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장 먼저 오고 가장 오래 머무는 곳, 충남 태안군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이다. 국내 유일의 목련 축제가 열리고, 풀 내음 가득한 스테이에서 동화 같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 목련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비밀의 정원을 소개한다.


2 비밀의 정원에 핀 목련 ‘불칸’.
국내 유일의 목련 축제가 열리는 수목원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새하얀 목련 꽃망울이 터질 때 우린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목련을 주제로 한 축제가 천리포수목원에서 열린다. 국내 유일의 목련 축제인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가 그것.
3월 28일부터 4월 20일까지 약 3주간 이어지는 이 축제는 2025년 충남 방문의 해를 맞은 태안의 가장 큰 볼거리가 될 것이다.
천리포수목원은 목련의 종과 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전 세계 1000여 개 분류군의 목련 가운데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목련은 926개 분류군에 이른다. 압도적 숫자만큼 다양한 목련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겨울 정원 한쪽에 자리한 큰별목련 ‘얼리 버드’는 그 이름처럼 가장 먼저 흰 꽃잎을 피우며 봄소식을 전한다. 수목원 한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큰별목련 ‘레오나르드 메셀’은 탐스러운 분홍색 꽃망울을 터뜨리고, 노란색 꽃잎을 단 ‘황해’와 ‘맥신 메릴’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꽃잎이 붉은색을 띠는 ‘불칸’은 탐방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기 포토 존을 만들어 준다. 축제 기간에는 평소 일반인이 방문하지 못하는 천리포수목원의 비공개 정원도 개방한다. ‘가드너와 함께하는 비밀의 정원’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천리포수목원 가드너의 설명을 들으며 비공개 정원을 수놓은 다종다양한 목련을 감상할 수 있다. 비공개 정원 묘포장에는 꽃잎이 청동색에 가까운 푸른빛을 띠는 아쿠미나타목련도 있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은 나무 모양이 도심에서 보는 목련과 사뭇 다르다. 가지치기로 수형을 정형화한 도심의 목련과 달리 가지가 위와 옆, 아래로 자라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비밀의 정원
천리포수목원은 1970년에 설립한 한국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다. 2009년부터 일부를 공개해 일반 탐방객도 1년 내내 수목원의 사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설립자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 원장은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1945년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왔다가 빼어난 풍경에 반해 1979년에 귀화한 인물이다. 그는 반평생을 헌신해 척박한 천리포 해안가 부지를 아름다운 수목원이자 나무들의 피난처로 일구었고, 이후 공익 재단법인으로 사회에 환원했다.
천리포수목원은 설립 이후 40여 년간 연구 목적 외에는 출입할 수 없는 비개방 수목원이었다. 사람들의 잦은 발길로 식물이 다칠 것을 염려해 식물 관련 전공자와 후원 회원만 입장을 허용했다. 그러다 2009년 3월 전체 7개 관리 지역(밀러가든, 목련원, 종합원, 침엽수원, 낭새섬, 에코힐링센터, 큰골) 중 한 곳의 빗장을 풀며 천리포수목원을 일반에 공개했다. 그리고 이곳을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밀러가든’이라 이름 지었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에는 한옥과 초가집, 양옥으로 이루어진 가든 스테이가 자리한다. 싱그러운 풀 내음을 맡으며 아침을 맞고,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즐기는 여유. 가든 스테이에 머무르며 천리포수목원을 내 집 정원처럼 만끽할 수 있다. 공익 재단법인인 천리포수목원은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후원 회원 제도를 운영한다. 후원 회원으로 가입하고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수목원 무료입장을 포함해 숙박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숙박 예약은 천리포수목원 홈페이지 또는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 www.chollipo.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