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명물 민어를 새롭게 해석한 가게부터 근대 역사를 담아낸 전시관까지, 전남 목포 원도심을 누비며 맛과 역사를 탐험했다.

고소한 풍미의 유기농 빵 가게
빵집 오붓한 생


목포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 안철 선생이 운영하던 동아약국이 빵집으로 변했다. 1층 외관을 목조로 개조하고, 많은 사람이 이 역사적 장소를 기억하도록 측면에 ‘옛 동아약국’ 간판을 달고 당시 사진도 붙여 놓았다. 이곳에서 김형준 대표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 밀 천연 발효종 빵을 구워 낸다.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근처 장흥에서 유기 재배한 우리 밀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첨가제는 물론 설탕, 버터, 우유, 달걀을 넣지 않는 것이 김 대표의 원칙. 발효종은 손수 배양해 저온에서 13시간 정도 숙성한다. 이곳의 시그너처는 ‘목포는 빵’이다. 발효한 건포도를 이용해 만든 빵으로 와인 같은 풍미가 난다. 짭짤하고 포슬포슬한 치즈감자빵과 고소하고 촉촉한 100퍼센트 통밀 식빵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매장에 테이블이 없어 포장 구매만 가능하다.
주소 전남 목포시 해안로237번길 24
문의 061-242-4985
빵집 옆 지성 충전소
고호의책방


오른손엔 빵을, 왼손엔 책을 든 고흐가 그려진 입간판이 인상적인 책방. 이름부터 특이한 고호의책방은 빈센트 반 고흐에서 영감을 얻었다. 백선제 대표의 고흐에 대한 진심이 책방 곳곳에 담겨 있다. 고흐의 초상화는 물론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아를의 침실’ 등이 걸려 있어 마치 고흐의 서재에 들어온 듯하다. 여행객이 남긴 엽서와 책방 그림도 공간 한쪽에 켜켜이 쌓여 있다. 그림, 사진 등 예술 서적이 주를 이루고, 오랫동안 사랑받은 책부터 최근 주목할 만한 신간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책방 안쪽엔 누구든 편히 쉴 수 있는 테이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던 한 학생은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가 목포근대역사관, 연희네 슈퍼 등 목포 명소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아 엽서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 이 엽서는 고호의책방 한편에서 판매 중이다.
주소 전남 목포시 영산로75번길 12
문의 @goghbooks_
셰프로 변신한 전 목포역장의 손맛
피렌체역

정성 가득한 이탈리아 수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목포역장직에서 퇴임한 박석민 대표는 요리에 대한 열망 하나로 50대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명문 요리 학교에서 실력을 쌓은 그는 1년 만에 이탈리아 주 정부가 인증한 셰프 자격증을 획득했다. 한국에 돌아와 목포역장에서 피렌체역장으로 인생 제2막을 연 박 대표는 이탈리아의 문화 도시 피렌체를 가게 이름에 넣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새파란 외관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가 바로 이탈리아다. 벽면에는 피렌체 두오모, 피사의 사탑 등 이탈리아 명소를 수채화로 그려 넣고,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접시로 곳곳을 장식했다. 피렌체역의 대표 메뉴는 ‘고든램지 비프웰링턴’과 ‘고구마 라사냐’. 고든램지 비프웰링턴은 표고버섯 소스를 입힌 쇠고기 안심을 페이스트리 생지에 싸서 오븐에 구운 요리로 고급스러운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고구마 라사냐는 고구마와 구운 가지, 라구 소스를 파스타 면과 층층이 쌓은 뒤 목포 특산품 비파청 소스를 곁들여 내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주소 전남 목포시 호남로58번길 28
문의 061-247-7788
목포 근현대사의 중요한 발자취
목포근대역사관 1·2관


목포 역사 기행의 필수 코스, 목포근대역사관. 1관은 구 일본 영사관, 2관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개조한 것이다. 한때 두 건물 모두 철거 위기에 처했지만, 일제 침략과 수탈의 현장을 보여 주는 역사 교육 현장이기에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했다. 붉은 벽돌 외관이 인상적인 1관은 창문 위에 욱일기 문양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1897년 목포 개항 역사 자료와 1920년대에 지은 근대 건축물, 축음기·재봉틀 등 개화기 문물을 볼 수 있다. 건물 뒤편에는 유달산 방공호가 자리한다. 일제가 태평양전쟁 때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만든 곳으로, 서늘한 어둠 속에서 애달픈 식민 지배 역사가 느껴진다.
1관에서 도보 3분 거리인 2관은 1920년에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었다. 유난히 반듯한 모습의 회색 콘크리트 외관이 1관과 확연히 다르다. 일제의 농민 수탈 과정부터 목포 시민의 항쟁 역사에 대한 기록이 전시되어 뜨거운 저항 정신을 엿볼 수 있다. 1관에서 구입한 입장권으로 2관도 관람 가능하다.
주소 전남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1관), 번화로 18(2관)
문의 061-242-0340(1관), 061-270-8728(2관)
유달산을 눈과 입으로 즐기는 카페
오거리숭커피


목포의 자랑 유달산을 케이크로 맛볼 수 있는 카페. 맛은 총 세 가지다. 딸기 맛은 벚꽃 핀 봄을, 녹차 맛은 싱그러운 여름을, 로터스 맛은 단풍이 물든 가을을 담았다. 봉긋 솟은 산 모양으로 만든 빵에 수제 크림을 바르고 연두색 빵으로 주변을 장식했다. 그 모습이 꼭 유달산을 닮았다. 부드러운 빵과 고소한 크림이 잘 어울리고 많이 달지 않아 계속 먹게 된다. 여기에 커피는 이숭호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시그너처 콜드브루 ‘목포의 눈물’이 어울린다. 이름처럼 7~8시간 동안 커피를 한 방울씩 똑똑 떨어뜨려 찬물에 우린 목포의 눈물은 쓴맛이 적고 깔끔하다. 메뉴에 들인 정성만큼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다. 1930년대 목조 건물을 개조한 이 공간에는 박물관에 소장되었던 타자기, 오거리 어르신들이 기증한 액자, 소니 캠코더를 연결한 브라운관 TV 등 오래된 소품이 가득하다.
주소 전남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38-1
문의 0507-1327-1731
세상 어디에도 없는 민어 요리
피시테리


민어회, 민어전, 민어탕 말고 말린 민어 요리는 어떤가. 피시테리는 여느 민어 전문 음식점과는 다른 민어 요리를 선보인다. 상호명은 생선을 뜻하는 영어 ‘피시’와 고기와 내장을 소금에 절여 훈연한 육가공품을 뜻하는 프랑스어 ‘사퀴테리’의 합성어다. 김하연 대표는 사퀴테리 공법을 민어에 적용했다. 목포와 신안 바다에서 잡은 민어를 쓰고, 신안 천일염과 피시테리만의 향신료를 사용해 향과 식감이 독특하다. 대표 메뉴는 ‘피시테리 플래터’.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한 민어 요리를 한 접시에 담아낸다. 이 중 고정 메뉴는 세 가지. 비파잎의 훈연 향과 감칠맛이 나는 ‘훈제민어’, 훈연한 파프리카의 매콤한 맛을 더한 ‘민어초리소’, 다진 민어 살에 고흥산 유자즙을 더해 상큼한 맛이 나는 ‘민어타르타르’다. 함께 제공하는 민어껍질칩과 민어부레팝콘도 바삭하고 짭짤한 맛이 별미다.
주소 전남 목포시 수강로 11-2
문의 061-981-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