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한 숲길과 정원, 그리운 바다를 찾아 남쪽으로 달린다. 초여름, 전남 해남의 가장 눈부신 시절을 누릴 때다.
1. 땅이 된 바다, 정원이 된 산
산이정원


바다처럼 드넓은 영암호를 건너면 연둣빛 구릉과 붉은 황토밭이 이루는 비옥한 풍경을 맞닥뜨린다. 해남 서북부에 펼쳐진 풍요의 땅, 산이반도에 다다른 것이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 간척 사업으로 형성된 호수 등 지역의 고유한 경관을 활용한 식물원인 산이정원은 산이면에 개발 중인 스마트 시티 ‘솔라시도’의 지향점을 보여 주는 랜드마크이자 미래 세대와 공존하는 생태 문화 공간을 꿈꾼다. 청띠제비나비가 서식하는 후박나무 군락지 ‘나비의 숲’, 탄소 저감 수종 2050그루를 식재해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자 하는 ‘약속의 정원’, 산이반도의 지형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어린이 놀이터 ‘노리정원’, 홍가시나무로 조성한 미로를 따라 걸으며 나의 반려 나무를 탐색하게 하는 ‘생명의 나무’ 등 다채로운 테마 정원이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끌어안는다. 그런가 하면 이재효 작가의 지구 모양 철제 조각 ‘0121-1110=116501’과 이영섭 작가의 ‘어린 왕자’, 거인의 양팔에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유영호 작가의 ‘브리지 오브 휴먼’ 등 시선을 끄는 예술 작품도 여럿이다. 특히 이일호 작가의 코르텐강 구조물 ‘변형된 큐브’와 수령 150년의 동백나무가 포개지는 장면은 정원의 눈부신 풍광에 방점을 찍는다.
주소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664
문의 061-536-3001

정원 도시 해남
해남군은 남도의 정원 문화, 특색 있는 자연경관을 활용해 ‘정원 도시 해남’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올해 하반기 2차 개장을 앞둔 산이정원을 비롯해 해남 최초의 사립 수목원 ‘포레스트수목원’, 해남 민간 정원 1·2호 ‘문가든’과 ‘비원’, 고산 윤선도 유적지 내에 자리한 ‘고산 오우가 정원’ 등 유려하고 싱그러운 정원 풍경이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포레스트수목원 대둔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수목원으로, 산림청이 지정한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이자 산림생명자원 관리기관 역할을 다하고 있다. 400여 종 9000여 그루의 수국이 만개하는 6월이면 ‘땅끝 해남 수국 축제’를 열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손님을 반긴다. 봄에는 수선화, 가을에는 팜파스 그라스가 장관을 이룬다.
주소 전남 해남군 현산면 봉동길 232-118
문의 061-533-7220
문가든 해남군이 지정한 첫 민간 정원. 들꽃과 빛바랜 항아리로 꾸민 소박한 숲길, 산책로 끄트머리에 정박한 나룻배, 산뜻한 카페 건물이 그림처럼 조화롭다. 옥상 테라스에 앉으면 흑석산과 오류제가 이루는 청량한 풍경이 손에 닿을 듯 펼쳐진다. 정원을 둘러싼 저수지 오류제는 수달이 서식하고 철새가 날아드는 생태 보고다.
주소 전남 해남군 계곡면 오류골길 64
문의 061-535-5758
비원 덕음산 남쪽에 자리한 카페이자 민간 정원이다. 지난해 ‘전남 예쁜 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눈길을 끌었다. 102종 6800여 그루의 수목 자원을 보존해 계절마다 색다르게 변화하는 풍광을 보여 준다. 자줏빛 해남고구마의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한 ‘고구마빵’과 함께 티타임을 즐기며 느긋하게 머무르기 좋다.
주소 전남 해남군 삼산면 가재길 171
문의 061-535-1711
2. 자연 한 모금, 소리 한 자락
설아다원


산자락에서 흘러내린 바람이 녹나무의 여린 잎을 흔들고, 재잘대는 새소리가 가슴께를 간질인다. 나무 그늘막 아래 돋아난 찻잎은 싱싱한 향내를 머금은 채 여물어 간다. 두륜산 남쪽에 펼쳐진 작은 별세계, 설아다원의 정경이다. 이곳은 ‘절기놀이 사랑모임’과 ‘남천다회’를 통해 초의선사와 한국의 전통차에 대해 공부하고 몸소 해남의 다맥을 이어 온 오근선 대표, 그리고 풍물과 소리에 능한 팔방미인 마승미 대표 부부가 1997년부터 지금까지 땀으로 일군 유기농 차밭이자 문화 공간이다. 우연히 찾아온 객들을 맞기 위해 꾸몄다는 한옥 스테이와 차실은 단출하면서도 온화한 활기가 넘친다. 환대 어린 한 잔의 차와 ‘녹차아리랑’ 한 자락을 음미하고, 춤추듯 넘실거리는 연둣빛 차밭을 감상하며 공감각적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최근에는 ‘티 마스터스컵’과 ‘골든티어워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2대 오울림 대표가 합세해 브랜드의 저변을 넓히는 ‘모먼트해남’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찻잎 본연의 맛과 향을 입체적으로 돋워 낸 블렌드 티 ‘숲의 위로’ ‘오후의 햇살, 땅끝’ ‘깊은 맑음’ ‘싱그러운 산책’ 등을 개발하는 한편, 산뜻한 티 페어링 코스와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차를 향한 감각을 활짝 열어 준다.
주소 전남 해남군 북일면 삼성길 153-21
문의 061-533-3083

여기도 가 보세요
해창주조장 쌀의 순수하고 담백한 풍미와 묵직한 양감이 매력적인 해창막걸리. 오랜 세월 애주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술의 본산이 바로 해남 화산면 해창마을이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시바다 히코헤이가 세운 미곡창고에서 출발한 해창주조장은 해방 이후 한국인 사업주의 손에 넘어온 이래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2008년 오병인 대표가 인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전국의 주조 명인을 찾아다니며 막걸리 제조법을 공부한 오 대표는 은은한 단맛과 특유의 감칠맛을 살린 프리미엄 막걸리를 선보여 해창이란 이름을 보다 널리 알렸고, 최근엔 증류식 소주 ‘해창대장경’을 출시해 또 한 번 주목받았다. 해창주조장을 찾았다면 술맛만큼 아름다운 정원도 함께 즐긴다. 남천, 육박나무, 사스레피나무, 석류나무, 배롱나무 등 40여 종의 수목이 우거진 정원엔 이끼와 자잘한 들꽃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주소 전남 해남군 화산면 해창길 1
문의 061-532-5152
3. 걷고 기도하고 헤아리다
두륜산과 대흥사 계곡


이어오고 있다.
태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소백산맥은 해남반도에 다다라 비로소 끝자락을 펼친다. 그곳이 바로 두륜산이다. 삼산면과 현산면, 북평면 등지에 걸친 너른 산은 주봉인 가련봉을 비롯한 여덟 개 봉우리로 유려한 능선을 이룬다. 한낮의 뙤약볕을 피하고 싶은 날, 두륜산의 싱그러운 품을 파고드는 것만큼 탁월한 선택지가 또 있을까. 서산대사 휴정이 일찍이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으로,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을 땅”이라 점찍은 자리, 맑고 환한 기운이 충천한 명당에 들어선 대흥사에서 때이른 더위를 식히고 안식을 구해 본다. 국보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해 응진전 삼층석탑, 서산대사 부도, 대광명전 등 빛나는 문화유산을 거느린 사찰이니만큼 역사와 건축의 전통을 되새기며 답사하듯 둘러봐도 좋지만, 이 계절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몸을 이완하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여행이 된다. 소나무와 참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그늘에 앉아 누리는 탁족과 명상의 시간. 오가는 이들이 계곡 길에 쌓아 올린 크고 작은 돌탑이 마음을 울린다. 탑 하나하나에 깃든 간절한 기도를 헤아리는 동안 상념은 가라앉고 어지럽던 머릿속이 환해진다. 돌덩이 같은 번뇌를 내려놓는 순간이다.
주소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대흥사)
문의 061-534-5502

여기도 가 보세요
달마고도와 도솔암 1500여 년 전 중국 고승 달마대사는 한반도 끄트머리에 걸친 산자락에 머무른다. 훗날 이 산을 달마산이라 부르게 된 연유다. 17.74킬로미터에 달하는, 걷기길 달마고도는 고려 시대 달마산 일대에 지은 12개 암자를 잇는 순례 코스다. 달마대사 또한 이 길을 거닐었다 전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잊힌 길이 새롭게 개통된 것은 2017년 11월의 일이다. 약 1만 명의 인부가 해발고도 489미터의 달마산 자락 7부 능선에 올라 손과 삽, 호미, 곡괭이만으로 길을 닦았다. 달마고도에서 유일하게 복원한 암자인 도솔암은 늠름한 돌 병풍에 둘러싸인 채 해남 앞바다를 굽어본다. 새도, 바람도 쉬어 가는 이곳에 머무르다 보면 구름을 타고 신선놀음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리한 다도해의 섬들, 까마득히 아물거리는 해남의 너른 들녘이 가슴 벅찬 풍광을 이룬다.
주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달마고도 제1코스 시작점), 전남 해남군 송지면 마봉송종길 355-300(도솔암)
문의 061-532-1330
4.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
땅끝관광지 & 송호해수욕장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가 ‘땅끝’이란 단어에서 묘한 설렘을 느끼는 이유다. 해남 송지면 땅끝마을은 한반도 백두대간과 국토 종주의 시종점이다. 이 압도적인 상징성은 여행자의 모험심과 호기심을 한껏 북돋운다. 북위 34도 17분 32초, 한반도 최남단을 가리키는 땅끝탑의 위도다. 탑이 위치한 갈두산에 다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가장 빠르고 편리한 수단은 땅끝모노레일이다. 마을에서 사자봉 땅끝전망대까지 단숨에 실어다 주는 전기 궤도 차량으로, 395미터 길이의 레일을 약 6분간 오르는 동안 땅끝마을 앞바다의 물빛이 시원스럽게 눈앞에 펼쳐진다. 갈두산 정상에 닿자 횃불을 형상화한 땅끝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10층 전망대에 서면 서남해안의 탁 트인 풍광을 맞닥뜨리게 된다. 누구라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만한 장관이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남해를 지나 서해로 조업을 나가는 뱃사람들 또한 여기서 배를 멈추고 징과 북을 울려 칡머리 당할머니에게 안녕을 기원했다고 한다. 갈두산 북쪽 자락에 펼쳐진 송호해수욕장과 송호항은 해넘이 명소다. 울창한 솔숲 사이로 보이는 노을빛 흥건한 바다와 섬들이 하루의 끝, 여정의 마지막을 축복하는 듯하다.
주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60-28(땅끝모노레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100(땅끝전망대)
문의 061-533-4414(땅끝모노레일), 061-530-5544(땅끝전망대)

이렇게 여행하세요
해남으로 가는 꿈카 천혜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품은 땅, 해남 구석구석을 살뜰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시티 투어 캠핑카 ‘해남으로 가는 꿈카’를 이용해도 좋다. KTX 호남선 시종착역인 목포역에 내려 기아자동차 ‘레이’를 개조한 귀여운 캠핑카를 타고 해남 여행을 시작한다. 오시아노 오토캠핑리조트· 황토나라테마촌·땅끝오토캠핑장이 전용 공간을 내주어 마음 편히 휴식할 수 있다. 침낭과 베개 등 침구류와 버너, 코펠, 주전자 등 취사 도구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주소 전남 목포시 남교동 88-1(대여 장소)
문의 1688-1141
INTERVIEW
푸른 계절, 열린 해남
지난 1월, 땅끝마을과 땅끝탑을 잇는 걷기길 꿈길랜드가 조성됐다. 계단이 없고 경사로가 완만해 누구나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열린 여행지다. 이곳에서 만난 명현관 해남군수에게 고향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달라 청했다.

화산면 사포마을에서 나고 자란 해남 사람이시죠. 지금 해남에 막 도착한 여행자를 위해 놓쳐선 안 될 고향의 명소 세 곳을 꼽아 주세요. 추천의 이유도 함께 부탁드려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여기,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입니다. 땅끝전망대와 땅끝탑, 땅끝모노레일, 해양 자연사 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동안 땅끝에 다다른 짜릿한 기분을 실감할 수 있죠. 두륜산에 있는 천년 고찰 대흥사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남의 자랑입니다. 유구한 역사, 청량한 자연경관이 조화로워 2025년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대흥사가 지닌 치유력, 회복력을 보다 널리 공인받게 되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열세 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친 명량대첩의 현장을 굽어보는 우수영 관광지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저는 명량해상케이블카를 타거나 울돌목스카이워크에 올라설 때마다 저 바다가 버텨 온 세월을 헤아리곤 합니다. 이미 세 곳을 언급했지만, 세 곳만 더 소개해도 될까요? 지난해 개장한 산이정원, 해남을 대표하는 걷기길 달마고도, 공룡 관련 화석 400여 점과 희귀 전시물을 소장한 해남공룡박물관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쉽습니다. 특히 해남공룡박물관은 공룡과 익룡, 새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황산면 우항리에 위치해 더 뜻깊은 곳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5월 우항리 일원에서 열린 해남 공룡대축제가 큰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하반기에는 해남에서 또 어떤 축제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계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테마별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 보실 여름 축제는 해남군민광장에서 열리는 작은 K-팝 콘서트 ‘한여름밤의 문화축제’와 순국선열을 기리는 꽃 무궁화를 테마로 한 ‘옥천 무궁화축제’입니다. 날씨가 조금 더 서늘해지면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펼쳐지는 ‘명량대첩축제’와 건강한 향토 먹거리 잔치 ‘해남미남축제’, 슬기로운 야외 생활을 권하는 ‘전남 캠핑관광박람회’ 등 본격적으로 축제의 열기가 달아오를 거예요. 남쪽 바다의 따뜻한 겨울을 즐기고 싶다면 ‘땅끝해넘이·해맞이 축제’ ‘화원오시아노 해넘이축제’ ‘북일 오소재 해맞이 행사’를 찾아 주세요. 땅끝에서 한 해의 끝을 장식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해남은 전남캠핑박람회를 유치할 만큼 캠퍼들이 사랑하는 여행지로 꼽힙니다. 추천하고 싶은 해남의 캠핑 명소는 어디인가요?
우선 화원반도에 자리한 오시아노 관광단지를 꼽아야겠습니다. 목포역에서 멀지 않은 데다 닭섬과 고도의 실루엣이 아름다운 화봉리 앞바다를 품고 있거든요. 오시아노해수욕장이 자리한 오시아노캠핑장에 여장을 풀고 물놀이를 즐겨 보세요. 올해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 중인 땅끝관광지의 대표 숙박·휴양 시설인 땅끝황토나라테마촌과 오토캠핑장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시설 리모델링, 캐러밴 존 조성, 산책로 정비 등을 통해 더 많은 캠퍼들을 초대할 계획입니다. 해남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테마 공간도 확대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최근 해남은 ‘대한민국 농어촌수도’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물 맑고 비옥한 땅에서 길러 낸 맛 좋은 해남의 먹거리, 무엇이 있을까요?
해남이 걸어온 길은 곧 대한민국 농어촌의 새로운 역사가 되었습니다. 해남군은 한국 최초로 농어촌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농어민 수당 제도를 도입했고, 삼산면 평활리 일원에 농업 분야 탄소 중립을 이끌어 갈 국립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를 개관할 예정이지요. 감사하게도 해남에는 이미 이름난 농수산물이 여럿입니다. 지리적 표시제 제11호로 등록해 명성과 품질을 지키며 전국 생산량의 80퍼센트를 점유해 온 해남겨울배추, 한국소비자단체 최우수 쌀에 선정된 땅끝햇살, 해남 앞바다에서 생산한 물김 원초로 가공해 독특한 풍미를 지닌 해남김···. 이뿐인가요. 초당옥수수, 양파, 고추, 세발나물, 미니밤호박, 참다래, 무화과, 블루베리, 새송이버섯도 높은 품질을 자랑합니다. 해남황토고구마로 만든 고구마빵 또한 인기가 대단합니다. 지역 빵집인 ‘피낭시에’ ‘더라이스’ ‘화산제과점’ ‘몽소베이커리’가 저마다 개성 넘치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니 취향껏 골라 드셔도 좋습니다. 먹거리 이야기가 나왔으니, 양질의 농수산물로 요리한 음식도 추천해 드릴게요. 한 상 가득 반찬을 차려 내는 한정식, 싱싱한 닭 회를 포함한 닭 코스 요리, 감칠맛 나는 삼치구이와 한우 육회 비빔밥을 기억해 주세요. 모든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해남배추 묵은지도 꼭 맛보셔야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해남의 크고 작은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2018년부터 해남을 이끌어 온 수장으로서 해남의 달라진 풍경을 자랑해 주세요.
해남 땅끝마을에서 땅끝탑까지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무장애 걷기길 ‘땅끝 꿈길랜드’가 열렸습니다. 조성된 지 30년이 지난 땅끝관광지는 시설이 노후하고 땅끝탑까지 가는 일부 구간이 가파른 경사로나 계단으로 되어 있어 교통 약자인 방문객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 개선 공사로 길이 350여 미터의 보행로를 정비했을 뿐 아니라 쉼터와 포토존,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는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땅끝스카이워크가 위치한 지점부터 땅끝탑에 이르는 길이 450미터의 산책로 덱은 바다를 끼고 있어 특히 아름답습니다. 지난해 두륜산 자락 장춘마을과 대흥사천을 따라 이어진 단풍나무 길과 야생 녹차밭을 복원해 ‘길 정원’을 조성한 것도 손꼽을 만한 일이지요. 이 외에 해남 전역을 정원 도시로 조성하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첨단 도시의 새 패러다임을 열 서남해안 생태 정원 도시에 조성할 계획입니다.