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서울 속 여름 쉼터

2025년 07월 25일

  • WRITER 우지경(여행 칼럼니스트)
  • PHOTOGRAPHER 김은주

한여름 더위를 씻어 주는 이색 여름 쉼터를 모았다. 폭포 소리, 빗소리를 들으며 녹음 가득한 곳에서 도심 속 여유를 누려 보자.

더위를 날려 주는 폭포 소리
카페 폭포
카페 폭포는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 내는 거대한 인공 폭포 옆에 자리한 테라스 카페다. 서울 홍제천 옆 낙후된 주차장이던 곳이 2년 전 높이 25미터, 폭 60미터의 인공 폭포 옆자리 카페로 바뀐 후 외국인도 찾아오는 명소로 거듭났다. 테라스에 앉아 차가운 커피를 마시며 쉼 없이 쏟아지는 폭포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더위가 단숨에 씻겨 내려간다. 테라스는 물론 카페 내부 어느 자리에 앉아도 폭포를 감상하기 좋은 구조다. 카페 폭포는 개인 사업자가 아닌 서대문구청에서 운영하는 것이 특징. 카페 수익금은 관내 장학금으로 사용해 커피를 마시며 착한 소비를 한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카페 폭포 옆에는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도 있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262-24 문의 @cafe.pokpo

맑은 날에도 비 내리는 카페
레인리포트
남산 아래 소월로 골목에는 맑은 날에도 ‘비멍’을 즐기기 좋은 카페, 레인리포트가 숨어 있다. 비 오는 날 마시는 커피가 더 향기롭다는 데서 착안한 우중 콘셉트 카페다. 대나무 계단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면 인공 비가 내리는 중정을 품은 카페가 모습을 드러낸다. 홀 중앙에 설치한 모니터에서 원두 산지인 과테말라·에티오피아 등의 날씨와 강수량을 보여 주고, 통창 너머로는 인공 비가 시원하게 쏟아진다. 창가에 앉아도 시원하지만 대형 투명 우산을 쓰고 빗속으로 걸어가면 한여름에도 비 오는 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흐린 날을 표현한 블랙 레모네이드 ‘클라우디 데이’, 맑은 날을 표현한 오렌지 & 레모네이드 ‘서니 데이’ 등 날씨 테마의 음료도 준비되어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40길 85 문의 0507-1360-4302

동굴에서 즐기는 음악과 커피
더 피아노
서울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독보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더 피아노는 자연과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기하학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거대한 암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암석 앞 테이블에 앉아 커피와 디저트를 맛보고 있으면 암석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발아래 고여 마치 동굴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이 든다. 2층 야외 정원에서는 북한산의 울창한 숲과 너럭바위가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더 피아노에선 평일 2회, 주말 3회 라이브 공연도 열린다.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북한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더위는 물론 묵은 걱정마저 날아간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평창6길 71 문의 02-395-2480

숲속의 두 은신처
더숲 초소책방 & 인왕산 숲속 쉼터
더위를 피해 숲속으로 스며들고 싶다면 더숲 초소책방과 인왕산 숲속 쉼터가 제격이다. 인왕산 숲에 둘러싸인, 테라스가 아름다운 더숲 초소책방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호를 위해 지은 경찰 초소를 리모델링한 책방 겸 테라스 카페다. 뒤로는 울창한 숲과 오래된 바위가 절경을 이루고, 앞으로는 멀리 남산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더숲 초소책방에서 인왕산 등산로를 잇는 계단을 오른 뒤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인왕산 숲속 쉼터에 다다른다. 과거 병사들이 거주했던 인왕3분초가 쉼터로 바뀌어 조용하게 독서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왕산로 172(더숲 초소책방),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산4-36(인왕산 숲속 쉼터) 문의 02-735-0206(더숲 초소책방)

무릉도원으로 떠나는 북캉스
청운문학도서관
인왕산 청운공원 숲길에 자리한 청운문학도서관은 푹푹 찌는 여름에 북캉스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언덕의 가파른 경사를 그대로 살려 건물을 지은 것이 특징으로, 지하에는 현대식 도서관이, 지상에는 기와를 올린 한옥 도서관이 자리한다. 한옥 도서관의 기와지붕은 숭례문 복원에 사용한 기와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수제 기와와 돈의문 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된 한옥 기와를 재사용했다. 청운문학도서관의 백미는 창 너머로 작은 폭포가 보이는 누정. 이곳에서 책을 읽으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폭포 소리와 새소리만 귀를 가득 채운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폭포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다. 책 속 문장들을 음미하며 폭포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시원해진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문의 070-4680-4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