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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의 정신 잇는 ‘더 헤리티지’

2025년 05월 26일

  • EDITOR 최현주

90년 역사를 간직한 옛 조선저축은행이 시공간을 초월한 문화 예술 & 쇼핑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남대문시장과 명동 거리, 한국은행 본관이 자리한 서울 한복판에 흥미로운 공간이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9일 신세계백화점이 개관한 ‘더 헤리티지’가 그것. 총 6층 규모 건물에 샤넬 매장과 역사관, 전통 공예품 전시관과 한식 디저트 카페, 야외 정원 등이 들어섰다. 그리스 도리스 양식의 웅장한 기둥, 격자무늬 창문과 꽃 모양의 화려한 석고 부조 등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90년 역사를 간직한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일제강점기엔 조선저축은행으로, 10년 전까진 제일은행 본점으로 쓰이다, 2015년 신세계백화점이 매입해 더 헤리티지로 다시 태어났다. 무려 10년에 걸쳐 보존·복원 작업을 진행한 신세계백화점은 리모델링에 본격 착수한 이후에도 근대 건축문화유산 전문가 등이 포함된 자문 회의를 30여 차례 여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더 헤리티지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한국의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1, 2층에 들어선 샤넬 매장은 7미터 높이 천장의 꽃 모양 석고 부조 등 더 헤리티지의 건축 요소를 보존하면서 파리의 세련미와 장인 정신, 과감한 현대적 요소를 조화롭게 담아냈다. 3층은 올해 하반기 개점을 위해 비워 뒀고, 4층에는 한국 유통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관과 더 헤리티지 뮤지엄을 마련했다. 개관전으로 선보인 <명동 살롱: The Heritage>전은 1950~1960년대 명동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당시 유행했던 살롱 문화를 재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5층에는 한지, 버선, 누비 등 한국적 소재와 기술을 탐구하는 문화 체험 및 전시 공간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헤리티지’가 생겼고, 신세계 한식연구소에서 연구 개발한 한국의 디저트 메뉴를 소개하는 ‘디저트 살롱’도 마련했다. 디저트 살롱과 연결된 옥상 정원은 도심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 전망대에 서면 명동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소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