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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서 얻은 용기

2025년 06월 23일

  • EDITOR 김수아

한 고등학생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행을 결심한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친구 미지 덕에 호수는 산 정상에 도착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일란성쌍둥이인 미래와 미지는 얼굴은 똑같아도 성격부터 취향, 재능까지 모든 게 다르다. 둘은 초등학생 때부터 한약을 몰래 먹어 주거나, 수학 문제를 대신 푸는 등 서로를 도우며 자랐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는 언니 미래에게 동생 미지가 인생을 맞바꾸자고 제안하며 시작된다. 미지는 막상 언니가 다니던 회사로 출근해 보니 동료들의 계속되는 따돌림이 곤혹스럽고, 금융 회사의 업무 용어나 일 처리 방식도 낯설기만 하다. 게다가 첫사랑 호수도 고등학생 때부터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혼란에 빠진다. 학교의 오랜 전통 행사로 산 정상까지 올라야 했던 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빨리 걷지 못하던 호수는 하산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산행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미지가 호수를 믿고 정상에서 기다려 준 덕분에 끝까지 힘을 냈고, 이때부터 미지를 좋아한 것이다. 극 중에서 두손봉으로 나오는 이곳의 실제 이름은 가야봉으로, 충남 서산시 해미면과 운산면, 예산군 덕산면과 봉산면의 경계에 위치한 가야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다. 가야봉 근처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어 10분 정도만 걸어도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호수가 위안을 받은 산꼭대기에 오르면 미지가 매일 아침 스스로를 다독이며 외치는 말을 따라 하고 싶을 것 같다.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인생을 바꿔 살면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배우 박보영이 1인2역을 맡은 드라마로,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표현해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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