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널 위해 준비했어

2025년 12월 01일

  • EDITOR 신송희
  • PHOTOGRAPHER 김은주

원하는 주류와 스낵을 골라 담는 보틀 숍,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드는 편집숍 등 고마운 이에게 마음을 전할 서울의 특색 있는 선물 가게를 찾았다.

산타의 비밀 창고
프레젠트모먼트

망원동의 평범한 대로를 걷다 보면 ‘이게 뭐지’ 싶은 붉은 벽돌 문을 마주하게 된다. 안으로 들어서면 잔잔한 캐럴이 흐르고 따뜻한 조명 아래 마법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은 바로 1년 내내 크리스마스인 프레젠트모먼트. 상상 속 산타의 비밀 창고를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소품 숍이다. 정교한 핸드 페인팅 피겨, 소원을 이루어 주는 인형 키링, 12월 1일부터 매일 한 칸씩 열어 보는 어드벤트 캘린더, 화려한 패턴의 포르투갈 타일 캔들, 펼치면 작은 트리가 솟아오르는 팝업 카드까지, 전 세계 물건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품은 채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시선을 옮길 때마다 마음을 사로잡는 신비로운 아이템이 잇따라 자연스레 걸음이 느려진다. 공간 깊숙이 자리한 크리스마스트리는 몽글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선물 고르는 일이 이토록 설레다니. 프레젠트모먼트를 돌아보는 것만으로 행복이 차오르는 기분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49-1
문의 @presentmoment.storage

추억을 재생하는 카세트테이프
더스

빈티지 음악 플레이어를 사랑한다면 더스를 지나치기 어렵다. 디자인 에이전시 더스의 전성환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시절, 텅 빈 사무실을 자신의 컬렉션으로 채워 청음 공간인 더스를 열었다. 카세트테이프, DAT, MD, CD, LP 등 다양한 포맷의 플레이어를 감상할 수 있는데, 1979년에 출시된 최초의 워크맨 TPS-L2,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사용하던 CDP 소니 D-777 등 기기의 시대별 음질을 비교해 보는 경험도 특별하다. 좋아하는 음악을 한데 담아 간직하고 싶다면 ‘나만의 믹스테이프 만들기’를 추천한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딸깍’ 소리와 함께 오래된 추억이 재생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5길 10-5
문의 02-3445-8770

새 숨이 깃든 단 하나의 옷
이스트오캄

편안한 실루엣의 옷을 추구하는 이스트오캄은 리메이크 의류를 만드는 리빌드(rebuild) 브랜드이자 편집숍이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은 이스트오캄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알록달록한 스티치를 더한 청바지, 다양한 체크 패턴을 톤온톤으로 이어 붙인 셔츠, 손바느질로 그림을 새긴 데님 모자까지 모두 손현덕·김지혜 부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초창기에는 옷을 디자인해 공장에 제작을 맡겼는데 불량률이 높고 버려지는 원단도 많아 방향을 바꿨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두 사람의 손길로 리메이크 작업을 하기로 한 것. 헌 옷을 뜯고 자르고 재봉틀로 박음질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점차 이스트오캄만의 확고한 스타일도 구축하게 됐다. 버려진 빈티지 의류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되살아난다. 패션을 사랑하는 친구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주소 서울시 성동구 둘레7길 17
문의 02-6439-0201

한국적 미감이 깃든 기념품
와유재

여행지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념품을 사는 것이다. 북촌에 자리한 한국 기념품 편집숍 와유재는 10년간 여행사에서 일하며 세계 곳곳의 기념품점을 누빈 이정준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여행자들이 의미도 모른 채 구매한 기념품을 방치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그는 와유재를 열며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첫째, 보기에 아름다운 것. 둘째, 한국 문화와 이야기가 담긴 것. 셋째, 실용적인 것. 덕분에 와유재에는 예쁘고 유용한 물건은 다 모여 있다. 복은 쓸어 담고 화는 쓸어버리는 ‘모시 빗자루’, 괴로움을 덜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자비 불상 향초’, 고귀하고 평화로운 삶을 기원하는 봉황도가 그려진 ‘모던 민화 블랭킷’까지. 한국적 미감이 깃든 물건에는 저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복 옷고름을 모티브로 한 보자기, 한지와 국화 매듭을 활용한 디자인 등 포장에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08
문의 0507-1382-6582

취향 가득 종합 선물 세트
키오스크이피

밝은 조명 아래 오렌지와 블루 컬러가 어우러진 키오스크이피는 다양한 주류와 스낵을 캐주얼하게 즐기는 바 겸 보틀 숍이다. 10년 넘게 F&B 컨설팅을 해 온 신우철 대표는 다양한 취향이 존중받는 공간을 만들고자 와인, 수제 맥주, 전통주, 위스키, 사케, 리큐어 등 다양한 주류를 직접 선별한다. 구매한 술을 매장에서 즐기는 이들을 위해 가벼운 스낵류도 구비했다. 트러플 감자칩, 밤 잼, 참치 샐러드, 샤르퀴트리까지 자꾸 손이 가는 메뉴가 가득하다. 원하는 술과 스낵을 골라 담는 ‘이피 박스’는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Are you ready to open?(열어 볼 준비가 됐니?)” 박스 옆면의 문구가 선물을 준비하는 이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49길 10
문의 02-6242-0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