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음을 피해 조용히 숨어들 공간을 찾았다. 의외로 그곳은 북적이는 서울 한복판, 을지로 골목에 있었다.


길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 때,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종이에 써 내려가는 것. 서울 을지로에 그런 시간을 온전히 허락하는 곳이 존재한다. 라이팅룸이다.
문구 브랜드 ‘라잇요라이프’를 운영하는 송예원 대표는 쓰는 행위에 깊이 몰입하는 경험을 주고자 2023년 6월 라이팅룸을 열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원하는 시간대를 예약한 뒤 쓰고 싶은 마음만 들고 오면 된다. 라이팅룸은 연필, 볼펜, 색연필, 만년필, 지류 등 기록을 위한 도구를 부족함 없이 갖췄다. 진열된 만년필을 하나하나 써 보며 손에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 자리에 앉는다. 다음에는 책상 아래 작은 서랍에 스마트폰을 넣어 두고 빈 종이를 마주한다. 무엇부터 써야 할지 막막해지는 순간, 시선을 돌리자 갈색 봉투의 ‘글감 바구니’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안에 손을 넣어 고른 쪽지에는 “나를 도와준 존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고마운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자 비로소 첫 문장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때로는 타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쓰고 싶은 마음이 깨어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기록하는 ‘공유노트’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민을 적는 ‘고민노트’에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이 남긴 공감과 위로의 댓글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비슷한 감정을 나누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꽤나 큰 위안이 된다. 첫 문장의 운을 떼는 순간 글이 술술 풀리고, 이내 몰입에 이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차분히 정리된다.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27길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