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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메밀꽃 필 무렵

2025년 02월 21일

  • EDITOR 김수아

인테리어 디자이너 강희는 의뢰인을 만나러 고향으로 내려간다. 메밀밭이 붉게 물드는 계절, 첫사랑 연수와 10년 만에 재회한다.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의 주인공 강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스무 살이 되는 해에 혼자 서울로 떠난다. 강희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하나읍은 걱정한다는 핑계로 모진 말을 무자비하게 퍼붓는 어른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다. 그곳을 벗어나는 날, 그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모텔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은 탓에 어쩔 수 없이 하나읍을 찾아가게 되고, 맞은편 차량에서 내린 첫사랑 연수와 마주친다. 둘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챈 회사 동료에게 첫 만남을 털어놓는데, 아홉 살 연수가 전학 온 날을 회상하는 강희의 표정이 여느 때보다 환하다. 그리고 주변을 감싸는 메밀꽃이 그의 미소를 더 아름답게 밝혀 준다.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소는 강원도 영월군 동강 변의 붉은 메밀꽃밭이다. 연인을 상징하는 메밀꽃이 피어날 때 강희와 연수가 재회한 건 단순한 우연일까. 메밀꽃은 10월 초쯤 만개하기 때문에 드라마 속 풍경을 지금은 볼 수 없다. “첫눈 열 번 먹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대.” 연수는 강희의 말을 기억하고 오랜 시간 첫눈을 맞는다. 기다려야 만날 수 있고, 기다림 끝에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건 비단 메밀꽃만은 아닐 것이다.

모텔에서 자란 강희가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첫사랑 연수와 조우한다.
배우 이세영과 나인우가 출연하는 로맨스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