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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소리의 세계, 오디움

2025년 07월 23일

  • EDITOR 신송희

서울의 한적한 청계산 부근에 자리한 오디오 박물관에서 온몸으로 소리를 감각한다. 100년에 걸친 역사와 감성을 품은 소리는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매년 전 세계 우수 건축물과 디자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베르사유 건축상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중 하나로 한국 박물관을 꼽았다. 바로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 오디움이다. 지난해 6월 5일 개관한 오디움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와 디자이너 하라 겐야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각기 다른 굵기와 길이의 알루미늄 파이프 2만 개가 수직으로 건물을 감싼 외관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단을 내려가야만 정문에 닿는데, 여기엔 건물 전체를 충분히 관람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가 몰입하기를 바라는 구마 겐고의 섬세한 마음이 담겼다.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청음에 최적화된 공간 설계를 위해 전시실 층고를 높게 확보해 음향이 고르게 퍼지도록 했고, 벽은 소리를 흡수하는 나무로 단차를 두어 명료한 음향이 전달되도록 했다.
오디움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빈티지 오디오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슨트 투어를 운영한다. 상설전인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은 19세기에 에디슨이 만든 축음기부터 1920~1960년대 빈티지 스피커까지 100년에 걸친 시대별 오디오 기술의 변화를 좇는다.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희귀 컬렉션을 청음할 수 있다는 것이다. 98년 전에 나온 스피커로 감상하는 비틀스의 ‘Yesterday’는 반주로 깔린 현악기 소리가 현장에서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오르골로 듣는 ‘여행을 떠나요’는 현란한 인형들의 지휘에 맞추어 통통 튀는 북과 트럼펫 소리가 이색적이다. 이 외에도 ‘축음기의 조상’이라 불리는 19세기 뮤직박스, 세계 최초 극장용 사운드 시스템인 1920년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의 혼 스피커 등 음향계에 한 획을 그은 기기가 내는 소리의 진가를 경험해 볼 기회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헌릉로8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