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새의 시선으로, 때론 땅에 엎드려서 더 오래 더 깊이 들여다볼 것. 산과 계곡, 바다와 풀밭에서 봄의 한순간을 포착했다.

산 아래 계곡엔 물고기가 산다. 물고기가 노니는 계곡에 푸른 숲이 담긴다.
숲이 빠진 물 위로 빨갛고 노란 점들이 어른거린다.
꽃인가 싶은, 오색 연등. 부처님오신날의 어느 산사.
2024년 5월, 전남 순천 송광사 계곡

산과 들이 온통 연둣빛으로 피어날 때 바다도 힘차게 달음박질한다.
갈매기를 닮은 파도의 발자국. 레이스 같은 무늬를 남기며 저만치 부서지는 계절의 흔적.
2025년 4월, 강원도 강릉 옥계해변

얼음처럼 투명하고 젤리처럼 탱글탱글한 아침,
보송한 솜털을 파닥이며 큰 숨으로 자라나는 초록빛 생명.
2024년 5월, 전북 김제의 어느 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