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남동과 연희동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책방 투어. 머무르기만 해도 책 한 권 펼쳐 보고 싶은 독특한 콘셉트의 책방을 찾았다.

파랑에 관한 모든 것
쏘블루
지난해 2월 14일 파랑에 진심인 공간이 생겼다. 이름도 쏘블루. 표지가 파란 책과 제목에 ‘파랑’이 들어간 책 등 파랑과 관련된 책이 모두 모인 곳이다. 책만 파란 게 아니다. 서점 앞을 지키는 자전거부터 스피커, 위스키 라벨, 턴테이블, 심지어 찻잔 테두리까지 파랗다. 블루와 관련한 재즈 감상회도 진행한다. 이름은 재즈 앨범명에서 따온 ‘Blue Hour’. 물감과 색연필로 나만의 블루를 만드는 경험도 특별하다. 메뉴마저 파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음료로 준비했다. 깊고 진한 블루가 떠오르는 드립 커피 ‘올드 블루’와 싱그러운 하늘색이 생각나는 덴마크 티 ‘쿨 허벌’이 대표적이다. 또 어떤 블루가 등장할까.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쏘블루만의 파란 세계가 궁금해진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 27
문의 @soblue_official

이야기를 현실로 만든 마법 같은 공간
달걀책방
개성 넘치는 표지와 역동적인 타이포그래피가 담긴 그림책들이 정면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책방. 갖고 싶은 책을 신중히 고르는 마음이 달걀을 소중히 다루는 행동과 닮아 달걀책방이라 이름 지었다. 명유미 대표는 자유분방하고 따뜻한 시선이 담긴 그림책을 비롯해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일러스트레이터 책도 소개한다. 매달 열리는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전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아동 눈높이에 맞춰 작품을 배열하는 등 명 대표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전시 기간에는 작품과 관련한 재미있는 워크숍도 진행한다. 그림책 <멸치 다듬기> 속 죽방멸치와 디포리가 겨루는 장면처럼 팀을 나누어 육수 맛 대결을 펼치고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는 식이다.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재현해 보는 경험이 색다르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9길 43-35
문의 @egg.bookshop

읽고 쓰는 손님들의 사랑방
페잇퍼
서울 연희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페잇퍼는 김민정 대표가 연남동과 상수동에서 운영하던 만화 카페 ‘즐거운작당’과 그림책방 ‘달달한작당’을 합쳐 새롭게 만든 공간이다. 독특한 점은 회원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 아는 사람만 오는 비밀스럽고 안전한 공간을 지향하는 김 대표의 뜻이 담겼다. 책장엔 주인장의 취향과 사심이 가득한 책 2만여 권을 엄선해 채워 넣었다. 모임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있다. 5주간 최대 50권까지 빌려 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북클럽’, 평소 미뤄 왔던 딴짓을 하는 ‘이래 봬도 워크샵’ 등 모임 내용도 이색적이다. 여느 만화방이나 카페처럼 라면과 음료도 준비되어 있어 출출해진 배를 채울 수도 있다. 페잇퍼만의 특별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매주 목·금요일에만 선보이는 가정식 요리를 놓치지 말자.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5안길 32-7
문의 @paperr.bookshop

필름 사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엘리브러리
300여 권의 필름 사진책을 자유롭게 열람 가능한 도서관 엘리브러리는 아날로그 필름의 따뜻한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영국 유학 중 필름 사진의 매력에 빠진 강혜원 대표는 2017년부터 전 세계 카메라 숍을 돌아다니며 필름 카메라와 필름 사진집을 수집했다. 영국 가정집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내부는 괘종시계, 서양 유화 등이 앤티크한 감성을 물씬 풍긴다. 런던, 옥스퍼드 등 영국 도시로 테이블 이름을 명명하고 그 위에 도시 풍경이 담긴 필름 사진집을 놓아 둔 점이 재밌다. 사울 레이터, 비비안 마이어 등 사진계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일반인의 희귀한 1950~1960년대 필름 사진집도 있다. 엘리브러리의 모든 필름 사진책에는 그 시절의 역사와 추억이 깃들어 보기만 해도 영감이 샘솟는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2길 52
문의 @allybrary

여행자를 반기는 책방
책크인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책크인에서 기분 전환을 하는 건 어떨까. 여행책과 와인으로 가득 찬 공간, 책크인에서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의 체크인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다. 여행의 낭만을 더하는 예술 서적은 기본이고 특정 도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에세이나 인문서도 갖췄다. 큐레이션 코너인 ‘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한 책’에는 여행 기간 내내 들고 다녀도 부담 없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일본 도쿄와 교토에만 있는 연꽃 인센스 같은 지역 특색이 뚜렷한 로컬 상품도 판매한다. 책크인의 또 다른 묘미는 와인과 함께 즐기는 독서다. 와인 선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와인 셀프 책크인 가이드’도 마련했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 여행을 원한다면 알바리뇨를, 나무 냄새와 흙의 감촉을 만끽하고 싶다면 리슬링을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9
문의 @checki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