터로 일했어요. 초등학생 때 가족과 이민을 갔다가 3년 전 한국으로 돌아온 재외 동포입니다.
‘바들바들 현남생활’을 신청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때 이민 간 이후로 늘 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어요. 정체성의 뿌리는 한국인인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그립지만 잘 알지 못했던 한국에 돌아와서 살아 보고 싶었어요.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저에게 한국을 다시 알아 갈 기회를 주었어요. 특히 서울 외 지역의 삶이 궁금했기에, 지역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프로그램 중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서핑과 그림 그리기예요. 양양은 전국에서 서핑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잖아요. 스스로 도전할 용기는 없었는데 이번에 해보니 정말 재밌었어요. 아크릴 페인팅은 ‘코스모스 오페라하우스’의 분위기가 너무 좋고 예술적이라, 미술을 전공했지만 잊고 있었던 제 안의 자유로움을 오랜만에 표현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바들바들 현남생활’이 삶의 방식이나 생각에 어떤 변화를 줬나요? 누구나 지금 있는 곳을 떠나 새로운경험과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예요. 현실에선 꿈같은 소리라며 포기하기 쉽죠. ‘바들바들 현남생활’은 그런 저의 꿈을 실현해 준 ‘Dreams Come True’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4박 5일간 많은 것을 경험한 덕분에 이제는 바다를 망망대해가 아니라 조금 더 멀리 나가 보고 싶은 곳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바들바들 현남생활’을 만드는 사람들, 로마드 협동조합
로마드 협동조합은 강원도와 양양군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농촌 마을 활력 프로젝트’의 선정사로, 2023년도부터 청년 생활 인구의 지역 정착을 돕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상생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역에서 살아 보기 체험 프로그램인 ‘바들바들 현남생활’, 청년과 지역 주민이 함께 지역의 미래를 그려 보는 교류 프로그램 ‘현남고민수집소’, 생활 인구 정착을 위한 커뮤니티 구축, 지역민과의 상생을 위한 마을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양양군 현남면은
강원도 양양군 남부에 위치한 현남면은 맑은 동해 바다와 울창한 산자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특히 서핑 명소로 잘 알려진 죽도해변과 인구해변을 품고 있으며, 사계절 다양한 해양·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서핑과 산책, 해변에서의 요가 등 다양한 로컬 문화가 일상 속에 녹아 있어 자연 친화적 삶을 원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생활 거주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서울, 수도권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원격 근무, 장기 체류, 이주 등을 고려하는 청년과 생활 인구의 새로운 터전으로 가능성을 넓혀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